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아르헨티나 군침 도는 대결로 16강전 스타트
▶ 빅게임 가득한 수퍼 매치업들…16강전 8게임 프리뷰
리오넬 메시(가운데)를 비롯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29일 볼 뺏기로 몸을 풀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30일 강호 프랑스와 16강전을 치른다. [AP]
지구촌을 열광시키며 역대 최고의 월드컵 대회 중 하나로 전개되고 있는 러시아 월드컵이 지난 14일부터 연속 15일간 총 48경기로 치러진 32강 조별리그를 마친 뒤 30일부터 지면 바로 집을 싸야하는 낙아웃 토너먼트로 돌입한다. 30일부터 나흘간 매일 두 경기씩 16강전이 치러지는데 이제부터는 매 경기가 전후반 90분안에 승부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 연장전은 물론 승부차기까지 가더라도 승패를 가려야하는 끝판승부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16강에 오르겠다고 지고 있는 경기에서 10여분 이상 볼을 돌려 사실상 고의적으로 경기에 패하는 황당한 일은 더 이상 일어날 수 없다.
조별리그에선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랭킹 1위인 독일이 일찌감치 짐을 싸 고국으로 돌아간 것이 최고의 이변이었다. 하지만 독일을 제외한 우승후보들은 대부분 16강에 진출했다. 아프리카 대표로 나선 5개국은 단 한 팀도 살아남지 못했고 아시아는 호주를 제외한 4개국이 모두 1승씩을 따냈으나 이중 가장 매너없는 플레이를 한 일본만이 아이러니하게도 ‘페어플레이 포인트’ 덕에 16강에 올랐다. 북중미에선 멕시코 한 팀만이 한국의 역사적인 이변 덕에 16강에 살아남았다. 결국 이번 16강전도 10개국이 올라간 유럽과 4개국이 진출한 남미의 기싸움으로 펼쳐지게 됐다. 30일부터 시작되는 16강전 8개 매치업을 살펴본다. 16강전부터 대부분 경기는 채널 11(FOX)로 중계된다.
◎프랑스-아르헨티나 (30일(토) 오전 7시)
16강전 막을 올리는 유럽과 남미 강호의 충돌이다. 두 팀 모두 우승후보로 거론됐던 팀이지만 조별리그에선 둘 다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나이지리아와의 최종전 승리로 기사회생해 16강에 올라왔고 공수에서 모두 허점이 두드러져 우승후보로 꼽기는 힘들어 졌다. 프랑스는 아직 우승후보로 분류될 만 하지만 전력에 걸 맞는 경기력은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경기의 핵심은 물론 아르헨티나의 수퍼스타 리오넬 메시다. 첫 두 경기에서 부진을 보였다가 나이지리아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부활한 메시가 그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프랑스도 위험하다. 무엇보다도 아르헨티나의 다른 선수들이 메시를 얼마나 도와줄 수 있을지가 변수다. 기본 전력에선 프랑스가 앞서지만 메시와 그의 동료들이 제대로 힘을 합치면 프랑스를 꺾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예상- 프랑스>
◎우루과이-포르투갈 (30일(토) 오전 11시)
루이스 수아레스와 에딘손 카바니(이상 우루과이)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의 ‘창 대 창’ 대결이 불꽃을 튀길 경기다. 하지만 방패에서는 우루과이 쪽의 우위가 두드러진다. 우루과이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전승을 거뒀을 뿐 아니라 단 한 골도 내주지 않아 1998년 프랑스월드컵 때 아르헨티나 이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컵 조별리그서 무실점 전승기록을 세웠다. 상대적으로 포르투갈은 조별리그 3경기에서 4골을 허용했을 정도로 수비가 허술한데다 공격에서는 호날두가 팀의 5골 중 4골을 뽑는 등 호날두에 의존도가 너무 높아 만약 그가 우루과이 수비의 밀착마크에 막힐 경우 대안이 있을지 의문이다. 포르투갈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이란을 상대로도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이란보다 강한 우루과이를 상대로 힘겨운 경기가 예상된다. <예상- 우루과이>
◎러시아-스페인 (1일(일) 오전 7시)
첫 두 경기에서 홈팬들의 성원을 타고 놀라운 경기력을 보였던 개최국 러시아는 3차전에서 우루과이에 0-3으로 완패하며 기세가 상당히 꺾었다. 더구나 상대인 스페인은 2010년 챔피언으로 러시아 같은 팀을 요리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유닛이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이란(1-0승)과 모로코(2-2무승부) 등에 고전한 것이 보여주듯 압도적인 ‘무적함대’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러시아의 홈필드 어드밴티지가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경기다. <예상- 스페인>
◎크로아티아-덴마크 (1일(일) 오전 11시)
