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드 자카리아
마침 지난주가 교사들의 노고를 기리는 ‘스승에 대한 감사 주간’(Teacher Appreciation Week)이었기에 그에 관한 글을 쓰려했으나 보다 화급한 주제가 끼어드는 바람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바로 그것이 오늘날 미국의 교사들이 처한 곤경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적절한 은유다.
우리는 긴박한 현안이 중요한 이슈를 밀어내는 미디어 환경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주에는 내 계획을 고수할 것이다.
미국의 대서부를 무대로 한 묵직한 장편소설 “에덴의 동쪽”에서 작가인 존 스타인벡은 이렇게 말한다. “이 나라에서 예술과 과학의 저장고는 학교였다. 교사들은 학문과 예술의 횃불을 비바람으로부터 보호해가며 다음 세대로 전달해주었다…교사는 지식인의 전형이자 사회적 지도자였으며, 여교사는 의심의 여지없이 최고의 신부감이었다. 실제로 아들이 교사와 결혼한 가정은 자부심에 부풀어 우쭐댔다.”
(20세기 초반을 시간적 배경삼아) 스타인벡이 그린 그림은 박봉으로 인해 평균적인 풀타임 노동자들에 비해 부업을 해야 할 가능성이 다섯 배나 높은 현재 미국의 교사들의 모습과는 하늘과 땅만큼이나 큰 차이가 난다.
중산층의 임금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해온 것은 우리 모두가 익히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미국 교사의 평균 봉급은 지난 15년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반면 건강비용은 상당 폭으로 치솟았다.
경제전문지인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교사들은 같은 수준의 교육을 받는 다른 전문직 근로자들이 벌어들이는 소득의 60%를 손에 쥔다.
전국의 많은 주에서 교사의 평균 연봉은 5만 달러 미만이다. 바로 몇 개월 전 웨스트버지니아의 교사들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고, 주정부는 봉급을 5% 인상해 연평균 4만 8,000달러로 상향조정하는데 합의했다.
다른 많은 주와 마찬가지로 웨스트버지니아는 10년 전 금융위기 당시 삭감했던 교육예산을 복원하지 못했다.
예산 및 정책우선순위센터(Center for Budget and Policy Priorities)의 보고서에 따르면 파업을 단행한 6개주 가운데 5개 주의 지난해 현재 학생 1인당 교육예산(인플레 감안)은 10년 전 수준에 비해 여전히 8%에서 28% 가량 낮다.
교육정책연구소(Learning Policy Institute)의 린다 달링-해먼드는 낮은 임금과 자원부족으로 미국의 교육자들은 탈진상태에 빠졌고, 이직율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2배가량 높다고 지적했다.
린다는 교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미국인들의 수가 35%나 줄면서 교사 부족사태가 심각한 상태에 이르자 전국의 학교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자격이 미비한 10만 명의 교사를 채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도 자격을 갖춘 미국인 교사를 찾지 못해 많은 교육구가 필리핀과 같은 저임금 국가에서 교사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렇다고 모든 게 낮은 임금 탓만은 아니다. 1960년대 캘리포니아에서 일을 시작한 한 베테랑 교육가는 학급용품이 넘쳐나고, 교사훈련 세미나에 자주 참석하면서 뿌듯함을 느꼈던 과거의 ‘황금기’를 회상했다.
오늘날 교사들은 시간도 돈도 없다. 최근 공립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서 전체의 94%가 학급 비품을 자신의 주머닛돈으로 구입한다고 대답했다. 변제조차 받지 못하는 이 같은 지출이 연평균 479달러에 달한다.
거듭 말하지만 돈만이 문제의 전부가 아니다. 교직이 부에 도달하는 통로였던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한때 교사들은 존경을 받았고, 스타인벡의 인용문에서 보듯 상당한 지위를 누렸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교육분과 책임자로 지난 수년간 교육과 관련해 국가들 사이의 우열비교를 실시한 안드레아스 슈레이처는 싱가포르, 핀란드, 한국 등 공립교육 부문에서 최고의 점수를 받은 나라들은 합리적 수준의 봉급을 제시해 우수한 대학졸업자들을 교단으로 유도했고, 교육 전문인력 개발에 과감히 투자했으며, 사회 공동체 역시 교사들에게 깊은 존경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군인들과 마주쳤을 때 국가에 대한 그들의 봉사에 고마움을 표시한다. 공립교 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마지막으로 전했던 때가 언제였던가?
물론 교육은 대단히 복잡한 주제다. 교사의 봉급과 학생의 성취 사이에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가리키는 연구보고서가 있긴 하지만 그저 돈을 많이 사용한다 해서 좋은 결과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맞다, 교육관료체계는 경직되어 있고 종종 비도덕적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핵심 문제를 가리고 있다: 지난 30년에 걸쳐 정부와 관료들, 공공부문 전반에 가해진 공격으로 인해 이제 교직은 감사를 받지 못하는, 생색나지 않는 직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직은 다른 모든 직업을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단 하나의 직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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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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