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성빈센트병원 부인종양센터, 박동춘 센터장 인터뷰
▶ 자궁경부암 백신접종으로 예방,식습관 갈수록 서구화되면서 난소암·자궁내막암 꾸준히 증가
박동춘 성빈센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 여성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85%가 넘는데 조기 검진이 제대로 되지 않아 80% 정도가 말기에 진단돼 안타깝다”고 했다. <성빈센트병원 제공>
자궁과 난소는 여성성을 상징한다. 그런데 자궁경부암과 난소암이 국내 암 발생률 각각 5, 8위에 오를 정도로 여성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자궁경부암의 5년 생존율은 다행히 80.3%이지만 ‘독한’ 난소암은 아직 61.9%에 머무르고 있다. 난소암 환자의 70% 이상이 말기(3기 이후)에 진단되기 때문이다.
여성 입장에서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만족도 높은 치료를 제공하는 박동춘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부인종양센터장(산부인과 교수)를 만났다. 박 교수는 지난 15년간 7,000례 넘는 복강경수술, 매년 100례 이상의 로봇수술을 통해 환자의 여성성 보존과 신속한 일상 복귀에 힘쓰고 있다. 그는 “여성 건강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며 “20세 이상 여성은 2년마다 실시하는 국가건강검진에 거르지 말고 꼭 받으라”고 당부했다.
-부인종양 범주가 넓은데 어떻게 구분하고 이해하면 되나.
“종양은 덩어리, 종괴를 일컫는 말이다. 여성 생식기관에 생기는 부인종양은 악성과 양성으로 나뉜다. 악성 종양은 ‘암’으로, 양성 종양은 ‘혹’이라고 여기면 이해하기 쉽다. 즉 악성 종양에는 여성 생식기의 다양한 암종을, 양성 종양에는 자궁근종, 자궁선종, 난소낭종 등을 생각하면 된다.
여성 생식기암은 자궁경부암, 난소암, 난관암, 자궁체부암, 외음부암 등 매우 다양하다. 이 가운데 자궁경부암, 난소암, 자궁내막암이 3대 부인암으로 꼽힌다. 자궁경부암은 줄고 있지만 발생빈도가 여전히 높다. 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의해 발병하기에 예방백신을 접종하면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전암(前癌)단계가 길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도 매우 높아 정기 검진이 매우 중요하다.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은 과거 서양에서 많이 발생했지만 최근 식습관의 서구화 등으로 국내 발병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난소암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80%에 이르는 대다수 환자가 3~4기까지 악화된 뒤에야 진단을 받는다. 이렇게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면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게 된다. 자궁내막암은 자궁경부암이나 난소암에 비해 비교적 생소한 암으로, 부정형 질출혈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자궁경부암이 자궁경부암 세포진 검사로, 난소암이 종양표지물질(CA125)을 이용해 선별검사(검진)을 하는데 반해 자궁내막암은 아직까지 뚜렷한 선별검사법이 없다. 초음파검사에서 자궁내막 두께가 비정상적으로 두껍거나 종괴가 관찰되면 자궁내막조직검사로 진단을 한다. 5년 생존율이 60%에 머물고 있는 난소암을 조기 발견하기 위해 CA125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넣어야 한다. 난소암이 조기 발견되면 5년 생존율이 85% 이상으로 크게 높아지기 때문이다.”
-부인종양 치료에 다른 질병과 다른 점은 없나.
“부인종양 치료는 내과 치료와 외과 치료로 나뉜다. 양성 종양이라면 비수술적 치료인 내과 치료를 한다. 주로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치료다. 반면 근치적 치료라 하면 주로 외과 치료를 말한다. 악성 종양 즉 암이라면 수술에 더해 항암이나 방사선, 호르몬치료, 면역치료 등을 할 수 있다.
부인종양 치료가 다른 치료와 특별히 다른 것은 치료 후 가임력 보존, 적어도 난소 기능 보존을 통해 여성성에 문제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점과, 여성이기에 미용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성 생식기는 골반 내 다른 장기와 아주 가까이 위치하고 기능적으로도 상호 긴밀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정교하고 섬세한 수술을 해야 하기에 매우 까다롭다.
성빈센트병원 부인종양센터는 수십 년 동안 다양한 임상 경험을 통해 쌓은 탁월한 복강경 술기(術技)로 환자의 기능적 소실과 통증은 최소화한다. 빠른 회복과 일상 복귀는 물론 탁월한 미용적 효과로 환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부인종양센터가 현재 시행하고 있는 수술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양성 종양 수술의 95% 이상이 복강경으로 수술이 진행된다. 악성 종양도 초기 자궁경부암, 내막암은 복강경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2013년부터 로봇 복강경수술을 도입해 한층 진화된 최소침습의 맞춤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가톨릭대 부속 8개 병원 간의 네트워크를 통한 소통과 협력은 국내 어느 병원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임상경험과 연구를 공유하고 가장 최선의 결과를 내놓을 수 있는 치료법을 택하고 적용하고 있다.”
-부인종양 질환 치료에 로봇수술이 꼭 필요한가.
“로봇수술은 복강경수술의 한 부분이지만 일반 복강경수술에서 한 단계 진화된 수술기법이다. 예컨대 심한 유착을 동반하거나 큰 종양이어서 복강경수술이 불가능하다면 선택의 여지없이 가슴을 여는 개복수술을 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로봇수술은 복강경수술의 장점을 누리면서 개복수술과 같은 수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로봇수술에서 로봇을 다루는 의사의 손놀림과 동일하게 재현 가능한 ‘마스터 콘트롤 기법’과 육안보다 더 정밀한 3차원적 수술 시야를 제공해 미세침습수술의 폭을 더 넓게 해준다. 또한 개복수술 전후 통증과 합병증 발생을 크게 낮췄다. 게다가 안정된 수술 환경을 제공해 로봇을 다른 의사의 피로도 줄여 의사가 오롯이 환자를 위해 집중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만혼이 늘어나면서 결혼 전에 자궁이나 난소, 난관의 질환을 진단 받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가임력 보존을 위한 섬세한 수술 기법이 요구되고, 미용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로봇수술은 ‘여성성 보존’과 ‘미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선구적 수술법이어서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그리고 이러한 기대는 초기 자궁경부암이나 내막암 환자에서도 다르지 않다.”
-성빈센트병원 부인종양센터의 강점을 꼽는다면.
“우수한 치료 성과와 뛰어난 술기, 환자 중심의 탄탄한 협진시스템을 내세울 수 있다. 센터 의료진은 매일 아침 컨퍼런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환자 정보를 공유하며 최선의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 또한 매주 8개 병원의 화상 컨퍼런스로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임상 이슈를 함께 토의하고 증례를 통한 협진도 하고 있다. 또한, 센터는 오래 전부터 다학제, 미세침습센터, 골반저질환클리닉 등의 특화된 전문의로 구성된 의료진이 실시간 질환 중심으로 팀을 구성해 가장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치료법을 계획하고 있다. 이 같은 신속한 협진과 소통은 모든 의료진이 환자에 관한 포괄적 접근과 치료를 최우선의 가치로 두는 부인종양센터만의 특별한 문화가 밑바탕에 깔려 있기에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특히 오는 9월 성빈센트암병원 개원에 맞춰 부인종양 전용 진료공간을 구축하는 등 원스톱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단순히 발견된 양성 종양이나 부인암만 치료하는데 머물지 않고 체계적인 검진과 선별검사 및 전암 병변 관리 등을 폭넓게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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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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