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의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10월 2일 무참하게 살해된 언론인 자말 ‘Khashoggi’의 발음이 카쇼기인지 또는 카슈끄지 인지 알쏭달쏭하다. 하나 분명한 것은 사우디 정부의 관련성이다. 처음 며칠 동안에는 그가 제발로 걸어 나갔다고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하다가 터키 정부에서 살해 당시에 관한 녹음녹화가 있다고 주장하니까 그가 죽은 것은 맞다라고 사우디 정부가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그가 사우디 관리들과의 대화 도중에 싸움이 벌어진 결과로 그리되었다는 뻔뻔스런 거짓말을 한 것도 잠깐 하루사이에 외무장관이 ‘살해’라는 말을 사용했고 살람 왕과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MBS)이 카쇼기의 가족에게 위로했다는 발표까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사우디 정부는 꼬리 자르기에 바쁘다. MBS 휘하의 측근들이 그를 만나 귀국하라고 설득시키려는 것은 맞지만 그를 죽인 것은 윗선의 뜻과는 전혀 다른 부하들의 충동적인 만행이었다고 둘러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연방의원들이 당적과 관계 없이 철저한 진실규명에 이어 MBS의 책임추궁마저 흘리고 있기 때문에 그 귀추가 주목된다. 카쇼기가 마지막으로 글을 썼던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들 중에도 MBS의 퇴장을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현 사우디의 왕조는 1932년 압둘 빈 사우드 왕이 세운 다음 MBS까지 3대를 이어왔다. 사우드 왕과 그의 22명 부인들은 왕자들을 45명 생산했던바 이 왕자에서 저 왕자로 왕관이 넘겨져 온 것이 제 2세대다. MBS의 아버지 살만 왕은 83세로 제 2세대의 마지막 왕일 것이다. 그는 자기 조카 한 사람을 왕세자로 임명했었던 바 MBS가 그를 몰아내고 왕세자가 된 것이다.
사우디와 미국의 우방 관계는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 시절 사우드 왕을 승인한 때부터 시작되었지만 굴곡이 적지 않았다. 특히 2001년 9.11 사변 때의 테러리스트들 19명 중 15명이 사우디 시민들이었다는 사실은 그 점을 잘 예시한다. 오사마 빈 라덴이 미국 문명을 이슬람의 최고의 적으로 규정하고 알카에다 추종자들에게 지시한 성전(?) 개시였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분규, 이란의 교직자들에 의한 독재 및 알카에다와 IS 같은 테러집단과의 전쟁에 있어서 사우디를 동맹국으로 의존해 왔었다. 미국이 9.11 사변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와의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온 데에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몇 억불로 추산되는 로비활동을 해왔던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있다.
외국영향력 투명성 분석가에 의하면 사우디 로비는 오바마 행정부에도 효과를 발휘해서 당시 사우디가 반대하는 이란과의 조약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1,150억불 상당의 미국무기를 사우디 정부에 팔기로 한 결정도 들어있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사우디에 대한 제재를 언급하면서도 무기 수출을 제외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오바마 행정부의 그 정책을 답습한다는 이야기다.
2016년 대선성공 후 트럼프의 취임 이전에 그의 사위 제리 쿠슈너와 MBS가 친해졌고 트럼프 타워에서 MBS가 트럼프를 만나게 되었다. 일부보도에 의하면 사우디 고위층이나 부유층들이 트럼프 소유의 초호화 시설들을 구입했거나 구입한다는 약속 탓에 트럼프가 MBS를 ‘우리사람’이라고 보게 만들었다는 의혹마저 있어 로버트 멀러 특별 검사팀이 조사 중이란다.
‘권력은 부패하고 절대 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라는 영국 정치인 액튼 경의 말대로 MBS의 권력행사는 악취를 풍기기 시작한 것 같다. 여자들에게 운전을 허락하는 개혁을 한다더니 여성권리운동자들을 마구 잡아 재판도 없이 구금시킨다. MBS에게 경쟁이 될 만한 다른 왕자들도 구금 시키거나 위협하여 재산을 갈취하고 자신의 독주에 대한 반대나 비판을 완전 봉쇄한다. 그러나 카쇼기에 대한 만행이 MBS의 마지막을 재촉할지도 모르는 기미가 보이기 시작한다.
플로리다주 출신 공화당 하원의원이다가 10년 전인지 MSNBC의 모닝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얼마 전부터는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조 스카보로는 트럼프가 사우디 왕가에 압력을 가해 MBS를 밀어내고 다른 왕자를 새 왕세자로 대치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MBS의 ‘짧은 통치기간은 끝났다. 트럼프와 사우디 왕가가 그 현실을 빨리 직면할수록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동조자들이 그들의 부도덕한 결혼의 편리로 빨리 돌아올 것이다’라고 스카보로는 최신의 칼럼을 끝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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