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 shalt love thyself.
너 자신을 사랑할지니라.
다우 쉘트 러브 다이셀프! You should love yourself. 요즘 잘 나가는 방탄소년단 노래 제목? "You can't stop me loving myself!" 그렇게 노래하는 방탄소년단의 현란한 가무에 고무된 누가 엉겁결에 하신 말씀? 아닙니다.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준엄한 가르침에 버금가는 어투로 "너 자신을 사랑하라!"는 11계명(誡命)을 선사한 분은 다름아닌 Mr. William K. Coors.
2018년 10월 20/21일 주말판 월스트릿저널 A8면, 부고(訃告)[Obituaries] 기사를 하나 읽습니다. 왠지 헤드라인에 이끌려 촘촘히 읽어 보게 되었죠. "양조 명문가의 자손, 내면의 평화로 가는 길을 탐구하다." Brewing Scion Explored Paths to Inner Peace. 제법 매력적인 헤드라인? 그 위에 조그마한 활자로 "William K. Coors, 1916 - 2018"이라고 읽히는데, 순간, 허걱! 실컷 맥주 만들어 팔던 양조장 주인께서 100세를 넘게 살았다고? 뭔가 '내면의 평화'를 위한 수도생활도 했던가?
쿠어스[Coors] 맥주 회사 사장님의 일대기를 아주 짧게 간추린 부고 기사. 오비~츄어리스[Obituaries] 읽는게 사람들이 '취미'라 하는 것들 중 하나라는 사실을 안 건 아주 오래 전. 뉴욕타임즈 같은 쟁쟁한 일간지의 "부고(訃告) 섹션"[Obituaries]이 어느 다른 섹션보다도 경쟁력 있게 많이 읽힌다는 사실에 재차 공감하게 된 건, 바로 오늘 쿠어즈 사장님의 부고란을 꼼꼼히 읽어 본 후 느낀 소회(所懷)이기도 하죠.
Thou shalt love thyself.
너 자신을 사랑할지니라.
평생 우울증에 시달렸다는군요. 102세를 넘게 살며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는 것. 창업주 조부는 프러시아 태생 미국 이민 1세로서, 1873년 창업 후 세월이 지난 1929년 어느 호텔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자살했다네요. 부친은 매우 엄격한 훈육가였는데 사실 모든 게 '명령대로' 움직이는 분위기였답니다. 게다가, 자신의 첫 아들은 채 20개월도 못살고 무슨 뼈를 잘못 먹다가 질식사했고, 다른 아들은 동성애자로 커밍아웃 등등 끔찍한 가족 잔혹사(殘酷史)가 이어집니다.
"I began to fall, became nonfunctional, wasn't sleeping, had no appetite." 난 추락하기 시작했고, 삶은 피폐했으며, 잠도 잘 수 없었고 식욕도 사라졌다. 그렇게 바닥을 치는 가운데, 늘 술에 취해 살았다네요. [하긴 양조회사 총수라니!] 가족들과 주위의 충고에 이끌려 결국 'Mayo Clinic'에 가서 진찰도 받아 보지만 몸엔 별 이상 없다는 것. 마음 병을 몸 고치는 의술로 고칠 수 있으랴. 그래서 마침내 의지하게 되는 건 바로 명상[meditation]과 대체의학[alternative medicine].
그렇게 마음으로 마음을 치유해가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레 익히고 실천하게 된 자비행(慈悲行)들이 쌓이게 되면서, 1981년 어느 고등학교 졸업 연설에서 이윽고 그 말씀을 전하게 되는 것. He offered them an "11th commandment: Thou shalt love thyself."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알아야, 하느님도 이웃도 모두 사랑할 줄 알게 되느니라. 스스로를 부정하고 주님 십자가를 따른다고 해서, 스스로를 미워해서야 어찌 '나 아닌 것들'을 사랑할 수 있으랴.
Thou shalt love thyself.
너 자신을 사랑할지니라.
쉽지 않은 일입니다. 혹여 (或如),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도 없지 않은 말씀입니다. 하지만, God is Love!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그러니,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 중에 '나 사랑' 또한 잘 챙겨야 돈독한 '사랑 살림'이 꾸려지리라. 방탄소년단이 전 지구촌 젊은이들에게 노래하는 "Love Myself!"라는 메시지가 다만 이기적 발상만은 아니라는 확증을 제시하는 쿠어즈 사장님의 유언. Thou shalt love thyself! 십계명 뒤에 따라붙는 '제 11계명(誡命)'으로 별로 손색 없게 들립니다.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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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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