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즈, 전성기 시절 퍼터 앞세워 8언더파 맹위
▶ 맥킬로이와 공동선두…19년 만에 첫날 최저타
타이거 우즈는 신들린 퍼팅을 앞세워 공동선두로 출발했다. [AP]
우즈와 함께 공동선두로 나선 로리 맥킬로이. [AP]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포효했다. PGA투어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3차전인 BMW 챔피언십(총상금 900만달러) 첫날 8언더파 맹타를 휘두르며 선두로 올라섰다.
우즈는 6일 필라델피아 근교 애러니밍크 골프클럽(파70·7,190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7개, 보기 1개를 엮어 8언더파 62타를 쳤다. 버디 10개와 보기 2개로 8타를 줄인 로리 맥킬로이(북아일랜드)와 공동 선두다.
8언더파 62타는 1999년 바이런 넬슨 클래식에서의 기록한 61타 이후 우즈가 PGA투어 대회 1라운드에서 적어낸 가장 낮은 타수다. 허리 부상 이후 복귀한 우즈의 이번 시즌 라운드 최고 성적일 뿐만 아니라 우즈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2013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의 2라운드 61타 이후 가장 좋은 스코어이기도 하다. 이런 맹렬한 스타트로 메이저 14승을 포함해 PGA 투어 통산 79승에 빛나는 우즈는 80번째 우승을 차지할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이날 경기에서 우즈는 최근 애를 먹이던 퍼트가 살아난 덕을 톡톡히 봤다. 이날 10번홀(파4)에서 출발한 우즈는 20피트짜리 버디 퍼트를 홀컵 안에 쏙 집어넣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 한 홀 걸러 12·13번홀(이상 파4)에서도 각각 12피트와 10피트 버디 퍼트에 잇따라 성공했다.
상승세를 탄 우즈는 16번홀(파5)에선 세컨샷을 홀 4피트 옆에 붙여 이글을 잡아낸 뒤 전반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전반에만 6타를 줄이고 기분좋게 반환점을 돌았다. 그리고 그 기세를 이어 1번홀(파4)에서 또 버디를 추가하고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이후 우즈는 잠시 파 행진으로 숨을 고르다 7번홀(파4)에서 절묘한 어프로치샷을 앞세워 1타를 더 줄였으나 다음 8번홀(파3)에서 티샷이 훅이 나면서 왼쪽 러프에 빠져 이날 처음이자 유일한 보기를 적어냈다. 이 순간 우즈는 뒤에서 쫓아오며 한때 6연속 줄버디를 포함, 버디만 9개를 쓸어 담는 맹위를 떨친 맥킬로이에 추월당해 2위로 내려오기도 했으나 마지막 9번홀(파5)에서 7피트짜리 버디퍼트를 살려내며 잃었던 타수를 만회했고 맥킬로이가 막판 백투백 보기를 범해 다시 선두로 올랐다가 결국 공동선두로 첫날을 마쳤다. 역시 10번홀에서 출발한 맥킬로이는 이날 전반에 버디만 4개를 잡아낸 뒤 전반 마지막 18번홀부터 후반 5번홀까지 6연속 줄버디를 터뜨려 단숨에 단독선두로 떠올랐으나 7, 8번홀 연속 보기로 선두에서 내려갔다가 다시 9번홀 버디로 우즈와 공동선두로 복귀했다.
올해 복귀 후 퍼팅으로 고전했던 우즈는 퍼터를 몇 차례 바꿨다. 우즈는 기존에 일자형 블레이드 타입의 퍼터를 주로 썼지만 헤드가 반달 모양인 말렛 퍼터로 갈아탔다가 지난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부터 다시 블레이드형 퍼터로 돌아왔다.
이번 대회에선 같은 블레이드형이지만 브랜드를 바꿨다. 지난 대회에선 테일러 메이드의 ‘블랙 코퍼 주노’를 사용했다가 이번엔 과거 자신의 영광을 함께 한 ‘옛 친구’인 타이틀리스트 ‘스카티 캐머런’을 들고 나왔다. 우즈는 경기 후 “퍼터 느낌이 좋다. 내 몸이 퍼터의 느낌을 기억했다”며 “그린도 완벽했다”고 자평했다.
한편 우즈와 맥킬로이가 공동선두로 나선 가운데 잰더 셔펠레(미국)가 7언더파 63타로 1타 차 단독 3위에 자리했고 전 페덱스컵 챔피언 빌리 호셸과 저스틴 토머스, 피터 율라인(이상 미국), 알렉스 노렌(스웨덴)이 6언더파 64타로 공동 4위 그룹을 형성했다. 이어 안병훈(27)이 버디 6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이며 릭키 파울러 등 다른 4명과 공동 8위로 출발했다. 현재 페덕스컵 랭킹 46위인 안병훈은 이번 대회에서 랭킹을 30위 안으로 들어와야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출전이 가능하다.
역시 갈 길이 바쁜 페덱스컵 랭킹 53위의 김시우(23)는 1타를 잃고 공동 57위로 처졌고, 23위인 케빈 나(미국)는 이븐파를 쳐 공동 49위에 자리했다.
한편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휩쓰는 돌풍을 일으키며 단숨에 페덱스컵 1위로 뛰어오른 ‘필드의 괴짜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버디 4, 보기 1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로 공동 20위로 첫날을 마쳤다. 현재 페덱스컵 랭킹포인트가 5,617점인 디섐보는 이번 대회 성적에 관계없이 페덱스컵 랭킹 1위로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 진출이 확정된 상태다. 현 랭킹 2위인 더스틴 잔슨(3,289점)이 이번 대회 우승으로 랭킹 포인트 2,000점을 받아도 디섐보를 추월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다만 투어 챔피언십에서는 랭킹 포인트가 순위에 따라 재조정되기에 페덱스컵 역전 우승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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