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드러운 맛에 인기, 커피 시장에 새 바람
▶ 이디야, 유명 바리스타와, 168시간 저온숙성시킨
이디야커피와 손잡고 다양한 콜드브루 음료를 선보이고 있는 월드바리스타챔피언 데일 해리스가 커피 추출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이디야커피>
니트로 스위트. <사진제공=이디야커피>
콜드브루가 확고부동했던 에스프레소의 왕좌를 넘보고 있다.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카라멜마키아토 등 카페 메뉴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복잡 다양한 커피 메뉴는 한마디로 에스프레소에 물이나 우유, 크림이나 시럽을 더해 맛을 낸 음료들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고온고압으로 추출해 낸 뜨겁고 진한 에스프레소 대신, 차가운 물에 천천히 우려낸 콜드브루 커피에 부재료를 첨가한 콜드브루 배리에이션 음료가 점차 늘고 있는 것. 차가운 음료가 사랑받는 여름철을 맞이해 올해는 콜드브루가 커피 전문점의 ‘대표 음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철없는 아이스 음료 인기 덕에 웃는 ‘콜드브루’=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콜드브루는 마니아들의 커피일 뿐 대중적인 커피라고는 할 수 없었다. 과학 실험에 쓰일 법한 생김새의 추출 기구로 10시간 안팎의 시간을 들여 추출해야 하는 탓에 파는 곳도 많지 않았다. ‘더치커피’라는 이름으로 막 인기를 얻기 시작하던 즈음에는 장시간 우려내는 특유의 추출법 탓에 위생 문제가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콜드브루의 가능성을 본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속속 콜드브루 판매에 뛰어들면서 제품 가짓수는 물론 관련 시장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콜드브루 음료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은 2,000만 잔을 돌파했다. 올 들어 5월까지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었으며 이 기간 판매된 아이스 음료의 약 20%가 콜드브루였다.
이처럼 콜드브루가 큰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콜드브루만의 부드러운 맛과 독특한 향이 에스프레소 기반 커피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간 점을 들 수 있다. 또 업계에서는 아이스 음료에 대한 높은 선호도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매장 수 2,500개를 돌파하며 국내 커피 전문점 가운데 가장 많은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아이스 음료의 판매량은 뜨거운 음료를 압도하고 있다. 실제로 2012년 아이스 음료 판매량이 처음으로 전체 음료 판매량의 절반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전체 판매량의 60%에 육박했다.
콜드브루 매출이 늘어나면서 콜드브루 메뉴도 다양해지고 있다. 올여름을 겨냥해 이디야커피에서는 니트로 스위트, 콜브브루 화이트 비엔나 등 신메뉴를 출시했고 카페베네에서는 콜드브루 샷으로 만든 달콤한 바닐라 라떼에 바닐라 젤라또를 얹은 ‘콜드브루 바닐라 젤라또라떼’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웠다. 투썸플레이스는 콜드브루에 에스프레소를 섞은 ‘더블브루’와 새로운 디저트 ‘크렘슈’로 TV 광고까지 선보였다. 스타벅스커피에서도 지난 4월부터 여름 프로모션을 시작하며 콜드 폼 콜드브루, 나이트로 쇼콜라와 나이트로 쇼콜라 클라우드 등을 출시했다.
◇ 월드바리스타 챔피언의 커피 ‘이디야’ = 콜드브루의 인기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적인 추세다. 지난해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린 바리스타들의 월드컵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WBC)의 우승자 역시 콜드브루로 챔피언 자리를 거머쥐었다. 2017년 WBC 챔피언인 영국 출신의 바리스타 데일 해리스(Dale Harris)는 다양한 화제를 뿌린 챔피언이기도 하다. 현재 시장에서 최고의 원두로 평가받고 있으며, 대부분의 경쟁자가 경기용 원두로 사용한 에티오피아 산 파나마 게이샤 대신 엘 살 바도르 원두로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콜드브루 베이스에 질소와 다양한 첨가물을 넣어 새로운 커피를 선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한 9년에 걸친 도전 끝에 세계 챔피언에 등극한 스토리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 행사를 주관했던 이디야커피는 데일 해리스와 전략적 협업을 맺고 콜드브루 메뉴를 공동 개발하고 마케팅 하는 등 콜드브루 시장의 승기를 잡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데일 해리스와 이디야 커피는 콜드브루 원액을 기반으로 다양한 메뉴를 개발하기 위해 원액 제조 과정에서부터 많은 공을 들였다. 단맛과 바디감 등 균형 잡힌 밸런스를 맞추도록 168시간 저온숙성과 스프레이 추출 공법을 적용했고, 전 세계 커피 산지의 원두 테스트를 통해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과테말라 3종의 스페셜티커피를 블렌딩한 원두를 사용했다. 로스팅 후 고속 냉각 처리해 향미 손실을 방지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출시한 첫 제품은 니트로 스위트와 콜드브루 라떼, 콜드브루 화이트비엔나 3종이다. 니트로 스위트는 콜드브루에 달콤한 맛을 더하고 질소를 주입해 깊은 향을 냈으며 콜드브루 화이트비엔나는 크림의 묵직한 달달함과 화이트 초콜릿, 몰트 향의 풍미를 살렸다. 이 가운데서도 이디야커피는 니트로 커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은 지난해 3월 니트로 커피를 출시하면서 “기존 커피 관념을 깨는 획기적인 커피 추출방법으로 세계 커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차세대 커피”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디야 커피 측은 “데일 해리스와 니트로커피 관련 제품 공동 개발은 물론 인스턴트 커피 및 병·캔음료 제품 공동 개발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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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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