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중간선거 최대 이슈는 헬스케어였고, 상당수 민주후보들의 승리 테마가 된 오바마케어는 2010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아니었더라면, 통과되지 못했을 것이다. 펠로시와 그의 캠페인 조직이 주도한 치밀한 전략과 막대한 기금모금이 이번 하원 탈환 성공의 원동력이었다는 것 역시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뛰어난 입법능력과 캠페인 리더십을 확실하게 증명한 펠로시의 하원의장 복귀 시도가 장애에 부딪쳤다. 그것도 당내 반란이다.
차기 하원의장 민주당 후보지명 투표를 열흘도 채 안 남긴 19일 민주의원 16명이 펠로시 의장 선출 반대를 천명한 서한이 공개되었다. “우리는 변화의 메시지를 들고 승리했고…이제 그 약속을 지키려한다”는 이들의 선언은 장기집권 해온 70대 후반 고령의 지도부 교체를 압박하는 첫 공식 도전이다.
펠로시 진영은 “민주의원 94%가 서명을 거부했다”면서 승리 확신을 강조하지만 당선을 보장할 지지표 확보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16’이 결코 하찮은 숫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난 직후인 28일로 예정된 민주당의 비공개 투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수결로 후보가 결정되니 펠로시가 쉽게 승리를 거둘 것이다. 그러나 내년 1월3일 새 하원의 본회의 첫 전체 투표가 될 의장 선출은 이야기가 다르다. 반란파가 전체 투표까지 반대를 강행할 태세여서 표 계산이 복잡해진다.
펠로시가 의장에 선출되려면 전원이 참석할 경우, 하원 전체 의석의 과반수인 218표를 얻어야 한다. 14일 현재 차기의회의 민주의석은 232석 확정과 1석 우세(2석은 아직 당선자 미확정)로 233석인데, 공화당 전원이 전례대로 반대하고 여기에 16명 민주 반란파가 가세하면 과반수에서 1표가 부족하게 된다. 반란그룹이 펠로시에게 위협이 된다는 의미다.
이럴 경우, 과반수를 얻을 때까지 표결을 계속해야 한다. 실제로 1856년 나다니엘 뱅크스는 두 달 동안 133차례의 표결을 거친 후에야 하원의장으로 선출되었다. 그런 악몽이 재연될 리는 없고 반란파 내에서 반란이 생길 수도 있으니 결국 펠로시의 의장 복귀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첫 표결에서 선출에 실패한다면 민주당의 상처는 깊을 것이다. 담장을 넘긴 본회의 싸움이 가열되면서 의장의 파워는 약화되고 ‘내분 혼란에 빠진 민주당’의 부정적 이미지가 각인되면서 2020년을 기다리는 공화당에게 뜻밖의 ‘선물’이 될 수도 있다.
게다가 반란파의 결정적 문제는 대안의 부재다. 펠로시에 맞서 하원의장으로 선출 가능한, 민주당이 직면한 난관을 헤쳐 갈 능력을 갖춘 도전자가 없어서다. 반란 주도자들은 “능력 있는 젊은 세대도 적지 않다”고 강조 하는데 정작 아무도 앞으로 나서진 않고 있다.
그나마 가장 구체적으로 거론되었던 흑인 여성의원 마샤 퍼지는 20일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펠로시 지지를 선언했다. 펠로시의 막후 설득이 주효했다는 후문이다.
사실 지난 몇 주 펠로시는 반대를 잠재우고 지지표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흑인의원들과 흑인운동 컨퍼런스에 참석했고 히스패닉 의원들 모임에서 연설했으며 초선의원들 환영만찬을 주최하는 한편 30여개 진보단체들의 공개 지지를 받아냈다.
무조건의 지지는 아니다. ‘교착상태 개혁안’에 대해 ‘생산적’ 대화를 나눈 중도파 의원들은 공화당이 ‘극좌 리버럴’로 낙인찍은 펠로시에게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고, 흑인의원들은 투표권법 강화를, 히스패닉 의원들은 이민법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각기 ‘희망사항’의 긴 목록을 가진 다양한 의원그룹들의 차기 다수당 리더를 향한 로비가 이렇게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하원 탈환에 성공했지만 아직 ‘허약한’ 다수당인 민주당은 향후 2년 백악관의 변덕스런 대통령과 맞서며 공화당 상원의 능란한 미치 매코널 대표와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클레어몬트 매키나 대학 잭 피트니 교수는 “트럼프는 강력하게 압박해 올 것이며, 매코널은 엄청난 강적이다”라고 말한다. 경험부족 리더가 상대할 수 있는 싸움이 아니라는 뜻이다. 한편 의원들의 구성이 다양해지고 젊은 표밭 의존도가 점점 높아가는 민주당에 변화가 절실한 것도 사실이다.
위기의 시대에 대처할 검증된 경쟁력, 신선한 뉴 페이스의 뉴 아이디어 -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루는 해법 마련이 민주당 1인자가 될 차기 하원의장의 급선무가 된 것이다.
전투적 경험이 풍부하고, 입법에서든 선거에서든 표 계산에 천부적 기량을 발휘해온 펠로시는 아마 이번 싸움에서도 승리할 것이다.
“아무도 파워를 주지 않는다. 파워란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고 펠로시는 뉴욕타임스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5남매의 엄마인 46세 가정주부로 정치에 입문했던 펠로시의 30여년 정치생활은 남성들이 압도하는 정치조직에서 끊임없이 파워를 쟁취해온 전투의 연속이었다.
결국 그 정치조직의 정상에 오른 긴 여정의 끝에 선 78세 펠로시의 ‘마지막 전투’가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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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록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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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민주당 끼리 싸우는구만...
뉴스에는 이런글이오라와야지 쓰레기뉴스좀 그만
종신제도 아니고 언제까지 할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