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저녁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앞으로 1년 동안 수고할 의장, 부의장을 다시 선출했다. 의장, 부의장은 물론 현직 교육위원들 가운데 선출된다. 버지니아 주에서 교육위원회 의장은 프린스 윌리암 카운티처럼 주민 직선이 아닌 해당 학군의 현직 교육위원들이 매년 1월이나 7월의 첫 회의에서 선출한다. 임기는 1년이고 법률에 의한 연임 제한은 없다.

내가 처음으로 임명직 교육위원을 시작한 1995년 7월 당시에도 교육위원회 의장과 부의장 선출은 7월에 있었다. 그러다가 1995년 11월 페어팩스 카운티 역사상 최초로 주민 직선으로 교육위원들을 선출하게 되었고, 이들의 임기가 다음 해 1월에 시작되면서 의장, 부의장 선출도 1월로 변경되었다. 그런데 그 후 7월에 시작해 다음 해 6월에 끝나는 회계년도와 맞추는 것이 여러 면에서 효율적이라는데에 의견이 모아져 2010년 부터 다시 7월 선출로 바뀌었다.

나도 그 동안 의장직을 세 번 그리고 부의장 직을 두 번 맡아 보았다. 맨 처음 부의장 직에 도전한 것은 2005년이었는데 그 당시 사실 엉겁결에 했었다. 그 때에는 교육위원직 수행 자체만으로도 벅차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다가 교육위원 경력 1년 밖에 안 되는 신참 교육위원이 의장직에 대한 도전하는 것을 보고 그 보다 4년 이상 경력이 더 있는 나도 해 볼 수 있겠다 싶어 덩달아 나섰던 것 같다. 그리고 1년 후 재출마가 예상되었던 의장이 계획을 변경하는 바람에 내가 자연스럽게 의장직에 도전하게 되었고 동료 교육위원들의 만장일치 지지로 선출되었다.

교육위원회 의장의 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회의 주재와 더불어 매 주 한 번씩 열리는 교육감과의 정기회동 (Chairman’s Meeting: 의장 회의) 참석이다. 의장 회의에서는 교육위원회 회의 상정 안건 검토, 교육감의 보고 사항 사전 브리핑 등 여러가지 중요 업무를 논의 한다. 부의장도 의장과 같이 이 회의에 참석한다. 물론 의장 부재시 의장 역할을 부의장이 대신한다.

내 경험으로는 의장과 부의장의 업무 관계는 해당 직책을 맡은 사람들의 성격에 따라 달랐던 것 같다. 내가 부의장직을 맡았을 땐 적어도 의장 회의 자리에서는 의장의 권위나 체면을 존중하는 입장을 취했다. 설사 내가 동의하기 힘든 부분이 있더라도 가능하면 의장 회의가 끝난 후 교육감이나 교육청의 다른 고위 간부가 없는 자리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고를 요청했다. 교육감 면전에서 반박을 하거나 무안을 주는 것은 가능하면 피했다. 교육감과 교육청의 다른 간부 직원들 앞에서 교육위원회 의장의 권위가 손상되는 일은 없어야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교육위원회를 대표하는 의장의 권위 손상은 교육위원회의 권위 손상으로 이어진다고 보았다.

어제 저녁 회의에서 새로 선출된 의장은 이제 교육위원 경력이 2년 반 밖에 안 되는 초선 위원이다. 작년에는 부의장직을 맡았었다. 여러 면에서 능력이 출중한 위원이다. 그러나 그래도 경험 또한 중요하기에 경력이 오래된 내가 그를 1년간 돕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나는 부의장 직에 출마해 동료 교육위원들의 지지를 얻어 선출되었다. 앞으로 1년 동안 초선 위원 출신의 의장과 5선 경력의 부의장이 호흡을 맞추어 교육감과 함께 페어팩스 카운티 공교육을 이끌어 나가게 된다.

신임 의장은 여러 해 동안 다국적 기업의 중역으로 일을 했었다. 그래서 교육 행정이나 프로그램 운영에 있어서도 비지니스 마인드로 접근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 사업가의 시각으로 운영의 효율성이나 적합성 판단하는데에 도움이 될 만한 좋은 경험을 소지하고 훈련이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공교육을 영업 이익이 가장 중시되는 비지니스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은 곤란하다. 그래서 오랫동안 교육위원으로 일했던 나의 경험과 시각도 그의 의장직 수행에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우선 두 주 후의 다음 정기 회의에서 의장이 책임지고 배정하는 교육위원들의 소위원회 배정이 적절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장을 도와야 한다. 그 배정이 의장직 수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첫 단추이다.
앞으로 1년 간도 한인 동포 여러분들의 아낌 없는 조언을 바란다.

<문일룡 변호사 페어팩스 카운티 교육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