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8명 연락두절 상태,사망자 늘 수도...오로빌댐 수력발전소에 옮겨붙을까 우려
▶ 남가주에서 화재 2건 더 발생해 긴장
고온건조한 샌타애나 강풍이 계속되면서 캘리포니아주 역대 최악의 동시다발 산불 피해가 악화되고 있다. 캠프 산불로 인한 사망자는 13일까지 총 42명에 실종자도 230여 명으로 늘어났다. 또 벤추라 카운티와 말리부의 울시 파이어는 13일 현재 최소 370채의 주택이 전소되거나 부분 피해를 입었고 여전히 5만7,000여채를 위협하고 있다. 또 12일에는 시미밸리 지역에서 2개의 산불이 추가로 발생해 한때 118번 프리웨이가 폐쇄되기도 했다. 12일 북가주 파라다이스의 한 부부가 폐허가 돼 버린 자신의 집터에서 망연자실해 하고 있다. [AP]
뷰트카운티에서 발생한 캠프파이어로 인한 사망자 수가 42명으로 늘었다.
가주 재난 역사상 단일 산불로는 역대 최대 인명 피해로 기록됐다.
12일 코리 호네아 뷰트카운티 경찰국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오늘 자로 13명의 시신이 추가 수습돼 전체 사망자가 42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호네아 국장은 이번 산불이 가주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산불이라고 설명했다.
캠프파이어는 1933년 LA 그리피스파크에서 일어난 그리피스 파이어로 29명이 사망한 이래 85년 만에 단일 산불 최다 인명 피해 기록을 넘어섰다. 그러나 전날까지 연락이 두절된 주민 수가 228명에 달해 사망자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8일 발화한 캠프파이어로 13일 오전 10시 현재 12만5천 에이커(약 500㎢) 이상의 산림과 시가지가 불에 탔고 가옥과 건물 7,700여 채가 전소했다. 특히 인구 2만7천여 명인 뷰트카운티 파라다이스 마을은 주택가와 상가 전체가 불타면서 폐허로 변했다.
이 지역에는 65세 이상 노년층 주민이 4분의 1에 달해 인명 피해가 컸다.
파라다이스 마을 주변에서는 애초 5구의 시신이 발견된 데 이어 매일 수색이 진행되면서 하루에 최대 10여 구의 시신이 추가로 나왔다. 현장에 DNA 감식팀을 포함해 수색팀이 사망자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북가주와 남가주에서 일어난 이번 동시다발 산불로 인한 전체 사망자는 44명으로 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저녁 캘리포니아주 산불 피해 지역을 주요 연방 재난지역으로 승인했다. 이는 전날 제리 브라운 주지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믿을 수 없는 고통을 덜어주고자 주요 재난선포 요청에 신속하게 대응하고자 했다"면서 "항상 여러분들과 함께 하고 있다. 모든 희생자와 유족에게 신의 가호를 있기를 빈다"라고 말했다.
마을 전체가 폐허로 변한 파라다이스 주변 산불이 밤새 남쪽 오로빌 호수 쪽으로 옮겨붙음에 따라 오로빌댐도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캠프파이어는 강풍을 타고 남쪽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어 산불 현장 남쪽에 위치한 오로빌댐 관계자는 24시간 경계태세를 펴고 있다. 주수자원국 직원들은 117,000에이커의 오로빌 호수를 화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11, 12일 이틀 동안 소방대원의 도움을 받아 불이 붙을 가능성이 있는 덤불을 제거하고 물을 뿌렸다.
오로빌댐 보수공사를 마친 건설사 직원들은 모두 철수했지만 오로빌 호수 북쪽은 이미 약간의 화재 영향을 받고 있다. 만일 산불이 오로빌 호수까지 번진다면 770피트의 오로빌댐을 포함한 저수지의 기반시설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된다.
주수자원국 관계자는 산불 현장과는 아직 10마일 거리이지만 강풍이 계속해 분다면 오로빌댐의 수력발전시설에도 불이 옮겨 붙을 가능성이 있다며, 직원들을 다수 동원해 산불 현황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로빌댐은 1년 반 전 홍수로 배수로가 파손돼 20,000명에 이르는 주민들이 긴급대피하는 소동을 일으켰고 그 후 11억달러의 공사비를 들여 지난달 말에 보수공사를 끝낸 상태이다. 멜론 대변인은 현재 오로빌댐은 캠프파이어 때문에 가동이 중지된 상태이지만 댐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오로빌 호수 북쪽 주민들에는 대피령이 내렸지만 호수 남쪽에는 대피명령이 내려지지 않았다.
캠프파이어는 현재 진화율이 30% 정도에 머물러 있다. 전날 최고 시속 60마일의 돌풍을 동반한 샌타애나 강풍이 불면서 진화 작업을 더디게 했으나 12일 오후 들어 바람의 세기는 시속 40마일 미만으로 줄었다.
가주소방국은 가주 전역에서 3곳에 발화한 이번 산불을 완전히 진압하는 데 3주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남가주 LA 북서쪽 부촌 말리부 주변의 울시파이어는 약 9만6,300 에이커의 산림과 시가지를 태웠다. 이 불로 전소한 주택은 약 435채로 집계됐다. 울시파이어의 위협을 받는 주택은 여전히 5만7천 채에 달한다. 이 불은 전날까지는 진화율이 5%였으나 12일 오후 20%로 올라갔고 13일 현재 35%를 보이고 있다.
벤투라 카운티의 힐파이어는 진화율이 80%까지 올라가 진정 국면이다. 이에 남가주에서는 일부 지역에 대피령이 해제되면서 수만 명의 주민이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이날 아침 LA 카운티 시미밸리와 챗워스 사이 118번 하이웨이 주변에서 2개의 또 다른 산불이 발화해 소방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 불은 피크파이어로 명명됐으며 아직은 피해 상황이 크지 않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한편 이번 동시다발 산불의 원인으로 전력회사의 파손된 설비가 지목되면서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북가주 산불 피해 지역 주민인 베시 앤 코울리는 산불이 일어나기 하루 전인 지난 7일 이 지역에서 전기를 공급하는 PG&E로부터 "전력선이 스파크를 일으키고 있어 직원이 방문할 필요가 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끊어진 전력선에서 튄 스파크가 산불의 발화 원인이 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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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연 기자, 김경섭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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