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큰 문제에 대한 간략한 대답』(Brief Answers to the Big Questions)’이라는 제목의 스티븐 호킹 박사 유고집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유고집이 세간의 지대한 주목을 받는 것은 신은 없다는 주장이나 외계생명체 존재의 가능성 혹은 멀지 않은 장래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등 파격적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자신의 유고집에서 “신은 없다”고 말한다. 신의 존재 유무 여부는 종교인은 물론이고 비종교인에게도 지대한 관심사일 것이다. 특별히 유대교, 이슬람교, 조로아스터교, 힌두교 일부 그리고 기독교(정교회, 천주교, 성공회, 개신교 포함)같은 유신론(有神論)에 바탕을 둔 종교인의 입장에서 볼 때 이 주장은 자신들이 믿어 온 종교의 기반과 신앙의 본질을 뒤 흔들 수 있는 충격적인 주장일 수 있다. 유고집의 내용이 알려지자 일부 기독교인들은 그를 창조주 하느님을 부인하는 어리석은 자로 평하기도 하고, 무신론에 바탕을 둔 종교인들이나 무신론자들은 자신들의 입장과 일치라는 과학적 주장이라며 환영한다.
신의 존재가 한 과학자의 주장에 따라 존재하거나 사라질 리는 만무하지만, 기독교(성공회) 사목자의 입장에서 그의 주장을 살펴보고자 한다. 호킹 박사는 지난 3월 76세로 일생을 마치고 영국의 성공회 성당인 웨스트민스터 사원 안에 특별히 17세기의 과학혁명의 주인공인 물리학자 뉴턴과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 사이에 묻혀있다.
신은 없다는 그의 주장이 이번 유고집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1988년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책 『시간의 역사』에서 그는 우주 창조에 관여한 신적 존재를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2010년 공저로 발간한 『위대한 설계』(The Grand Design)에서 그는 우주의 시작을 중력의 법칙으로 설명하면서 무신론(無神論)을 주장한다. 우주의 시작에 “창조주는 필요 없으며 우주는 무(無)로부터 스스로를 창조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우주는 우리가 몸담고 있는 이 우주 말고도 다른 우주가 있을 수 있다는 이른바 ‘다중(多重)우주론’과 여러 우주마다 지배하는 물리법칙이 다르며 시간 또한 다를 수 있다는‘다중법칙’을 주장한다. 그는 누구보다도 깊고 멀리 우주를 들여다 본 우주적 현인임에 틀림없다.
신은 우주를 창조하지 않았으며, 신은 우주를 주관하지 않으며 결국 신은 없다는 그의 주장을 어떻게 보아야 할 것인가? 이러한 견해는 자신이 이해하고 관찰한 우주와 신적 존재에 대한 그의 성찰에서 나온 고백으로 보아야 할지 싶다. 호킹은 자연의 법칙과 우주의 신비를 하나의 법칙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그는 우주와 자연현상을 물리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기에 신의 개입이나 존재는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신은 없다는 그의 주장을 이해하려면 호킹의 신관(神觀) 즉 그가 신을 어떤 존재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아마도 그는 자연 현상을 구체적으로 주재하는 존재로 신적 존재를 이해한 듯하다. 또한 유고집에 있는‘장애를 가진 사람을 신의 저주’라는 표현을 보면 그는 저주로 장애를 주는 그런 존재로도 신을 이해 한 듯하다. 그러나 그런 신은 어디에도 없다.
기독교가 고백하는 신 이해는 호킹과 다르다. 기독교의 하느님은 자연이나 우주의 현상을 넘어서는 존재이다. 기독교의 하느님은 우주 창조 이전을 넘어, 혹은 영원히 생멸(生滅)하는 인연이 있다 할지라도 연기(緣起)의 근원이 되며, 비록 우주가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보다 더 많이 존재하는 다중 우주일지라도 존재와 비존재를 넘어 모든 것의 근원이 되며 사랑과 진리의 근원이 되는 존재이다.
과학의 발전에 따라 우주 이해와 우주에 대한 인간의 고백은 더 풍성해질 것이다. 인류가 생존하는 한 우주의 근원인 신적 존재에 대한 고백도 날로 깊어질 것이다. 누구도 영원하며 무궁한 존재인 신에 대하여 그리고 신의 겨우 한 자락 내어줌에 불과한 우주에 대하여 충분하고 완전한 고백을 할 수 없을 것이다.‘신은 없다’는 호킹의 고백은 우리로 하여금 신비로운 우주 주심에 깊이 감사하게 하며, 더욱‘ 신에게 솔직히’사는 삶을 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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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석 성공회 워싱턴한인교회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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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5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신은없다 있다면악마가있고 얼마나나쁜사람이 잘살고있고 좋은사람들이 힘들어하나
합니다 ? 아마내말이툴리기를바랍니다 그러나아니라고할수도없는문제이지요 외 전세게의99.9% 의사람의마음이똑같으나까
안간의신은 돈이다 흔한이야기 개도안물어간다 하지만 우리인간들은 돈때문에 죽고삼니다 돈때문에인간로서할수없는것까지하기위해서노력합니다 우리는돈을 신보다도좋아하고다같기위해할짖못할짖다합ㄴ
신은 마음속에있고 보이지도 존제하지도않는다 있고없고보다 중요한건 자기마음속이다
웃기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