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반 추가시간 샤들리의‘극장골’로 일본에 3-2 대역전승
▶ 일본, 후반 중반까지 2-0 리드 지키지 못해 뼈아픈 눈물
벨기에의 나세르 샤들리가 후반 추가시간 종료직전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고 있다. [AP]
소위 ‘황금세대’를 앞세운 FIFA랭킹 3위 벨기에가 일본을 상대로 후반 2골을 먼저 내주고 끌려가다 후반 추가시간 터진 천금같은 역전 ‘극장골’ 등 후반 막판에 3골을 몰아치는 ‘역대급 컴백쇼’를 펼치며 러시아 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벨기에는 2일 러시아 로스토프의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대회 16강전 경기에서 후반 초반 4분 사이에 내리 2골을 내주고 끌려가다 후반 중반 5분 간격을 두고 2골을 만회, 균형을 이룬 뒤 후반 추가시간 4분에 터진 나세르 샤들리의 역전 결승골로 일본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조별리그부터 4연승을 거둔 벨기에는 앞서 벌어진 경기에서 멕시코를 2-0으로 꺾은 브라질과 오는 6일 카잔에서 8강전으로 격돌하게 됐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지고 있는 경기서 볼 돌리기’라는 극단적인 작전을 들고 나와 ‘페어플레이 점수’로 16강에 오른 뒤 세계적 지탄을 받았던 일본은 이날 우승후보로 꼽히는 벨기에를 상대로 절대 열세가 점쳐졌으나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시종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에뎅 아자르, 로멜로 루카쿠, 케빈 드 브루이너 등 화려한 스타들이 포진한 벨기에 공격수들은 일본의 촘촘한 포백 라인을 깨지 못하고 고전을 이어갔고 아자르와 드리스 메르텐스는 전반 수차례 좋은 찬스를 잡고도 깔끔하지 못한 마무리로 골사냥에 실패했다.
탄탄한 팀워크를 앞세워 벨기에의 공세를 차단한 일본은 계속해서 역습 찬스를 노렸고 전반 막판 나가토모 유토의 크로스를 오사코 유야가 벨기에 골문 앞에서 결정적 찬스로 만드는 듯 했으나 골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빠뜨리는 바람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렇게 전반을 마친 일본은 후반 시작과 함께 잇달아 전광석화 같은 연속골을 터뜨리며 2-0 리드를 잡아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이 눈앞에 다가온 듯 했다. 후반 4분 필드 중앙에서 볼을 잡은 일본은 수비 뒷공간을 노린 스루패스 한 방으로 벨기에 수비벽을 무너뜨리고 선제골을 뽑아냈다. 오른쪽 측면으로 달려 들어가며 패스를 받은 하라구치 겐키는 페널티박스 안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 왼쪽 구석에 볼을 꽂아 넣었다.
반격에 나선 벨기에는 곧바로 아자르의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이 오른쪽 골포스트에 맞고 튀어나오는 등 골운 마저 따르지 않는 모습이었고 일본은 첫 골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추가골을 터뜨렸다. 후반 7분 가가와 신지가 상대 진영에서 살짝 내준 패스를 받은 이누아 다카시는 페널티아크 뒤쪽 약 25야드 거리에서 그림같은 오른발 무회전킥을 때려 벨기에 골네트를 출렁였다. 벨기에의 세계적 수문장 티보 쿠르트와가 혼신의 힘을 다해 볼을 날리며 손을 뻗었으나 볼은 골문 오른쪽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순식간에 연속골을 얻어 맞고 패배 위기에 몰린 벨기에의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감독은 잇단 메르턴스 대신 마루안 펠라이니, 야니크 카라스코 대신 샤들리를 투입하며 변화의 전기를 모색했고 결과적으로 이 교체카드는 이들이 각각 동점골과 역전골을 꽂아 대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대성공이 됐다.
하지만 그에 앞서 벨기에는 예상치 못한 행운에 힘입어 승부의 흐름을 바꾸어놓은 추격골을 얻어냈다. 후반 24분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공중으로 튀며 왼쪽으로 흐른 볼을 수비수 얀 베르통언이 헤딩으로 다시 골문 쪽으로 넘겼는데 뜻밖에도 그 볼이 절묘하게 일본 골키퍼 키를 넘기고 크로스바 밑으로 스치듯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었다.
이 골은 벨기에 입장에서 답답하던 흐름을 완전히 돌려놓은 행운의 한 방이 됐다. 기세가 오른 벨기에는 후반 29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했다.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아자르가 올린 코너킥이 외곽으로 흘러나왔다가 다시 아자르에게 연결됐고 아자르가 수비수 한 명을 터닝 무브로 따돌리고 올린 크로스를 문전에서 펠라이니가 골문 바로 앞에서 헤딩으로 연결, 2-2를 만드는 동점골을 터뜨렸다.
그렇게 균형을 되찾은 승부는 후반 막판까지 이어지며 전날에 이어 3번째 연장전으로 가는 듯 했으나 추가시간 4분도 거의 끝날 무렵 벨기에의 기적같은 ‘극장골’이 터졌다. 일본의 코너킥 상황에서 볼을 잡은 쿠르트와가 앞으로 굴려준 볼을 드 브루이너가 빠른 속도로 치고 들어가며 역습 기회를 만들어냈고 드 브루이너가 오른쪽 측면으로 내준 패스를 토마스 메우니에가 정면으로 찔러주자 달려가다 루카쿠가 볼을 뒤로 흘려줬고 이를 왼쪽에서 뛰어들어간 샤들리가 침착하게 왼발로 밀어 넣었다. 곧바로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이 골은 역대급 역전 드라마를 완성시킨 최고의 ‘버저비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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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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