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have heard the Way; return Home in peace.
이제 도(道)를 들었으니; 편안히 집으로 돌아가시게.
사람은 죽어서 어디로 가나? 과연 인생의 끝은 뭔가? 자고로 성현들은 죽음을 묻는 형이상학적 질문에 직답을 피하는 편? 예컨대, 사는 것도 모르면서 죽는 건 왜 알려 드는고? 라든가; 또는, 시작도 모르면서 끝은 어찌 알려 드는가? 등의 질책이 정작 답을 피해가는 듯 보입니다.
어쨌거나[아브라카다브라/abracadabra], 죽음은 그저 '돌아감'이란 막연한 인식은 미상불 동서고금을 통틀어 제법 잘 먹혀드는 사유의 축(軸)? 죽은 사람더러 굳이
'돌아가셨다'고 하는 이유입니다. "인생은 나그네길 /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그렇게 노래하던 찐빵가수 최희준의 “하숙생” 안에도 분명 어디선가 왔다가 왔던 곳으로 되돌아간다는 '환향'(還鄕)의 뜻이 배어 있더라?
몇년 전[2010년], 두 장의 CD 그리고 예쁘고 앙증맞게 편집된 해설집으로 묶인 앨범 "Graceful Passages"가 발매되었을 때, "아차!" 하고 무릎을 친 일을 기억합니다. 아, 바로 이런 작품을 조국 대한민국에서 프로듀싱하고 싶었던 감회가 벅차 올랐기 때문. 아름다운 선율에 실린 죽음의 지혜 총망라편. 특히, '우아한 통과'라는 메타포를 통해, 거의 모든 종교와 영성을 회통하는 보편타당한 형이상학을 그토록 쉽게 와닿도록 꾸며내다니!
You have heard the Way; return Home in peace.
이제 도(道)를 들었으니; 편안히 집으로 돌아가시게.
유불선(儒佛仙), 흰두/요가, 크리스천 신비주의, 아메리카 원주민 인디언 영성, 프란시스칸 축도 ... 등등 도합 12꼭지로 망라된 '죽음의 도(道)' 향연. 그야말로 어느 한꼭지도 감히 내치기 어려운 명곡/명가사의 축제. 죽음 가는 길에 듣는 노래들을 '축제'라 부르긴 어색한 구석이 없지 않으려니와, 그럼에도 감히 축제요 향연이요 축도라 부르는 까닭은 바로 죽음이 다만 환향(還鄕)에 다름아니란 것을 연신 자명하게 부르고 있기에.
앨범 두 번째 곡이 바로 "Returning Home"(환향/還鄕). 애잔하게 공명하는 중국 전통음악의 선율에 실린 굵직한 목소리의 축도(祝禱). 이렇게 시작합니다. Your vital energy is returning to the Source [그대의 활기(活氣)가 근원으로 돌아가는 중], like the flowing stream returning to ocean [마치 흐르는 시내가 바다로 향하듯이]. 이보다 더욱 간결한 메타포[metaphor, 은유]가 가능할까?
애잔하게 이어지는 선율 속에 이어지는 축도의 가사: Heaven is our Father, Earth is our Mother [하늘은 우리의 아버지, 땅은 우리의 어머니], all people are our brothers and sisters [모든 이는 우리의 형제요 자매], and all things are our companions [그리고 삼라만상이 우리의 동반자]. 단 두세 마디로 세상을 간결하게 요약하고 있네요.
그리고, 이렇게 맺습니다. In this gentle, peaceful journey [이 순하고 편안한 여정 가운데], you are forming one body with heaven and earth [그대는 천지와 한몸을 이루는 중]. Entrust yourself in the transforming and nourishing care of the Cosmos [이 우주의 변환적이고 자양적 돌봄에 그대를 몽땅 내맡기라]. Listen to the voice of love in silence [침묵 가운데 사랑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라]. You have heard the Way; return Home in peace.
You have heard the Way; return Home in peace.
이제 도(道)를 들었으니; 편안히 집으로 돌아가시게.
자왈 조문도면 석사라도 가의니라. (子曰 朝聞道 夕死可矣) 공자께서 말했다. “아침에 도를 듣고 깨우쳤다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다만 그렇게 돌아갈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네. 이미 도(道)를 들었으니 편안히 환향하시게. 망자여, Rest in Peace [RIP]! 평안함에 쉬어지이다.
Shalom!
<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영어서원 백운재 대표]>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