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먼 옛날 모두 어렵게 살던 시절에는 사내아이 바지 하나 입히는 것이 큰 일이었다. 한창 클때니까 한 3-4년 입으라고 넉넉한 바지를 사주었는데, 허리는 졸라매고 바지단을 접어서 입었다. 요즘 엉덩이에 걸친 배기바지의 원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알고 보면 모든게 모자라서 생긴 일이었다. 아이들에게 넉넉한 바지를 입히는게 반드시 한국만 그런것이 아니었고 살기 어려운 곳에서는 어디서나 그랬었다.
못사는 동네 사람들의 신체적 특성이 상체에 비해서 하체가 짧은 것. 바지단을 몇 번을 접어야 했다. 반면 요즘 한국 청소년들은 키가 엄청 커졌고 상하체 비율이 서양인과 비슷해지고 있다.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서 장의 길이가 짧아지고 의자와 침대 생활을 하면서 다리가 길어진 때문이다. 2014년 한국 성인 남자의 평균신장은 175cm 이고 여자는 162.3cm이다. 지난 100년 동안 한국 여자는 무려 평균키가 무려 20 cm 가 늘어나서 성장률로 보면 세계 1위가 된다.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지난 50년 간 미국인을 포함해서 인류는 크기가 매우 커졌다. 1960년대 미국 고등학생은180cm만 넘으면 농구부에서 포워드를 볼 수 있었다. 요즘 미국 고등학교에서 190cm면 가드에 불과할 정도이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예외가 있다면, 북한에서만 지난 50년 동안 신장이 줄었다. 북한 정부 공식 통계가 없으니까 추산이지만, 북한 청소년 남자는 남한 청소년보다 7-8 cm 이상 키가 작다.
당뇨는 유전이 아니다
서론이 길어진 것은 키를 비롯한 신체적 특성이 단기간에 나타날 때는 유전자와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몸의 크기 (키를 포함해서)는 이유기와 사춘기에 섭취하는 영양분 (특히 동물성 단백질)과 관련이 있다. 한 예로, 한국전 이후 출생한 형제들을 보면 대개 막내가 맏이보다 키가 큰 것을 볼 수 있다.
흔히 나이든 사람들이 맏이가 작은 것은 ‘무녀리’여서 그렇다고 말하지만, 그것보다는 한국이 점점 잘 살게 되면서 막내를 더 잘먹였던 것과 관련이 있다. ‘내리 사랑’은 모든 인류 문명의 불문률이라서 막내는 성인이 될 때까지 여러가지 특권을 누린다. 옛날 한국에서 여러 자식 중 아버지와 겸상하는 사람은 막내 뿐이었다.
“어머니가 당뇨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다. 나도 당뇨에 걸릴까 무섭다”고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또 부모가 당뇨가 있어서 본인에게 당뇨가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꽤 된다. 그러나 당뇨가 유전이라고 믿는 것인데 이런 믿음은 전혀 근거가 없다. 당뇨관리를 총괄하는 미당뇨협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는 2형 당뇨의 원인 중 유전적인 요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10%미만이라고 한다. 사실은 이 10%라는 숫자도 분명한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고, 다른 요인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그 정도 된다는 것이다.
‘콩 심은 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난다’는 말처럼 유전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콩과 팥은 엄연히 다른 종이다. 콩이 사람이면 팥은 긴꼬리 원숭이라고 할 수 있다. ‘강북의 귤을 강남에 옮겨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비유가 유전자와 환경의 관계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당뇨의 원인
당뇨의 원인은 건강하지 않은 식생활이다. 폭식, 과식, 편식, 야식이 가장 큰 원인이다. 또 동물성 지방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당뇨에 걸리기 쉽다. 젊었을 때는 대사량이 많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큰 문제가 없지만, 나이가 서른이 넘으면 신진대사율이 떨어지므로 폭식, 편식, 과식, 야식을 하면 체중이 쉽게 늘고 오래 계속하면 당뇨에 걸리기 쉽다.
부모가 당뇨가 있으면 당뇨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유전자 때문이 아니라 부모-자식-형제간에는 같은 생활환경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쌀밥을 좋아하는 부모는 자식에게도 쌀밥을 먹이기 마련이다. 엄마가 떡복이를 좋아하면 아이도 떡복이를 따라 먹게 된다.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당뇨에 걸린다는 주장이 있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다. 탄수화물이 되었건 지방이 되었건 하루에 필요한 양보다 많이 먹으면 문제가 된다. 특히 육류 소비가 늘면 10-20년 후에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치매 등 만성질환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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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대 <의료사회학 박사 한인건강자원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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