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음악 감상실 “디 쉐네’, “세시봉”, “카네기” 등 에서 “디 제이”로 시작한 그의 음악 인생은 1961년 KBS 라디오에서 매주 수요일 오후 “히트 퍼레이드” 에서 진행을 담당했고 이때 좋은 반응을 얻은 그는 때 마침 새롭게 개국하는 동아방송의 개국 요원으로 특채가 된다.
1962년 동아방송 프로듀서로 입사하면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 그는 입사 후 “팝송 탑 텐”, “가요 탑 텐” 등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 후 수많은 포메이션을 만들어 한국 라디오 방송계와 음악계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이정표를 제시했다.
- 동아방송 프로듀서로 입사한 후 어떤 일을 했었나?
▶1963년 4월 25일 동아방송이 개국을 하면서 음악감상 프로듀서로서 주간 프로그램 12개를 담당했다. 이 가운데 “Top Tune Show”를 기획하여 미국의 최신음악을 매일 방송하는 파격적인 시도를 하면서 한국가요 매일 신곡을 레코드 회사 발매 기준으로 소개하는 “오늘의 가요”도 담당하면서 팝송, 가요 모든 분야를 담당했ㄷ. “팝송 탑텐쇼”와 “가요 동아 베스트 텐” 을 매주 토요일마다 기획 방송했는데 이것이 한국에서 최초의 팝송 탑텐과 가요 탑텐 프로그램이 되었다. 허나 개국 기획때부터 “탑툰쇼”를 통해 방송에서 최초로 디스크 자키를 개발하고 직접 방송을 하겠다는 시도는 프로듀서가 마이크를 잡고 방송하는 건 불가하다는 아나운서들의 반발 때문에 좌절되었다. 대신 아나운서 실장인 전영우 아나운서가 3개월동안 진행했다.
- 음악 인프라가 전무한 그 당시 상당히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텐데 ?
▶최신 음악 음반 구입, 자료, 용어 그리고 정보 등 모든 것이 하나도 충족되지 않았던 시기 였던 때였다. 일례로 “비틀스” 출연 이후 많은 보컬 그룹들이 탄생 했었는데 이 당시 사용한 용어들 중 하나가 “ 그룹 사운드”가 있는데 이것은 영어에 없는 말이다. 즉 일본에서 그들 나름대로 “구르뿌 싸운즈”(Group Sounds) 로 표기하던 것을 한국에서 그대로 들여다 “그룹 사운드” 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1970 년 이후 “구루뿌 싸운드” 란 말은 사용하지 않는 용어가 되었다. 우리가 자주 쓰고 있는 용어 “낭만” 이란 용어도 이 경우와 같다. 프랑스 말 “Roman”(로망- 영어의 Romance) 을 일본에서 한자음으로 “낭만(浪漫)”이라 쓰고 일본 발음 “로만”으로 쓰는 것을 한국에서 그대로 들여다 “낭만” 이라 즐겨 쓰는 아이러니가 되었다. 그러나 정작 요즘 일본에서는 한자 浪漫(로망) 이란 말을 쓰지 않고 버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낭만파, 낭만주의, 낭만음악이란 용어를 계속 사용하고 있다.
- 최동욱씨 음악 감상실, 방송국 진출 이후 어떤 사람들이 뒤를 따랐나 ?
▶내가 1961년 음악실 “메트로”에서 일할 때 보조로 서울대 사범대학 3학년에 재학중이던 정흥숙 (후에 MBC 아나운서, 중앙대학교 가정 대학다운 역임), “세시봉” 에서는 서울대 미대를 중퇴한 조용호와 이선권이 있었고 명동 입구 남대문로 2가 미도파 백화점 옆에 세워진 시대 백화점 1층에 “스카라” 음악실이 생겼고 MBC 아나운서 원종광, 중앙대학교에 다니던 이종환이 일을 했었다. 그 후 종로 2 가에 개설된 “뉴 월드”에서 내가 실장으로 이종환, 김준, 이석 ,이귀철, 정흥숙 등이 함께 일했다.
- 최동욱 방송 진출 이전에는 아나운서 전성시대 였는데 그것을 타파할때 까지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 ?
▶지금도 그날 그 순간이 생생하게 떠 오른다. 1964년 10월 내가 한국방송 사상 처음으로 아나운서가 아닌 프로듀서가 마이크를 잡는 순간에 많은 아나운서들, 기술부 직원들 모두 나와 나의 첫 방송을 지켜 보았다. 우려와 긴장이 가득찬 그날의 스튜디오. 방송이 무사히 성공적으로 끝나자 모두 조용히 각자 제 자리로 돌아갔다. 만약 그 때 내가 실수를 했었다면 아나운서실 소속 직원이 아니면 한동안 마이크를 잡지 못 했을 것이다. 그 기간이 10년 인지 20년인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내가 이분야에서 개척자이면서 선구자 역할을 한 셈이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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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문 라디오 DJ 및 팝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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