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도 초등학교 축구대표, 그중에서도 스타가 한명 있었다. 편을 갈라도 스타가 속한 반대 팀에는 서너 명을 덤으로 얹어줘도 게임은 항상 졌다. 혼자서 북 치고 장구 치고 다 해버린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이제 막바지로 들어섰다.
시작 전의 관심은 온통 메시, 호날두, 네이마르, 수아레즈 등 수퍼스타들의 활약에 기대가 컸다. 그들이 속한 국가, 즉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브라질, 우루과이 등은 좋은 성적이 나올 것이고, 그들의 상대팀들은 시합 전부터 주눅이 들기에 충분하게 호들갑이었다.
아직 진행 중이지만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소위 스타가 속한 팀들이 모두 8강 이하에서 탈락해 버렸다. 전통적인 강호 이탈리아, 네델란드, 칠레, 체코 등은 지역예선에서 벌써 탈락해 구경꾼으로 전락해 버렸고, 독일, 폴란드는 조별예선에서 탈락해 버렸다. 준결승에 진출했던 4팀은 영국, 프랑스, 벨기에, 크로아티아로 일반인들에게는 생각나는 수퍼스타가 이 팀들에는 없다.
스포츠 세계를 흔히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한다. 스포츠 상업주의 그림자가 크고도 깊다.
또한 대중들이 TV앞에서 보고 즐기는 순박한 이면에서 권력자들은 어떻게 그걸 우민화에 투영하는지는 지면상 생략한다.
보고 즐긴다는 관점에서는 오늘날 스페인 국가들이 즐기는 ‘투우’는 고대 스파르타 제국에서 검투사와 사자를 한 우리에 넣고 유희를 즐겼던 것과 그대로 데자뷰가 된다.
축구는 분명 팀워크 경기이지만 오늘날의 축구는 팀은 없고 스타만 기억하고, 골 넣는 선수만 기억하게 된다. 이런 팀워크 경기의 협조 협력의 소중한 가치는 인류의 존재가치와도 상통한다. 태국 동굴청소년 구조작업을 보면 확연하게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중은 스타 부재의 밋밋한 팀워크 경기를 식상해 한다. 이런 인간의 심리가 있는 한 인류가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나 공동선‘은 요원할 수도 있어서 때때로 소름이 돋는 것이다.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은 48.7%를 득표하여 2위와 최대표차로 압도적으로 당선된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감옥에 들어가 있다.
재임 당시에도 너무나 많은 실정들이 거침없이 노정(路程)되었어도 그게 유지되는 데에는 그다지 복잡하지가 않았다. 밴드왜건의 중반복의 연속이었다. 전체를 생각할 필요가 없이 스타 1인만이 필요한 메카니즘이다.
즉 ‘1인이 만인을 위하는’ 것은 없고, ‘만인이 1인만을 위한’ 즉 권력에 의존해서 그 주변에서 그를 옹호함으로써 자신만을 위하면 되었다. 대표적인 사람들이 감사원 평가 26조원의 국고손실이 난 4대강을 찬성하여 훈포장 탄 55명의 학자들이다. 그렇다고 이명박이 스타라는 뜻은 전혀 아니다.
2004년 노무현 탄핵 역풍 속에서 천막당사로 출발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그 이후 2016년까지 13년간 치룬 각종선거에서 백전백승, 승승장구한다. 오죽했으면 ‘선거의 여왕’이라고 했을까, 상대방에서는 백약이 무효했다. 그런 그녀도 지금 감옥에 있다.
삼성은 한국이 낳은 스타 기업일 수 있다. 한편으로는 국민경제의 입장이나 준법의 관점에서 본다면 전혀 반대의 기업일 수도 있다. 스포츠 스타는 끊임없이 노력해서 그 자리에 올랐고 비교적 그의 활동이 대중에 과감없이 노출되었기 때문에 그런대로 정직하다. 존경받고 사랑받을 자격도 있다. 그럼에도 찬사와 비난에 그대로 노출된다. 그것이 운명이고 더 자연스럽다.
거듭나는 노력은 그 자신이 확실하게 떠안고 실제가 그렇다.
그런데 정치적 스타들은 이런 비난에 대한 인내심이나 책임에서 훨씬 무딘 것 같다. 게임의 결과에 승복하는 것도, 그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안고 가는 것도 비교 자체가 안될 정도이다.
스포츠나 축구에서 배울 기회이다. 쓸데없이 자신이 강하다고 자가당착하거나, 별 노력도 없이 줍다시피한 권력으로 혹세무민하지 말일이다.
그것보다 더욱 이들을 강하게 하는 것은 게임을 지켜보는 ‘관중‘, ’깨어있는 국민‘들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약한 국가를 강하게 할 수 있는 것도, 강한 국가를 더욱 강하게 하는 것도 스타나 정치인이 아니고, 국민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생각하고 깨어있는 국민이라야 나라가 산다!’
<
강창구 사람사는 세상 워싱턴 메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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