조별리그에서 전승을 거둔 3팀 중 하나가 크로아티아다. 크로아티아는 아르헨티나를 3-0으로 완파하는 등 나이지리아와 아르헨티나,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7골을 뽑고 1골만 내주면서 주목해야할 다크호스 우승후보로 부상했다. 특히 상당히 해볼만한 16강 대진표로 인해 지난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3위에 올랐던 영광을 재현할 가능성이 있는 팀으로 평가되고 있다. 크로아티아의 강점은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이반 라키티치(바르셀로나) 듀오가 이끄는 최고의 미드필드진이고 마리오 만주키치(유벤투스)가 버틴 최전방의 파괴력도 상당나다. 손흥민의 팀 동료 크리스천 에릭센이 이끄는 덴마크는 전체적으로 탄탄한 전력의 팀이지만 미드필드의 위력이나 전방의 파괴력에서 모두 크로아티아에 밀린다. <예상- 크로아티아>
5골로 득점 1위를 달리는 해리 케인은 콜롬비아와 일전을 앞두고 있다. [AP]
◎브라질-멕시코 (2일(월) 오전 7시)
독일이 떨어진 가운데 남은 16강 가운데 최강팀을 꼽으라면 삼바군단 브라질을 지목하지 않을 수 없다. 브라질은 첫 경기에서 스위스와 1-1로 비기며 불안한 첫 걸음을 내디뎠으나 이후 코스타리카와 세르비아를 모두 2-0으로 꺾고 갈수록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부상을 당해 수개월간 뛰지 못했던 네이마르도 경기가 진행될수록 감각을 되찾아가고 있다. 하지만 최종전에서 허리부상을 당한 마르셀로가 뛰지 못할 경우 수비는 물론 공격에서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멕시코는 첫 경기에서 독일을 꺾으며 기세를 올렸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스웨덴에 0-3 참패로 분위기가 가라 앉았디. 하지만 멕시코는 전통적으로 브라질을 상대로 매우 좋은 경기를 펼친 팀으로 아무리 브라질이라도 가볍게 볼 상대가 아니다. <예상- 브라질>
◎벨기에-일본 (2일(월) 오전 11시)
조별리그에서 3번째이자 마지막 전승팀이 벨기에다. 에덴 아자르(첼시), 케빈 드 브루이너(맨체스터 시티), 로멜로 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세계적인 스타들이 즐비한 벨기에가 자랑하는 ‘황금세대’들의 결집체로 이들은 벨기에에 사상 첫 월드컵 타이틀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문제는 일본과 만나는 16강전이 아니라 8강전 이후다. 8강전 상대가 브라질이 될 가능성이 큰 데 이 대결은 양팀 모두에게 겁나는 매치업이다.
일본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16강 무대에 올랐으나 그 과정에서 보여준 비신사적 플레이로 지탄의 대상이 됐다. 벨기에전에서 이변을 만들어 낸다면 개운하게 올라가지 못한 것을 만회할 수 있겠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예상- 벨기에>
◎스웨덴-스위스 (3일(화) 오전 7시)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유럽 팀간의 대결이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선발하지 않고도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한 스웨덴은 사기가 충천한 상황이다. 반면 스위스는 브라질과 1-1로 비기며 대회를 시작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두 차례나 리드를 잡고도 무승부에 그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두 팀의 스타일상 승부차기까지 가는 시나리오도 가능해 보이는 매치업이다. <예상- 스웨덴>
◎콜롬비아-잉글랜드 (3일(화) 오전 11시)
잉글랜드는 사실상 1.5진끼리 싸운 벨기에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패해 조 2위로 16강에 올랐지만 1위를 놓친 것이 전혀 아쉽지 않다. 1위 벨기에 쪽 대진표엔 브라질, 프랑스,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포르투갈 등 부담스런 강호들이 몰려있는 반면 잉글랜드 쪽 대진표엔 그런 상대가 스페인과 크로아티아 정도뿐이어서 전망이 훨씬 좋기 때문이다. 콜롬비아를 꺾는다면 스웨덴-스위스 승자와 만나는 8강전에서도 우세가 예상돼 4강 진출도 가능한 상황이다.
문제는 16강 상대인 콜롬비아가 잉글랜드로서도 쉽지 않은 상대라는 사실이다. 하지만 콜롬비아는 최종전에서 종아리근육을 다친 스타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출전여부가 미지수다. 현재 5골로 득점 1위인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폭발한다면 충분한 승산이 있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승부차기로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예상- 잉글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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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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