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승9무7패 팽팽한 잉글랜드-스웨덴 7일 4강 티켓 다툼
▶ 전 스웨덴 미드필더 “잉글랜드는 돈 많은 버릇없는 아이들”
“버릇없는 아이들.” 1994미국월드컵 3위의 주역인 하칸 밀드(스웨덴)는 스웨덴과 잉글랜드의 2018러시아월드컵 8강전을 전망하며 잉글랜드 대표팀을 이렇게 불렀다. 라디오 해설자로 활동 중인 그는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위협적인 팀이 아니며 수준급 전력도 아니다”라며 “그들은 스스로 아주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돈 많이 버는 버릇없는 아이들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절박함 대신 당연히 자신들이 이긴다는 오만함이 엿보인다. 그런 잉글랜드는 스웨덴이 이기기 딱 좋은 상대다. 이보다 더 좋은 대진은 없다”고 강조했다.
잉글랜드 언론과 팬들은 16강 대진이 확정됐을 때부터 52년 만의 우승 얘기를 하고 있다. 실제로 대진운이 따르기도 했다. 브라질·프랑스·벨기에·아르헨티나 등을 모두 피했다. 결승에 올라가기 전까지는 이름난 강호와 만날 일이 없다. 16강에서 ‘승부차기 저주’를 깨부수며 콜롬비아를 넘은 ‘축구종가’ 잉글랜드는 7일 오후11시(한국시각) 사마라 아레나에서 스웨덴(세계랭킹 24위·잉글랜드는 12위)과 4강 티켓을 다툰다. 이 경기 승자는 러시아-크로아티아전 승자와 준결승을 벌인다.
잉글랜드는 28년 만의 4강을 노린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런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며 결승 진출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스웨덴을 의식한 듯 “우리 선수들이 스웨덴 선수들보다 월등하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스웨덴 선수들과 비슷한 배경을 가졌으며 오히려 나이와 경험에서는 스웨덴이 앞서고 이번 대회 기록도 우리보다 좋다”고 했다.
화력 좋은 잉글랜드산 대포와 난공불락 스웨덴성의 대결이다. 잉글랜드는 파나마전 6골을 포함, 4경기 9골을 폭발했고 스웨덴은 4경기를 2실점으로 막았다. 독일에만 2골을 내줬을 뿐 한국·멕시코·스위스에 1골도 내주지 않았다. 이미 유럽예선에서 네덜란드와 이탈리아를 집으로 돌려보낼 때부터 입증된 철벽 수비다. 4-4-2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선 수비, 후 역습’ 전략을 고집하는 스웨덴은 어느 팀이 와도 재미없는 경기로 끌고 가는 탓에 국내 팬들 사이에 ‘수면제 축구’라는 조롱도 듣는다. 그러나 어떻게든 원하는 결과를 내는 ‘실리 축구’로도 볼 수 있다.
2골 차 득점 선두(6골)를 달리는 잉글랜드의 해리 케인(토트넘)은 스웨덴을 상대로 득점왕 예약에 나선다. 골망을 출렁이기에 가장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 진정한 시험대에 선 셈이다. 케인은 이번 대회 6골 중 페널티킥으로 3골을 넣었다. 약체 파나마전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행운이 따른 득점도 있었다. 케인과 함께 선발 투톱을 이룰 것으로 보이는 라힘 스털링(맨체스터 시티)이 살아나 줘야 케인도 더 많은 골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번뜩이는 드리블 돌파가 트레이드 마크인 스털링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18골 11도움을 뽑았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무득점으로 부진해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4년 만에 8강에 오른 스웨덴은 안드레아스 그란크비스트(크라스노다르)가 대들보다. 192㎝ 장신 수비수인 그는 팀 주장으로 스웨덴의 철벽 수비를 지휘한다. 한국전에서 결승골을 넣는 등 든든한 페널티킥 키커이기도 한 그는 ‘포스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대표팀 은퇴) 시대의 가장 믿음직한 기둥’으로 평가받는다. 잉글랜드 캡틴 케인의 예리한 한 방과 스웨덴 캡틴 그란크비스트가 중심인 철통 수비의 맞대결이 최대 관전 포인트인 셈이다.
잉글랜드와 스웨덴의 역대 전적은 8승9무7패로 잉글랜드가 근소한 우세다. 월드컵에서는 지난 2002·2006년에 만나 모두 비겼다. 잉글랜드는 1968년부터 43년간 10경기 7무3패로 지독한 스웨덴 징크스에 시달리기도 했다. 최근 10경기 전적도 2승5무3패로 열세다. 마지막 대결이던 2012년 스톡홀름 원정 평가전에서 역시 잉글랜드는 2대4로 졌다. 그때 혼자 4골을 책임졌던 이브라히모비치는 없지만 그의 대표팀 복귀 의사를 단호하게 거절할 만큼 스웨덴은 조직력에 자신이 있다. ‘야전사령관’ 에밀 포르스베리(라이프치히)가 16강 스위스전 득점으로 자신감을 찾은 것과 잉글랜드가 연장에 승부차기까지 거치며 힘을 뺀 것도 스웨덴에는 호재다. 도박사들에게 스웨덴은 8강 진출팀 중 우승 확률이 가장 낮은 나라다. 얀네 안데르손 감독은 그러나 “축구는 진정한 팀 스포츠이며 그것은 우리의 기치이기도 하다”며 ‘원팀’으로 예상을 깨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스웨덴은 1958년 자국 월드컵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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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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