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렛 캐버노는 두 번에 걸친 대법원 판사 선서식을 거쳐 판사 9명 중 하나로 착석한 게 이번 주초다. 그러나 그에 대한 고교시절의 성폭행 미수의혹을 민주당 좌파의 폭도적 음모로 보는 트럼프와 실격이 될 수 있는 그 의혹에 대한 철저한 배경조사도 없이 밀어붙였다는 민주당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 문제에 대해 식상한 상태다. 컬럼니스트들도 예외가 아닌지 워싱턴 포스트의 한 칼럼니스트는 ‘브렛을 잊어버리고 야구 이야기나 하자’라는 칼럼을 썼다.
지금 아메리칸 리그와 내셔널 리그의 승리팀을 정하게 되는 게임들이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메리칸 리그의 동부 디비전 시리즈에서 대결하고 있는 보스톤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즈의 8일 밤 게임은 나 같은 스포츠 문외한에게도 흥미진진했다.
다섯 번 대결에서의 세 번째 경기였는데 각각 보스톤 구장에서 한 번씩 이기고 양키즈 구장으로 옮겼기에 중계 아나운서들은 거의 다 뉴욕 관중들의 충천하는 응원으로 뉴욕이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보스톤 팀은 16대 1로 양키즈를 제압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양키즈 역사상 최대의 참패란다.
양키즈가 금년도 정규시즌에 100승을 거두었고 홈런을 가장 많이 생산한 팀이었기에 그 충격은 대단할 수 밖에 없었다. 관중들이 조용해진 것은 물론 게임이 끝나기 전에 자리를 뜬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보스톤의 브록 홀트는 싱글, 더블, 트리플과 홈런을 쳐서 메이저리그의 포스트 시즌 역사상 신기록을 세웠다.
포스트 컬럼니스트의 지적대로 뉴욕 양키즈와 보스톤 레드삭스의 대결은 역사상 양키즈의 최대 스타였던 조지·허만·루스와 관계가 있다. 베이브 루스란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그는 워낙은 실력이 출중한 투수였던 바 1918년에 레드삭스의 감독이 루스의 홈런 재주를 발견하여 볼을 치게 했기에 그가 더 빛을 발휘했단다. 자금이 부족한 레드삭스가 1919년 루스를 뉴욕팀으로 트레이드한 까닭에 2004년까지 보스톤이 월드 챔피온이 못된 것을 ‘베이브의 저주’라고 한단다.
100년 전 라디오와 영화의 등장으로 베이브·루스는 대통령보다도 더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그 이후 스포츠 스타들의 기량이 대중들을 흥분시켜 과거에는 왕이나 대통령 등 최고 정치 지도자들이 누렸던 영예를 그들이 누리게 되었다는 점도 포스트의 칼럼니스트가 지적한다.
월요일 밤에는 레드삭스가 양키즈의 체면에 먹칠을 한 게임만이 있었던 게 아니다. ESPN에서는 워싱턴의 레드스킨스와 뉴 올리언스 세인츠 팀의 대결도 방영해서 리모콘 신세를 톡톡히 지게 되었다. 워싱턴 부근에 사는 절대 다수가 레드스킨스 하면 깜빡 죽는 시늉이라도 할 정도로 열광하지만 나 자신은 워낙 스포츠를 즐기기는커녕 TV 시청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편이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구단주인 댄·스나이더가 메릴랜드 대학생 시절 유명 자본가의 도움으로 큰돈을 모아 억만장자가 된 후 교만하기 짝이 없이 동창생들에게도 자기를 아는 척하지 말라는 등의 오만불손한 행동을 한다는 것을 읽었던 탓인 것 같다, 좌우간 레드 스킨스는 43대 19로 대패한다. 세인트의 쿼터백인 드류 비리스는 이날 프로선수생활 17년 동안 풋볼을 통산 7만2,103 야드를 던져 페이든 매닝이 가지고 있었던 7만1,940야드 기록을 갱신하여 7만3,000여 관중들을 열광시켰고, 사이드라인에서 자기 부인과 네 자녀들의 포옹을 받았다.
스포츠를 관람하는 동안에는 국민들이나 시민들이 단결하니까 정치마당의 분규와 분열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램이 있을 만 하다. 그러나 다음달 6일이면 있을 중간선거에서 서로 이기려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총력전을 벌이고 있기에 잠시 잊기도 쉽지 않다. 트럼프는 백악관의 캐버노 선서식에서 청문회를 통해 캐버노는 “아무런 혐의가 없다는 것이 증명되었다”라고 주장하면서 미국민을 대신해 사과한다고 했다.
민주당 쪽만 아니라 미국의 많은 법과 대학교수들과 심지어는 일생동안 공화당원이었던 존 폴 스티븐스 전 대법원 판사는 청문회에서의 캐버노 언행이 판사답지 못해 대법원 판사 자격이 없다고 혹평했다. 민주당이 의회다수당이 되는 경우 캐버노 판사의 탄핵이 거론되는 이유다. 전대미문의 트럼프 대통령시기가 미국의 장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지 대법원의 5대4 보수 대 진보구도가 미국을 어찌 변모시킬지 예측불허의 터널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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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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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탄핵 ~~ 하여튼 무슬림들이 너무 많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