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쿠아 플로트핏, 물 위 매트에 서있기도 힘들어, 지상 필라테스보다 열량 소모 커
▶ 크라이오 테라피, 극저온 기계 속에서 몸을 노출, 체온이 정상화되며 칼로리 소모
아쿠아 플로트핏은 2015년 영국에서 개발된 수중 매트 운동이다. 국내에는 요가를 접목한 수업이 많다. <아쿠아디오 제공>
짧고 굵게 운동한다는 EMS 트레이닝. 운동 시간이 짧아 직장인들이 선호한다. <제이컨디셔닝 제공>
풍성한 한가위가 지나고 남은 건 ‘살’이다. 기름에 튀기고 볶은 명절 음식으로 찌운 몸을 보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다이어트 욕구가 치솟을 때이지만 바쁜 직장인에겐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퇴근 후 집에 오면 늘어지기 일쑤. 소중한 저녁 시간을 뺏기기 싫고 다이어트에 힘을 들이기도 싫다. 땀나는 운동을 꺼리는 이들도 적잖다. 시간은 조금 들이고, 게다가 땀까지 덜 나는 다이어트 생각이 절로 날 만. 게으른 현대인을 위한 다이어트는 있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 효과를 강조하며 끈기 부족한 다이어터들이 혹한 이색 다이어트를 소개한다.
땀이 싫다면… 시원하게 즐기는 다이어트
땀나는 운동을 싫어하는 이들에겐 물에서 하는 운동이 제격이다. 수상 필라테스인 아쿠아 플로트핏가 대표적이다. 수면 위에 특수 매트를 띄우고 그 위에서 필라테스를 한다. 처음엔 흔들리는 매트 위에 서 있기조차 힘들어 물속에 빠지는 이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필라테스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접목해 각광 받고 있는 다이어트 운동. 전신 근력과 몸 중심을 강화하고, 유연성과 균형감을 길러준다. 이런 필라테스의 효과를 아쿠아 플로트핏으로 더 쉽게 얻을 수 있다. 불안정한 물 위에서 자세를 취하니 지상보다 칼로리 소모가 더 크다.
아쿠아 플로트핏은 2015년 영국에서 개발돼 해외에서는 활성화돼 있다. 수중 운동 센터 아쿠아디오의 이영은 대표는 “물의 파동 때문에 매트 위에서 중심을 잡는 것만으로도 속근육이 단련된다”며 “수영보다 칼로리 소비가 크고 재미도 있어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영국에서 지도자 과정을 밟고 국내에 들어와 처음 아쿠아 플로트핏 강좌를 개설했다.
물보다 더 차갑게 다이어트를 하는 방법도 있다. 몸을 극저온에 노출시키는 냉동 요법, 이른바 크라이오 테라피는 2030세대가 관심을 두는 새 다이어트법이다. 배우 설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자신의 계정에 크라이오 테라피를 받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대중에 더욱 알려졌다. 얼마나 안전한 요법인지는 아직 확인되진 않았지만 다이어트 시장에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기계를 수입하는 이온인터내셔널에 따르면 관련 전문 숍은 올해 50개를 넘어설 전망이고, 내년 200여 곳이 새로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질소통이 달린 기계 안에 들어가 최대 영하 180도까지 온도를 떨어트린다. “떨어진 체온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열이 생성돼 높은 칼로리가 소모된다”는 게 이온인터내셔널 측의 설명이다. 이온인터내셔널의 관계자는 “극저온 상태를 경험한 몸이 회복과정을 거치며 체내 지방을 연소하는 갈색지방이 활성화된다”고 주장했다.
다이어트 누워서도 한다?
20분 운동을 해 6시간 운동효과를 볼 수 있을까. EMS 트레이닝은 짧은 시간에 큰 운동효과를 내는 운동법으로 이미 입소문이 났다. 1960년대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우주비행사의 근력 손실을 막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나 지금은 다이어트 운동법으로 더 유명하다. 몸에 저주파를 흘려 보내면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게 되는 특성을 활용했다. 저주파가 근섬유 조직을 직접 자극해 같은 동작을 하더라도 평상시보다 몇 배의 운동 효과를 만들어낸다고 한다.
