다시 오지 않을 2018년이 이제 한 움쿰 남았다. 흐르는 세월이 떨어지는 공처럼 가속도가 붙는지, 12월이 매년 조금씩 빨리오는 느낌이다. 12/31 뜨는 해와 1/1 태양이 다르지 않겠지만, 마라톤을 달리는 인생 기차가 12달에 한번씩 중간역에 들려, 후회와 미련은 내리게하고 새 소망과 꿈을 태우고 다시 1년을 달리게 됨이 감사하다. ‘2019년은 2018년 이 땅을 떠난 이가 간절히 원했던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겸허해지며 비장해진다.
2-3주에 한번 지면에서 만나는 한국일보 독자들과 지인들이 2018을 보내는 마음은 어떤지 궁금하다. ‘올해는 좋은 일이 많아서 행복하고 감사했다’라고 고백하는 독자들에게는 ‘축하해요. 수고 많았고 정말 애썼어요’라고 진심어린 격려를 보낸다. 반면, 모든 것을 집어삼킨 인생의 쓰나미를 만났거나, 폭풍과 지진이 현재 진행형인 분들, 또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 보내고 슬픔의 골짜기를 걷는 이들을 위해 이 칼럼을 쓴다.
살다보면 넘어지거나 실패하는 것을 피할 수 없지만, 다시 일어나는 힘을 심리학적 용어로 ‘회복탄력성 (resilience)’ 또는 ‘회복력’이라고 한다. <그릿Grit: IQ, 재능, 환경을 뛰어넘는 열정적 끈기의 힘>의 더크워스 교수는 회복탄력성을 “역경·시련·실패를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여겨서 더 높이 튀어 오르는 마음의 근력, 심각한 삶의 도전에 직면했을 때 다시 일어설 뿐만 아니라 더욱 풍부해지는 인간의 능력”이라고 말한다.
물체마다 탄성이 다르듯이 사람에 따라 탄성이 다르다. 역경으로 인해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가도 강한 회복탄력성으로 다시 튀어 오르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원래 있었던 위치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간다. 많은 위인들을 열거하지 않아도 아픔과 실패로 한때 넘어졌던 사람이, 그 힘든 시간을 잘 극복한 후 더욱 단단해지고 세상과 사람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성숙해진 사람들을 주위에서 종종 본다. 상담사인 나는 그 사람들을 다시 일어나게 하는 그 힘이 무얼까 늘 관심있고 궁금하다. 공이 잘 튀어오르기 위해서는 공 안에 충분한 공기가 필요하듯, 고난 중에 다시 일어서는 회복탄력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여러 연구와 방법들이 있지만 오늘은 분명하고 확실한 특효약 한가지를 연말 선물로 드린다.
그것은 뇌의 긍정성을 습관화 하는 것이다. 오랫동안 뇌에 생긴 부정적 회로를 약화시키고 긍정적인 뇌를 강화시키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이 들때 바로 알아차리고, 긍정적인 면을 찾는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긍정의 뇌를 만드는 묘약이 바로 ‘어떤 상황에서든 감사할 것을 찾는 것’이다.
우리는 사람이나 상황이 나의 행,불행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에게는 ‘행복의 자동 온도 조절장치’가 있어서 복권이 당첨된 사람이나 큰 실패나 엄청 큰 사고를 당한 사람이나, 일시적으로는 큰 행복과 엄청난 불행을 느끼지만 일정 기간 후에는 다시 예전의 행복지수로 돌아간다는걸 심리학자들이 연구를 통해 알아냈다. 나의 행복과 불행은 내게 일어난 사건이나 역경 자체가 아니라, 그 것에 내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해석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신기한 것은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믿어주고 그의 강점을 일깨워주고 지지와 격려를 보낼 때, 스스로 내면의 힘과 용기가 생겨 다시 일어서는 것을 많이 봐왔다. 바로 이 것이 자녀들과 가족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이 아닐까?
해가 구름을 가려도 여전히 해는 구름 뒤에서 빛나고 있다. 세상이 나를 믿어주지 않을 때에도 내가 내 안의 힘을 믿고 희망을 놓치않을 때, 때론 넘어지나 아주 쓰러지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을 깊이 체험하고 배운 한해였다. 그래서 내 안의 긍정의 에너지와 희망을 지금 넘어져있는 분들에게 글을 통해 흘려보낸다. 평소에 마음의 근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새해에는 평범한 일상에 숨어있는 감사의 보석들을 더 자주 채굴하는 우리가 되길 소망한다.
4monicale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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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카 이 심리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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