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한국의 대학입시 모습은 해가 수십번 바뀌어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과거 내가 대학 문을 두드리기 위해 시험을 치르는 날 후배들이 시험장까지 나와 교가를 나와 선배들을 응원했고, 어머니는 시험 끝날 때까지 교문 밖에서 기다리며 기도를 하셨다.
한국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라면 다 알겠지만 이상할 만큼 대학입시 시험을 치르는 날이면 기온이 크게 떨어지곤 했다. 교실 안에서 시험을 치르는 학생들도 한기를 느끼는데 밖에서 딸이 시험을 잘 치르게 해달라며 기도를 드리는 어머니는 얼마나 추우셨을까 하는 기억을 지금도 이따금 떠올리는데, 그때마다 가슴이 찡함을 느끼게 된다.
당시 한국의 대학입시는 수험생들에게는 절대 절명의 과제다. 대학진학은 한국 특성상 취직 등 장래와 너무 밀접해 있고, 시험도 일 년에 단 한번으로 끝났으니 실패 또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수험생들은 재수, 삼수를 감수하면서도 도전을 멈출 수 없었다. 그 기본 모습은 현재도 거의 그대로인 것 같다. 다만 대학 졸업 후 취업을 못하고 있는 고학력자만 해마다 양산돼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을 제외하곤 말이다.
미국의 SAT시험장 역시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이달 초 가까운 인척의 부탁으로 이달 초 그 집 아이를 SAT 시험장에 데려다 주다 보니 수많은 차량들로 이른 아침부터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도로는 북새통이었고, 일부 부모는 주변에 주차를 한 뒤 시험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기다림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산책 삼아 학교 앞을 왔다 갔다 하다 시험 응시자들의 명단표가 눈에 들어왔다. 대충 봐도 600명은 족히 넘을 것 같은 학생들이 시험에 응시했고, 김 씨 성 응시자들이 가장 많은 것도 흥미로웠다. 그늘 진 화단에 앉아 대화를 나누는 한인 어머니들의 대화도 귀에 들려왔다. 주로 자녀의 과외활동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SAT나 ACT점수는 대학입시에서 여전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학들 사이에서 이 점수를 요구하지 않는 학교들이 증가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직 대부분의 명문대들은 이를 필수로 요구하고 있다. 대학 수업 수강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니 일단은 높은 점수를 받아둬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고 하겠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고득점이 합격을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란 점도 이 기회에 학부모들에게 말씀드리고 싶다. 물론 지원한 대학의 수준에 훨씬 미달한다면 당연히 좋은 평가를 얻지 못함은 물론이지만 말이다.
때문에 대학 과거 신입생들의 점수를 살펴보고 어느 정도 상위권 점수대에 이르렀다면 다른 준비에 더 많은 신경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SAT나 ACT 점수는 입학사정의 한 부분이지 전부는 아니다. 그래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으려고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야 한다. 여기에 너무 많이 매달리게 되면 다른 중요한 것들이 소홀해 질 수 있다. 포괄적 입학사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성적과 이 점수, 그리고 도전적인 과목들에 대한 학업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명문대일수록 우수한 지원자들이 몰리기 때문에 아카데믹한 부분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무엇인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 입학사정관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다. 그리고 이는 요즘 입시의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제 12학년이 되는 학생들은 이런 점들을 잘 이해하고 입시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구체적인 플랜을 통해 모든 요소들이 골고루 제대로 준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를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자신이 내세울 만한 것이 무엇인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미래 무엇을 하고 싶은지 등을 솔직담백하게 숙고해 보자.
이날 시험을 치른 모든 학생들이 원하는 점수를 받기를 기대하면서 여름방학을 맞아 긴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한 번 깊이 생각해 보고 실천에 옮기는 노력이 중요한 때임을 당부하고 싶다. (855)466-2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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