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프여왕’ 박인비 통산 3번째 우승 향해 야심찬 출사표
▶ 열대성 저기압으로 인한 코스 악조건 극복 여부가 관건
이달 한국에서 벌어진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한국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박인비는 뜨거운 상승세를 안고 US여자오픈 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뉴시스>
세계랭킹 1위인 ‘골프여왕’ 박인비가 이번 주 세계 여자골프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73회 US여자오픈 골프 챔피언십에서 자신의 통산 3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오는 31일부터 앨라배마 쇼얼크릭의 쇼얼크릭 골프&컨트리클럽에서 나흘간 펼쳐지는 US여자오픈은 단연 여자골프 가운데 최고의 대회다. 여자대회 중 가장 많은 500만달러의 총상금이 걸려 있는 데다 권위와 전통에서 다른 4개 메이저 대회들보다 한 수 위의 대회다. 여자골퍼라면 누구나 가장 원하는 타이틀이 바로 ‘US여자오픈 챔피언’일 것이다.
이미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리우올림픽 금메달까지 따내면서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고 명예의 전당 입성자격까지 확보해 놓은 박인비도 예외는 아니다. 여자골퍼로서 아직 이루지 못한 목표가 거의 없는 박인비는 올해 초 자신의 목표로 “US여자오픈에서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29일 기자회견에서도 “US여자오픈 챔피언이라는 것은 당연히 (LPGA 골퍼로) 최고의 영예”라면서 “그 때문에 US여자오픈은 항상 한 해 전체 스케줄 가운데 가장 이기고 싶고, 잘하고 싶은 대회”라고 말해 이 대회 우승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메이저 7승을 포함, LPGA투어에서 19승을 올린 박인비는 지난 2008년과 2013년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바 있어 이번이 통산 3회 우승 도전이다. LPGA투어 2년차였던 지난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박인비는 만 19세의 나이로 헬렌 알프레드슨(스웨덴)을 4타차로 완파하고 자신의 생애 첫 LPGA투어 타이틀을 최고 메이저 대회에서 따냄과 동시에 그 과정에서 박세리가 세웠던 대회 최연소 우승기록(20세)을 깨뜨렸다. 또 5년 뒤 US오픈에서는 김인경을 역시 4타차로 제치고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US오픈을 2회 우승했을 뿐 아니라 그해 첫 3개 메이저 타이틀을 휩쓸어 LPGA 역사상 단 두 번째로 3연속 메이저 석권 위업을 달성했다. 생애 두 번의 US오픈 우승이 모두 큰 역사적인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박인비가 3번째 US오픈 정상에 오른다면 이는 LPGA통산 7번째 위업이 된다. 앞선 6명 가운데 여자골프가 본격적으로 세계화된 1990년대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US오픈 3승을 달성한 선수는 영원한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한 명뿐이다. 박인비로서는 꼭 올라가고 싶은, 탐나는 고지가 아닐 수 있다.
또 한 가지 US오픈 타이틀이 탐나는 이유는 ‘상금’이다. 지난 2008년 박인비가 생애 첫 타이틀을 US오픈에서 따내면서 받은 우승상금 58만5,000달러는 아직도 그녀가 한 대회에서 받은 최고상금 기록으로 남아있다. 이후 18승을 더 올렸지만 그중 최고상금은 5년 뒤인 2013년 US여자오픈에서 두 번째 우승해 받은 58만5,000달러로 2008년 우승상금과 똑같았다. 하지만 이번에 우승한다면 그녀의 최다 우승상금 기록은 90만달러로 훌쩍 뛰어오른다. 지난해부터 US여자오픈 총상금이 500만달러로 점프하면서 우승상금도 역대 최고인 90만달러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역시 자신의 첫 LPGA투어 타이틀을 US오픈에서 따냈던 박성현은 우승상금 90만달러를 받아 박인비의 한 대회 최다상금 기록을 한 방에 뛰어넘었었다.
첫 US오픈 우승 후 5년 뒤인 2013년에 2번째 US오픈 우승에 성공한 박인비가 또 다시 5년 만인 올해 3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릴 지도 관심거리다. 올해 박인비의 상승세를 보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박인비는 지난 3월 파운더스컵에서 우승한 뒤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인스퍼레이션 공동 2위, 롯데 챔피언십 공동 3위, LA오픈 공동 2위에 올랐고 이번 달엔 한국에 돌아가 자신의 첫 한국무대 타이틀을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따내는 등 뜨거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역사적 우승트로피를 US오픈에서 따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한 가지 변수는 날씨로 인한 악조건이다. 이 지역을 덮친 열대성 저기압 ‘알버토’(Alberto) 영향으로 인해 쇼얼크릭은 코스가 온통 젖어있는 상태다. 악천후로 인해 연습라운드가 모두 취소된 29일 기자회견에 나선 박인비는 “올해 대회는 나의 US오픈 경험에서 가장 비가 많은 대회일 것 같다”면서 “US오픈에선 진흙 묻은 볼을 집어 들어 닦은 뒤 플레이하는 룰(lift, clean and place)이 적용되지 않기에 계속 그렇게 플레이하며 연습했다. 이번 주에도 그 룰은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크리스티 커와 폴라 크리머는 올해만큼은 그 룰이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USGA(미 골프협회)는 아직까지 한 번도 US여자오픈에서 이 룰을 적용한 적이 없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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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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