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아내는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펩코(PEPCO) 전기회사인데 우리 집 전기요금이 지불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조처를 하지 않으면 그날 오후부터 전기를 끊는다는 통고였다. 항상 제 때에 지불해오던 아내였기에 의심스러우면서도 확인해 보기 위해 우리집 서류를 찾아보고 전화하겠다면서 그쪽 번호를 받았다. 서류확인 이후 전화를 걸었더니 펩코라 대답하면서 빨리 미납금을 신용카드 아니면 선불카드로 지불하라는 독촉과 위협이었다. 나중에 전기 납부고지서에 나와 있는 번호로 조회해 보니까 최근 사기꾼들이 소비자들에게 돈을 갈취하는 새 방법 이란다.
얼마 전에는 나도 당할 뻔했다. “할아버지 제가 뉴욕에서 전화합니다”라는 첫 외손자의 목소리는 청력이 한창 약화된 내 귀에는 그의 소리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뉴욕 친구 결혼식에 올라왔다가 음주로 인한 교통사고를 일으켰는데 다치지는 않았으니까 안심하라면서 조금 있으면 변호사가 보석금 문제로 전화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깜짝 놀라 “네 어머니와 상의해보겠다”고 했더니 그러지 말고 변호사의 전화를 기다려 보라는 데야 의심이 안 생길 수 없었다. “너는 가짜야”라면서 전화를 끊고 딸에게 연락했더니 사실 신종 전화시기에 걸려들 뻔한 경우였다. 소위 ‘변호사’라는 자에게서 전화가 오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그 비슷한 경우를 어느 지인에게서도 들었다. 자기 조카가 워싱턴 DC경찰에 구금이 됐는데 보석금을 지불해야 풀려난다는 경찰관의 전화를 받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전화기에 상대방 신원이 뜨게 돼 있는 장치가 있는 바 DC 경찰이라고 나와 있으니 어쩌면 좋겠는가라는 상담이었다. 보석금 책정이라는 게 법원 절차지 경찰 소관이 아니라고 일단 안심시키고 경찰에 조회를 했더니 역시 사기를 당할 뻔 했었던 케이스 였다. 사기꾼들의 기술이 얼마나 발전됐는지 정말 경찰서 아니면 IRS에서 온 것처럼 상대방 전화(Caller ID)에 표기되도록 할 수 있다니까 여간 조심하지 않으면 ‘눈뜨고도 코베임’을 당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참고로 1915년에 창설된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웹사이트를 보면 비즈니스의 독과점을 규제하고 경쟁을 도모하는 동시에 소비자를 보호하는 연방기관답게 우리가 사기를 당하지 않도록 소비자 교육을 시킨다.
IRS, CIS 그리고 주, 시경찰 등 정부기관 이라면서 미납금, 보석금, 벌금 등을 당장 지불해야 한다고 신용카드번호를 달라는 전화를 받는다면 백발백중 사기로 보면 된다. 소비자에 대한 위와 같은 사기 사건들을 FTC에 보고하고 주 검찰청에도 신고하면 소비자들의 계몽에 도움이 된다. 사실 이번 주에는 11월 6일의 미국 중간선거에 대한 것을 쓸까도 생각했었지만 우리 주변의 일들이 하도 참담해서 전혀 다른 것을 다루어 보았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다.
특히 피츠버그의 유대인 교회당에서의 대량학살은 우리를 우울하고 침통하게 만든다. ‘유대인들은 다 죽여야 한다’라는 사상을 가진 흉악범은 반자동소총 AR-15과 권총 3정을 합법적으로 구입할 수 있었기에 97세의 노인과 80대의 노부부 등 11명을 살해할 수 있었다. 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 하나가 교회들도 무장한 경비원들을 사용해야 된다는 것이니 할 말을 잃게 된다.
미국의 가장 강력한 로비단체인 전국소총연합회(NRA)는 AR-15등 군대용 무기의 규제조차 반대하기 때문에 공격용 무기에 대한 연방 금지가 1994년에 입법되었다가 2004년에 자취를 감추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 이후 2012년 커네티컷 뉴타운초등학교(26명 살해), 그리고 콜로라도주 영화관에서의 12명 사망과 58명 부상, 2017년 라스베가스의 야외 공연장에서의 58명 사망과 수백명의 부상, 그리고 금년 2월 플로리다의 고등학교에서의 17명 사망과 17명 부상이라는 미국의 부끄러운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
중간선거 결과로 사태가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이제는 많이 흐려져서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당이 된다 하더라도 공화당이 상원 원내 다수당 유지가 전망된다. 그에 더해 미국인 개인들의 총기 소유권 보호를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보수계 대법원 분포가 캐버노 신임 판사 임명으로 고착된 상태에서 의미 있고 실효 있는 총기규제는 연목구어 일것이라서 미국의 장래가 걱정된다. 그리고 트럼프의 반이민, 반소수민족적 사고방식이나, CNN과 뉴욕타임스지 등의 자신에 대한 불리한 기사나 논조를 ‘미국민의 원수’로 규정하는 비민주적, 천상천하 유아독존적 언변이 그의 골수 지지층에게 열광적으로 환영받는 현실은 미국의 앞날에 암영을 던지는 듯하다.
멀러 특별검사의 수사결론이 변수가 될 수 있을까?
필자 전화번호 (301)622-6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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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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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3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한국이나 다른나라에도 이런 사기꾼 있어요. 미국만 있는게 아닙니다.
사기꾼 애기하다가 무슨 정치판 애기!?...기사분, 포인트가 뭡니까? 전화 사기꾼?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 좀 혼돈기사 쓰지 맙시다...
신종 사기수법들이 트럼프하고 무슨 상관이죠? 그냥 처음부터 트럼프가 싫다고 하든가... 변호사 맞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