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회 미주 윤동주 문학상 수상작과 심사평
윤동주 미주문학상 첫 수상자로 노세웅씨의 ‘윤동주의 저녁’ 외 10편을 선정했다.
자천, 타천으로 응모한 32인 중에 저명한 시인들도 있고 무명의 시인들도 있었다. 윤동주의 시편에서 시어를 찾고 동주를 사모하는 시편들이 감동적이었다. 최종심에 오른 7인은 모두 윤동주 문학상을 받을 만한 분들이었지만 부득이 수상자 한 분을 선정해야 하는 사정으로 심사위원들은 장고 끝에 노세웅씨를 수상자로 결정했다.
시를 대하는 겸손함, 정직함, 윤동주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그의 시편 속에 나타나 있다. 그리고 일상의 생활에서 건져 올리는 소박한 시들이 그가 살고 있는 시대와 사회를 반영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한국에서 온 이민자가 무엇을 시로 쓰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이영묵과 장혜정).
백순 박사는 다음과 같이 노세웅의 시편들을 평하고 있다.
노세웅의 시는 윤동주 시인의 3가지 시 사상을 드러내고 있다. “만인의 심금을 울리는 시 한편을 쓰는 일”(‘아메리카 드림’에서)의 순수함, “전쟁에 시달리는 아이를 생각하면… 남은 음식을 바라보며 용서를 빈다” (‘땅끝 마을’에서) 의 기독교사상, 그리고 “점퍼 케이불을 갖고 다닌다 빚을 갚기 위하여” (‘빚과 빛’에서)의 결초보은의 뜻, 초심을 잃지 않는 마음이 그것이다.
노세웅씨는 미국 안에 유일한 워싱턴의 윤동주 문학회 창립부터 지금까지 14년을 총무, 부회장, 회장 직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이사장을 맡고 있는 헌신적인 분이다. 그는 동주처럼 겸손하며 스스로 시인이란 말도 사양하며 시를 써오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서시’로 2007년 데뷔한 후 시향 동인, 워싱턴 문인회원으로 조용한 문필가이며 여행가. 그의 시에는 동주처럼 기독교적인 사상이 깔려있지만 동주의 아름다운 슬픔을 넘어 풍자 외 해학이 그의 시문학의 중요한 일부를 이루고 있다(‘우루과이’ ‘두 도시 이야기’. 그가 살고 있는 미국에서 만난 사마리안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쓴 ‘빚과 빛’, ‘또 다른 천사’, 코리아 타임즈 창간호를 찾은 기쁨과 감사를 담은 ‘365불’, 흑인들의 영가가 들리는 ‘뉴 올린즈 황혼’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아름다운 시회, 우정이 있는 사회를 지향하는 시인이 첫 윤동주 문학상 수상자가 되었다. 윤동주를 닮은 시인이 선정의 가장 큰 사유가 되었다.
명계웅(문학평론가) 심사위원은 박경주의 시편을 추천했다.
산문적인 내용을 은율과 이미지로 결합한 시어를 압축시켜, 절실한 내면적 갈망이 승화된, 누구나가 공감할 수 있는 시로 소통되는 작품들이어서 추천한다고 밝혔다.
윤동주 미주문학상은 원래 한 분에게 수여하는 규정을 깨고 1.5세대 재미시인 가운데 한글과 영어로 응모한 탄야 고(고현혜)의 ‘푸른꽃’외 10편을 우수상으로 정했다.
고현혜의 시 ‘푸른꽃’은 인간의 죄성과 인간의 역사성을 간결한 시어로 형상화 하고 있다. 악을 선하다고 포장하는 인간의 원죄(‘지금 순자는 내 안에 살고 있나?’)를 은유하고 있으며, 역사의 지우개에 파묻힐 푸른꽃의 역사를 증거 해야 하는 역사적 사명을 형상화 한다(“수 많은 푸른 별들이… 무거운 내 문의 빗장을 열어 이 새벽에 나를 깨운다”)(백순).
1.5세대를 대표하는 미국 속의 한국여류시인, 한글과 영어로 시를 쓰는 시인의 작품 속에서 식민지 시대의 한 단면을 연작시로 만들어 낸 솜씨가 선정의 사유가 되었다. 윤동주가 살았던 일본식민지시대 공간에 가련한 조선의 여자가 미국에 살고 있는 젊은 여류시인의 시편 속으로 들어와 푸른꽃으로 피어났다가 깨끗한 학으로 날아간다. 동주의 인간애가 푸른꽃으로 피었다가 학으로 날아가고 있다. 동족으로서, 여자로서 슬픈 역사를 한 편의 담담한 시편으로 옮겨놓을 수 있는 문학적 역량을 높이 평가한다. 1.5세대도 윤동주를 사랑하고 존경하는 한인들의 미래에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최연홍)
<홍희경 연세대미주총동문회 회장·최연홍 윤동주미주문학상 위원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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