전기 패치가 달린 전용 옷을 입고 강사의 수업에 따라 다양한 운동 동작을 소화한다. 저주파 자극을 오롯이 받기 위해 누워서 운동을 하기도 한다. 누워서 다리를 올렸다 내리기만 해도 전기 자극 때문에 근육이 수축하면서 힘이 든다. EMS 트레이닝을 과정을 개설한 운동센터 루라더바디랩의 윤시원 대표는 “짧은 시간 효과가 높아 운동할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들이 EMS 트레이닝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잘못하면 ‘약 아닌 독’
몸에 강렬한 자극을 주는 방법은 안정성과 부작용 등에서 학계의 우려를 사기도 한다. 크라이오 테라피의 효과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전문가의 의견도 적지 않다. 기온이 떨어지면 에너지가 더 소비되는 것은 사실이나,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운동 후 근육통을 빠르게 회복해서 원래의 몸 상태로 돌아가는데 도움을 받을 순 있지만, 체성분에 유의미한 변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갑작스러운 체온 저하로 인체 대사가 떨어지면 심장마비의 위험도 높아진다. 크라이오 테라피 업체들은 어린이나 70세 이상의 노인, 고혈압과 저혈압, 심장 질환, 뇌혈관 질환 환자 등의 사용을 금하고 있다.
전기 자극을 주는 EMS의 경우 국내 대학 연구팀이 실험을 통해 근력 증가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으나 관련 연구가 아직 많지 않아 효과를 맹신할 수는 없다. 여느 운동 기구보다 강한 자극을 주는 고강도 운동이라서 심장 질환, 고혈압 환자들은 유의해야 한다. 다이어트 코칭 스타트업 다노의 이지수 대표는 “특정 근육에 지속적인 전기 자극을 주는 것은 근육 활성화에 어느 정도 효과는 있지만 (제대로 된 다이어트를 위해선) 운동과 식단관리 등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선미 고대구로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칼로리를 줄이면서 근육의 손실을 막기 위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기본부터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습관 바꾸기는 정서적 변화부터
땀을 내기도, 시간과 노력을 들이기도 힘들다면 습관이라도 바꿔야 한다. 항상 배에 힘을 주고 있기,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서있기, 바른 자세로 앉기, 물 자주 마시기 등 소소한 행동만 바꿔도 에너지 소모가 빨라진다. 일상에서 칼로리를 소비하고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방법은 일명 니트 다이어트로 매년 인기를 끈다. 미국 메이요 클리닉의 제임스 레바인 박사는 생활 습관의 변화만으로 몸 속 열량 소비를 20%까지 늘릴 수 있다 주장했다.
습관 바꾸기는 단순해 보여도 나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지수 대표는 습관을 바꾸기 전 “정서적인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먼저 자신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평소 반복하는 무의식적 행동이 나쁜 습관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게 출발점이다. 몇 가지 습관을 나쁜 습관으로 규정했다면 이에 관한 대체 행동을 찾는다. 이후 행동을 단계별로 고쳐나간다. 새로운 행동이 의식적인 노력에서 습관으로 자리 잡도록 조금씩 반복한다.
전문가들은 운동을 할 때도 꼭 땀을 쏟아낼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운동 초반부터 고강도로 운동하면 근육에 무리가 가거나 쉽게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벨라민대학 폴 로프린지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일정 시간 동안 운동을 한 번에 한 사람과 이를 10분씩 쪼개 여러 번 한 사람은 운동효과가 비슷하다. 출퇴근길이나 점심시간에 10분 정도 빨리 걷기만 해도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소소한 것부터 진행해야 목표를 달성하는 재미를 느끼고 운동을 습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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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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