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세 이상 25%가 당뇨병 전단계… 절반이 10년내 병원신세
▶ 6개월간 체중 5~7% 줄이면, 당뇨병 발생률 50%이상 감소
38세 남성 직장인 A씨. 1년 전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 123㎎/㎗로 ‘당뇨병 전단계’라는 검사결과를 받았다. 의사로부터 규칙적인 운동을 권고받았지만 바쁜 회사생활 등을 이유로 관리를 못해 1년 만에 공복혈당이 168㎎/㎗까지 올라가 최근 당뇨병 약을 먹기 시작했다.
1년 전의 A씨처럼 당뇨병 전 단계(경계성 당뇨)인 사람은 지난 2016년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25%(남자 31%, 여자 20%)인 871만명에 이른다. 혈당이 정상인과 당뇨병 환자 사이(공복혈당 100~125㎎/㎗이거나 식후 2시간 혈당 140~199㎎/㎗)에 있는 당뇨병 고위험군이다. 당뇨병 환자 502만명(14.4%)의 1.7배나 된다.
당뇨병 전 단계는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공복혈당이 100~125㎎/㎗인 공복혈당장애다. 특히 아침 공복혈당이 높은 경우가 많은데 밤사이 간에서 포도당 생합성을 많이 하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저녁식사가 늦거나 야식을 자주 먹어도 공복혈당장애로 진행할 수 있다.
둘째, 식후 2시간 혈당이 140~199㎎/㎗인 식후혈당장애(내당능장애)다. 식사량이 많거나 식후혈당을 낮추는 데 필요한 췌장에서의 인슐린 분비에 이상이 생긴 경우가 많다.
당뇨병 전 단계는 당뇨병 초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 증상이 거의 없다. 따라서 특히 부모나 형제·자매 가운데 당뇨병 환자가 있으면 20~40대라도 혈당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당뇨병 전 단계라면 약물치료를 하지 않고 생활습관 개선으로 정상 혈당으로 되돌릴 수 있다.
임수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특히 공복혈당장애라면 오후7시 전에 저녁식사를 하고 이후에는 되도록 음식을 먹지 않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식후혈당장애라면 전체적인 식사량과 단순 당 섭취를 줄이고 식후에 달달한 커피·과자·디저트를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건복지부 국민건강연구사업으로 진행 중인 한국당뇨병예방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우정택 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당뇨병 전 단계 인구 중 과체중·비만인 사람이 많고 절반 이상이 10년 안에 당뇨병 환자가 된다”며 “해외 연구에 따르면 체중을 6개월에 5~7% 줄이면 당뇨병 발생을 5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과체중·비만 상태가 지속되면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콜레스테롤·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증상), 암 등의 발생위험이 증가하고 활동량·운동능력이 떨어진다. 대한당뇨병학회 전문가들이 우리 실정에 맞게 개발한 ‘당뇨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중재(개선) 프로그램’에 따르면 체중감량은 1주일에 0.5㎏, 한 달에 2㎏ 정도가 적당하다. 매끼 밥 두 숟가락(100㎉) 또는 3분의1 공기 이상을 덜 먹어 하루 섭취 열량을 300㎉ 줄이고 계단 걷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등을 통해 소비 열량을 200㎉ 늘리는 게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 프로그램은 당뇨병 전 단계인 사람이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체중을 6개월에 5~7% 줄이자는 게 목표다.
체중을 줄이고 만성질환 위험을 낮추려면 설탕·소금(나트륨)·포화지방·간식을 줄이는 게 지름길이다. 설탕이나 소금이 많은 식품으로는 햄·소시지·햄버거·피자·과자·초콜릿·빵·아이스크림·케이크·탄산음료·휘핑크림·믹스커피와 라면·자장면·짬뽕·우동 등 면류(특히 국물), 국·찌개·탕류 등이 대표적이다.
단식은 단기간에 체중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지만 지방이 아닌 체내 수분과 근육 손실을 일으킬 수 있고 요요 현상 등 부작용이 발생하기 쉽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에 과식하고 충동적으로 불필요한 간식을 하기 쉽다.
운동도 필수다.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은 하루 30분, 주 5회 이상 중강도 운동을 꾸준히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은 혈당조절을 향상시키고 심혈관 위험을 감소시키며 당뇨병 예방에 큰 효과가 있다.
특히 역기·웨이트트레이닝 같은 저항성운동과 걷기·조깅·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함께하면 당뇨병 예방에 보다 효율적이다. 식사 후 걷기 등을 통해 식후혈당을 떨어뜨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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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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