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주 페어팩스 카운티에서 한국어를 정규수업으로 가르치는 학교는 현재 모두 다섯 곳에 이른다. 초등학교는 Two-Way Immersion (쌍방 심화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콜린 파웰 초등학교가 있다. 그 학교는 6년 전에 킨더가든부터 시작해서 올해 6학년까지 프로그램이 계속 연결되어 왔다. 6학년 학생들은 내년 봄방학 때 한국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비용이 만만치 않아 걱정이라고 한다. 학생들이 여러 방법을 통해 기금 모금을 하고 있으나 주위에 많은 관심과 도움을 부탁드린다.
페어팩스 카운티 공립학교에서 한국어 과목이 맨 처음 도입된 곳은 페어팩스 고등학교이다. 지금으로부터 벌써 약 20년 전의 일이다. 현재는 학교의 아카데미 프로그램의 일부가 되어 카운티 내의 다른 고등학교 학생들에게도 수강 기회가 열리게 되었지만, 맨 처음에는 그 학교 학생들만을 위한 단독 프로그램으로 도입되었다. 사실 맨 처음 한국어 수업을 도입할 당시에도 내가 교육위원으로 있었는데 시작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교육청 담당자들이 도입에 회의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전에 다른 두 학교에서 시도해 보았으나 수강생 부족으로 실패한 적이 있어서였다.
어쨌든 나는 당시 담당자들의 소극적인 태도가 불만스러웠다. 그래서 내가 한국어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직접 만나고 서명도 받아 교육감과 담판을 벌였다. 결과적으로 3년간 시험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3년이 이제 올해로 20년이 된 것이다. 페어팩스 고등학교의 한국어 교사도 작년까지는 단 한 명에 불과해 가르칠 수 있는 학생 수에 큰 제한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파트타임 교사를 추가로 채용해 좀 더 많은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 또한 교육청 최고 담당자를 상대로 설득이 필요했다. 20년 동안 교육위원으로 일하면서 터득한 것 중 하나가 항상 점잖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때로는 언성도 높이고 인상도 쓰고 떼도 써야 한다.
지난 몇 년 사이에는 센터빌 고등학교, 리버티 중학교 그리고 레이크 브래덕 중고등학교에서도 한국어를 수강할 수 있게 되었다. 센터빌 고등학교에는 한 명의 교사로 부족해 파트타임 교사 한 명이 추가로 배치되었다. 레이크 브래덕 중고등학교에는 수강생 수 부족으로 아직 담당 교사가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중인데 내년에는 좀 더 많은 학생들이 수강신청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지금까지의 한국어 과목 도입과 확대에 고국 정부의 도움이 큰 역할을 했다. 수강생 수가 부족해 재정적으로 교사 배치가 어려울 때 한국 정부로부터 그랜트를 받아 충당했다. 그 과정에 주미대사관 담당자들의 도움이 컸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그 때마다 나는 떼도 좀 썼는데 너그러이 받아 준 담당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런데 내년에는 한국어를 가르치는 고등학교 수를 좀 더 늘려 보려고 한다. 수강생 가운데 한인 학생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페어팩스 카운티 내에서 한인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곳이 센터빌, 챈틀리 등의 서부 지역이다. 센터빌 고등학교 외 다른 고등학교에도 한국어 과목이 도입되면 관심을 보일 학생들이 제법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수요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그래서 지난 주 금요일에 웨스트필드 고등학교와 챈틀리 고등학교, 그리고 그 두 고등학교에 학생들을 보내는 칼슨, 프랭클린, 락키 런, 스톤 중학교에 온라인으로 설문 조사서를 보냈다. 현재 8-11학년 학생들 가운데 한국어 과목 수강에 관심을 보이는 학생 수를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이 설문 조사에 가능하면 많은 학생들이 참여해주면 좋겠다. 조사에 대한 응답은 이달 28일로 마감한다.
현재 계획으로는 오는 봄에 학생들이 다음 학년도 과목 수강 신청을 시작할 때 웨스트필드 고등학교와 챈틀리 고등학교에 한국어 과목이 도입되는 것을 전제로 수강신청을 받기로 했다. 물론 실제로 과목이 개설되느냐는 수강 신청 학생 수에 달려 있을 것이다. 내 나름대로는 학생 수가 많지 않아도 과목 개설을 시도하기를 원하지만, 학생 수가 너무 적으면 내가 일방적으로 주장하기도 어렵다. 그래서 가능하면 많은 학생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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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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