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전 존스합킨스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의 평양방문 계획을 취소시켰다. 폼페이오가 방문계획을 발표한지 하루만이다. 트럼프는 트위터를 통해서, 비핵화에 충분한 진전이 없음을 이유로 들고, 미중 간의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이전처럼 협력하지 않는다고 불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에 북한정책 대표로 임명된 스티브 비건을 대동하고 4번째로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비건은 아들 부시 정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장을 역임했다. 폼페이오는 진전 없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모종의 돌파구를 모색할 생각이었다.
트럼프는 여전히 김정은과의 관계가 좋다고 말한다. 며칠 전 트위터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에게 따뜻한 인사와 존경의 뜻을 보내며, 곧 만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트럼프가 폼페이오의 방북계획을 무산시킨 것은 그가 그의 장관 또는 보좌관의 결정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결정권자란 사실과, 그 자신이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생각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해 준다. 문제는 그와 같은 예측 불가성이 외국을 상대로 트럼프 행정부를 대표하는 국무장관의 신뢰성이나 권위를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동안 워싱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공약에 대한 회의와 불신이 고조되어 가고, 북미간의 협상에서 이견의 폭이 커져가고 있었다. 북한이 핵무기고 증대를 위한 생산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핵 실험장 폐기, 미사일 발사장 해체 등의 조치를 취한 것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트럼프가 말한 것처럼, 핵위협이 없어졌거나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에 착수한 것은 아니다.
미국인 억류자들의 석방과 미군 전사자들의 유해송환도 북미관계 협상 분위기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비핵화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설사 폼페이오가 이번에 평양에 간다 해도 김정은과 만난다는 보장은 없었다. 지난 7월초 방문 때도 만나주지 않았다.
북한은 이미 미국의 “선 비핵화 후 보상” 제안을 분명하게 거절했다. 북한은 지난 7월 폼페이오가 제안한 북한 핵무기 및 관련 시설의 신고와 비핵화의 완료 시한의 설정을 거부했다. 북한이 생존수단으로 간주하는 핵무기를 확실한 체제안전 보장 없이 포기할 리가 없다.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1년 내에 비핵화를 하겠다고 말한 사실을 한국정부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미국이 북한 핵무기의 60-79%를 6개월 이내에 미국이나 제3국 반출을 시작하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없는 제안이었다. 북한은 이 제안을 “깡패 같은 일방적인 요구”라고 일축했다.
북한의 입장은 분명하다. 완전한 체제 보장 조치들이 진행되기 전에 일방적인 비핵화 조치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단계적인 상호 동시화 비핵화 과정을 그들은 주장하고 있다.
한편 남북관계는 상호 포용과 협력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최근 두 차례에 걸쳐 실현된 이산가족의 재회는 남북당국이 함께 이뤄낸 인도적 협력의 성공 사례이다. 문대통령은 8.15 연설을 통해서,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 공동번영에 대한 야심찬 의지를 표명했다. 북과 함께, 북한을 통해서 한국의 경제팽창을 이룩해 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4.27 판문점 선언이후 북한에 의한 도발은 없었다. DMZ 내 일부 전방초소들이 철거되었고, 한국의 국방부는 북한을 적으로 간주하지 않을 것을 고려하고 있다. 머지않아 개성에 남북연락사무소가 개설될 예정이다.
오는 9월 중 문 대통령은 평양을 방문한다. 비핵화 없이 영구평화는 없다는 것은 모두가 인식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역할은 막중하지만 쉽지가 않다. 일부에서는 남북이 미국과 중국이 동참하기 전에 종전 선언을 할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이렇게 되면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완화를 시작하게 되고, 한국의 경제 확장 계획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의 제재 체제 하에서는 한국이 북한과 경제협력을 할 수 없다. 미국은 확고하게 제재 압력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핵화 과정 진척을 위한 제안들은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종전선언과 핵무기고 선언의 교환, 연락사무소의 설치, 20% 비핵화 선행과 유엔 안보리의 체제보장의 교환, 남북한과 미국의 3자 정상회담을 통한 비핵화 과정 수립 등이 있다.
<
김동현 전 존스합킨스 국제대학원 겸임교수>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총 4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공부좀 한사람이 세상을 이리 모르나??한국 북한 끼리 종전 선언??미국 동의 없이??바로 베네수엘라나 터키 되겟구만
저의는무슨 핵만 없애면 될것을.. 북한의 저의가 의심스럽다
1석3조: 트럼프가 돌팔매 하니 시진핑+김정은+문제인
협상은 상호 주고 받는게 있어야 성공히는데 미국의 일방적 요구에 무슨 저의가 있는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