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통의 시간을 믿음으로 이겨 산을 옮기는 기적을 만든 현장... 난민돕기 위해 설립한 선교센터, 현재는 어린이 교육,신학교 사역에 집중
▶ 폐차장에서 나온 듯한 자동차 타고 멈추지 않기를 기도하며 생명 건 모험
선교센터 방문자를 환영하는 유치원 어린이들
르완다의 7월 4일은 공휴일로 키갈리 수도 탈환기념일이라 한다. 가는 곳마다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었다. 마침 한국에서 온 단기선교팀과 함께 찬구구 센터를 다녀 오기로 하고 아침 일찍 대절 버스에 몸을 실었다. 차는 겉 모양이나 내부가 미국의 폐차장에서 끌고 나온 듯한 모습이다.
아니나 다를까 시동에서부터 덜그렁 거리는 소리를 내며 언제든 멈출 것 같은 불안감에 앞자리 운전석 옆에서 다섯시간 동안 높은 산길을 꼬불꼬불 달리는 동안 차가 멈추지 않기를 기도했다. 마지막 높은 산을 오를 때는 차가 힘이 없어 길길거렸는데 오르막과 내리막이 뱀같이 휘어진 험한 산길이었다.
언젠가 김평육 선교사가 쓴 책에서 이런 산 비탈길에서 사고가 났는데 몰려온 사람들이 사람 구하기보다 주위에 흩어진 물건을 가져가기에 관심이 더 있어 배신감을 느꼈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여러 곳에 산재해 있는 선교센터들을 덜덜거리는 차를 끌고 생명을 건 모험을 했을 것이라 추측하니 이번에 나도 한번의 모험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버스가 모퉁이길을 돌 때마다 쓰러져 미끌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Thank you Lord! Give us safe trip and keep the drive and car in your hand”를 계속 속으로 중얼거렸다.
매년 여름 단기선교단이 선교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시골과 산악의 원주민들의 더 열악한 거주지와 사람들의 초라한 모습, 아이를 업고 머리에 짐을 이고 나르는 여인들, 홍수로 패인 도로를 메꾸는 노동자들, 모든 일은 기계가 아닌 사람의 노동으로 되어지는 모습이 신기했다. 정상을 오른 후 내리막길은 가속도가 붙어 더욱 덜덜거리며 달리니 브레이크가 터지지 않을까 조바심을 하였다.
그렇게 5시간을 달려 도착한 찬구구 타운을 조금 지나 샛길로 들어서 5분 정도 달리다가 왼쪽을 보니 숲 속에 아름답게 선교센터가 자태를 드러냈다. 찬구구 선교센터는 팬스로 둘러쳐진 아름답게 단장된 두 채의 건물과 놀이터, 세면장과 화장실 건물과 관리인 주택이 마치 한 폭의 풍경화 같이 지어져 있었다.
예배당에는 아이들이 앉을 수 있는 나무판자 의자가 질서정연하게 자리잡았고 한쪽에는 성인용 책상과 의자가 있었는데 신학교 강의용이었다.
찬구구 선교센터의 책임을 맡고 있는 박숙경 선교사님은 주일예배에는 보통 천 명의 어린이들이 모이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두 세시간 걸어온다고 하니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다른 건물은 유치원 레벨 1-3를 위한 교실 세 개와 사무실과 사택으로 사용되며 구석 구석 유용하게 쓰여지고 있었다.
6개월에서 1년 기간의 단기 봉사팀이 교사 교육과 어린이를 지도하고 있다.
아침 일찍 예쁜 원복을 입은 어린이들이 가방을 메고 군가를 부르는 듯 힘차게 노래를 부르며 교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니 그들의 미래가 확실한 비전을 가질 수 있었고 열심히 가르치는 현지인 선생님들의 열성 또한 대단해 보였다. 1년 간의 단기사역으로 봉사하고 있는 샬롬자매와 유진자매가 열심이 어린이들을 가르치며 방문단을 섬겨주었다.
2005년에 땅을 구입하고 2010년에 건물을 완공하여 어린이 사역으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선교센터가 세워지고 열매를 맺고 있는 간증을 김평육 선교사가 들려주었다.
처음에는 이 지역의 피그미 부족과 전쟁 난민들을 돕는 일로 선교센터를 설립하고 재봉학교와 도자기 기술을 가르치는 사역을 시작하였는데 지금은 어린이 교육과 신학교 사역에 집중하고 있었다.
키갈리에서 이곳 선교센터까지 오려면 융괘 국립공원지역의 산길을 넘고 흙먼지 길을 일곱시간 정도 달려야 했는데 르완다 정부에서는 키갈리에서 키부예를 거쳐 찬구구 이르는 국도를 아스팥트 공사를 하여 이제는 자동차로 4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국도에서 선교센터까지의 길도 비가 오면 걷기조차 힘들었는데 정부가 길을 내고 전기까지 시설하여 편리하게 사용되고 있으니 고통의 시간들을 믿음으로 이겨 산을 옮기는 기적을 만든 선교의 현장이라 하겠다.
르완다 찬구구선교센터의 유치원 어린이들이 아침 운동을 하고 있다.
이곳은 부룬디와 콩고 및 르완다의 국경이 가까운 곳으로 부룬디 및 콩고의 신학생들이 와서 공부하는 곳으로 신학교 집중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김 선교사는 앞으로 초, 중고등학교와 대학교 설립까지 ‘비전 2030’의 장기간의 계획을 갖고 희망에 부풀어 있었다.
마침 유치원 학부모 대표가 찾아왔다. Nyamaseke 디스트릭의 플래닝 담당 국장인 학부모 회장은 지금 이 유치원이 디스트릭트 내에서는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 초등학교 교육으로 확장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가능하면 빨리 스쿨버스를 운행해 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특히 유치원 때부터 영어를 배우기 원하는 학부모들의 소원대로 미국 영어권 교사들이 와서 사역한다면 국제학교 수준의 학교로 교육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목회자 평생교육 과정도 좋은 교수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실정이다.
2015년에 장기선교사로 파송된 박숙경 선교사님이 찬구구 센터의 사역을 전담하며 6개월-1년간 단기 선교사 후보생들이 사역을 돕고 있다. 영어권 국가에서 교육받은 더 많은 장.단기 선교사들의 헌신이 절실하게 요청되는 시점이다.
아름다운 호수 근처에 펼쳐진 숲, 바나나 나무에 달린 바나나 송이, 주렁주렁 달린 파파야, 그리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달려와 안기는 사랑, 동그란 눈동자와 동글동글한 머리, 아마도 한번 다녀가면 다시 오지 않을 수 없는 곳이 찬구구 선교센터일 것이다.
방문단들마다 깊은 감동을 느끼고 돌아가는 곳이라 하니 그동안 이 센터를 설립하는 과정에 얼마나 많은 눈물과 기도가 있었을까 상상해 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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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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