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안 보호구역내 카지노 생기면서 도박중독 한인들 급격하게 증가
▶ 재산탕진에 가정불화,계파동까지...주재원,유학생들도 도박에 빠져
도박중독이 한인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
#최근 샌디에고 지역의 샌티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L모씨가 계를 운영하다 홀연 잠적해 약 40여명에 이르는 계원들의 계돈과 개인적으로 현금을 융통해 준 피해액 규모가 40만 달러가 넘는 계 파동이 여파로 인해 아직도 지역 한인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복수의 피해자들에 의하면 잠적한 L씨는 평소 카지노 출입이 잦았으며 한 번에 수백 달러의 고액 베팅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L씨의 잦은 도박 출입으로 인해 애꿎은 한인들만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십수년전 북가주에서도 어렵게 소규모 비즈니스에서 시작해 중견 비즈니스로 만든 계주가 도박에 빠졌다가 계파동이 일어나고 계주는 다른 지역으로 이주를 하면서 많은 계원들이 피해를 본 경우가 있었다.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경력 15년차의 주방장인 K모씨는 지난 5월 초 갑자기 약 5일 가량 연락이 끊어져 주변사람들이 애타게 찾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K씨는 일을 마친 후 한 카지노에서 이틀을 보내고 소지하고 있던 현금과 은행에서 인출한 금액 등 총 4000여 달러를 탕진했다. K씨는 집에 돌아와 허탈감과 자괴감에 빠져 직장에도 출근하지 않고 주변 사람들과 연락도 끊은 채 두문불출하다 5일 만에 직장인 식당 업주에게 사정해 다시 일을 시작했다.
#유학생인 25세의 C모씨는 지난해 학비를 탕진하면서 학비마련을 위해 한국에 있는 부모에게 거짓말까지 하고 주위에서 돈을 꾸고 갚느라 힘들었다. 학비로 받은 돈을 친구들과 도박장에 갔다 탕진했기 때문이다. 학교에 등록을 하지 않으면 불법체류 신분으로 전락을 하게 된다는 우려에 어떻해서든 최소학점은 등록을 해 체류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마련하느라 무진 애를 써야 했으며 아직도 돈을 갚기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등 힘든 한해를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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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들 사이에 “이번에는 누가 카지노에서 얼마를 잃었다”거나 “카지노에서 거의 살다시피 해 부부가 심각한 불화가 겪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는 더 이상 화젯거리가 아닐 정도로 흔한 가십거리다.
도박 중독으로 인한 피해사례는 한인들뿐만 아니라 유학생들과 기업인들도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과거에도 도박에 빠진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최근 수년동안에는 알게 모르게 이같은 도박중독에 빠지는 한인들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도박중독에 빠진 한인들이 많은 것은 인디안 보호구역에 카지노가 허용되면서 집에서 1시간도 되지 않는 거리에 수많은 카지노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현재 캘리포니아에는 총 62개에 달하는 크고 작은 인디언 보호구역내 카지노가 자리잡고 있으며 이들중 38개가 북가주에 위치해 있다. 이처럼 카지노가 많다는 것은 도박중독에 빠질 수 있는 위험에 그만큼 많이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디안 보호구역내 카지노가 생기기 전에는 도박을 하려면 레이크타호나 리노, 라스베가스등 네바다주의 도박장까지 가야해 시간적, 물리적 이유로 잦은 방문이 어려워 도박문제는 극히 제한된 한인들에게 해당된 일이었다. 또 산 파블로나 밀브레, 오클랜드, 산호세 등지에 도박장이 있긴 했지만 이곳들은 한인들이 즐겨하는 블랙잭이나 슬럿 머신을 설치할 수 없고 포커등만이 가능했기에 많은 한인들이 찾지는 않고 일부 도박중독자들만이 찾았었다.
그러나 지난 1988년 인디안 도박규제안이 통과된 후 2000년대 들어 베이지역 인근에도 도박장이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다. 처음에는 소규모로 만들어 졌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으면서 객실을 갖추고 도박장도 대형으로 커지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하고 있다. 2011년 현재 미국내에는 240개 인디안 부족들이 460개의 도박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들 도박장의 매출은 연 27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가주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들은 한국이나 타 지역에서 온 손님들이 오면 으레 찾는 곳이 카지노다. 지인들이 며칠동안 머물다 보면 인근 관광지등은 둘러보고 나면 딱히 갈 곳이 없어 근처 도박장에 구경을 갔다가 적지 않은 돈을 잃는 일이 다반사다.
한인들이 도박 중독에 쉽게 노출되는 또 다른 이유는 올바른 여가시간을 즐길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한인들이 영어가 서툴다 보니 카운티나 시정부에서 운영하는 각종 스포츠 프로그램이나 다양한 취미 활동을 위한 프로그램을 이용하기가 용이하지 않고 남가주처럼 한인들이 밀집되어 있지 않아 한인사회내 취미 활동을 위한 모임설립이 쉽지 않은 것도 한 이유다.
이민 5년 차인 한인 백중원(가명·48)씨는 “언어와 문화 차이는 물론 시간적 물리적 한계로 여가시간을 즐길 여력이 없다”며 “시간이 나면 골프를 치고 같이 라운딩하는 사람끼리 모여 자연스럽게 카지노에 들러 간단히 식사를 하고 게임을 한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내 인디안 보호구역 도박장 현황.
일부 인디안 카지노에서는 한인들을 유혹하기 위해 한국 가수들을 초청해 콘서트를 열고는 한다. 일부는 티켓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무료 입장권을 배부한다. 그러나 무료 콘서트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한인들중 대부분이 처음에는 장난삼아 도박을 하다 이들중 일부는 큰돈을 잃고는 가정불화까지 일어나기도 한다. 또 공연을 한 가수들도 도박을 즐기다 돈을 잃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일부에서는 한국 가수들이 돈을 받고 공연을 하는 것도 좋지만 라스베가스나 리노 같은 대형 리조트가 아닌 인디안 보호구역내 도박장에서 공연을 하는 것은 “날보러 와서 도박하세요”하는 것과 같으니 자제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거지 주변에 이같이 도박시설이 늘어나고 한인사회내 도박 중독의 병폐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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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남,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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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에 대마초에 스포츠도박을 허락하는 미친 정부가 있는데... 시민들도 미쳐가지... 세금으로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정치인들과 공무원들... 나라를 통채로 말아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