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드 자카리아
젭 부시는 도널드 트럼프가 “혼돈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이번 주, 트럼프는 그에 걸맞는 행동을 취했다.
그는 미국의 가장 가까운 유럽 우방국들을 포함해 사실상 전 세계의 기대를 저버렸고, 지구촌의 가장 불안정한 지역인 중동의 긴장을 한껏 고조시켰다.
우선 트럼프의 이란 핵합의 탈퇴 결정의 논리 자체를 이해하기 힘들다.
만약 그의 말대로 이란이 위험하고 악의적인 존재라면 테헤란의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고 상시감시 체제 아래에 놓아두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다.
테헤란이 현재보다 한층 엄격한 새로운 핵 협정에 동의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이란 핵협정과 동일한 조건이 북한에 적용될 경우 평양은 수십 년에 걸친 노력의 결실인 핵무기를 모두 파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은둔의 왕국으로 알려질 정도로 폐쇄적인 국가인 북한은 대대적인 외부 핵 사찰과 감독에 동의해야 한다.
트럼프의 결정 뒤에 숨은 전략은 아마도 북한의 정권교체일 것이다. 그의 최측근 보좌관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경제 제재와 이란 내 반체제 무장단체들에 대한 지원 그리고 테헤란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한 미국의 군사개입을 이란에 대한 최상의 접근법이라고 주장해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연방하원의원 시절, 오바마 행정부와 이란의 핵 협상을 맹렬히 비난하면서 협정 대신 이란에 2,000회에 가까운 대대적인 공습을 단행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얼룩진 과거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이란 국내에서 거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반정부 무장단체 MEK에 적극적인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정권교체를 이루는 방안을 그 어느 때보다 더욱 강력히 밀어붙일 태세다.
볼턴과 트럼프의 변호사로 선임된 루디 줄리아니는 모두 거액의 사례비를 받고 MEK를 지지하는 연설을 한 바 있다. 또한 볼턴은 지난 7월 파리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란이 오는 2019년 이슬람 공화국 탄생 40주년을 기념하지 못하도록 테헤란의 정권교체를 주진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트럼프의 최측근 보좌관 세 명은 이란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을 제외하곤 그 누구도 생각조차하기 힘든 극단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이란은 억압적이고 반미적인 정권으로 중동 전역에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으며 종종 미국의 이익에 해를 끼친다.
그러나 이란은 중동지역에서 수백 년간 힘과 영향력을 행사해온 고대 문명 가운데 하나다. 단순히 테헤란의 정권교체만으로 이란과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미국의 견해는 환상에 불과하다.
이란은 지난 4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미국의 압력과 제재를 견뎌냈다. 설사 현재의 테헤란 정권을 붕괴시키는 게 가능하다고 해도, 주변 정세로 볼 때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다.
지난 20년간 중동에서 얻은 교훈은 정권교체가 혼란, 전쟁, 대규모 난민, 종파분쟁 등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이다. 이는 이미 문제투성이인 나라에서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과 다름없다.
이쯤에서 중동 이외의 지역에서 발생한 정권교체 기록을 살펴보자. 과테말라의 자코보 아르벤즈처럼 반미적인 인물이 새로 권력을 쥐건, 아니면 사우스 베트남의 고 딘 디엠과 같은 친미성향의 지도자가 출현하건 간에, 정권교체는 늘 이전보다 심한 불안정을 초래했다.
이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영국과 미국이 배후조종한 쿠데타로 국민에 의해 선출된 직선 정부가 축출됐는데, 바로 이것이 이슬람 공화국의 탄생을 가져온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지금도 공화국 정부의 정통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한다.
20세기로 접어든 후 발생한 쿠바 해방운동에 미국이 강권적으로 개입한 것 역시 다시 살펴보아야 할 문제다. 미국의 지나친 개입은 오늘날까지 쿠바 정부가 활용하는 반미주의 유산을 남겼다. 민족주의를 잘못 판단하고,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이 미국 대외정책의 핵심 실책일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이 민족주의 열기에 사로잡힌 국가들의 개방을 도와 자본주의와 교역, 국제적인 접촉으로 인도했을 때 독재국가들의 가장 위험한 요소들이 제거됐다.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중국은 마오쩌둥 정권 당시에 비해 훨씬 형편이 좋아졌고, 책임 있는 국가로 변모했다.
사람들은 종종 소련을 상대로 한 로널드 레이건의 캠페인을 예로 들어 악의 제국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 해당국 정권교체 달성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그들은 전체 스토리의 절반만 기억하고 있다. 레이건이 소련을 압박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레이건은 미하일 고르바초프의 개혁성향을 간파한 이후 그를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지지했으며, 그를 위해 양보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레이건은 국내 보수주의자들로부터 소련이 냉전을 승리로 이끄는데 기여하는 멍청이로 매도당할 정도로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이란은 만만치 않은 정권이 집권한 까다로운 국가다. 그러나 내부에는 핵합의가 세계와 통합하고, 정상화를 이루는 통로가 되어주기를 희망하는 온건분자들도 존재한다.
이 같은 온건세력은 주류가 아니지만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만만치 않은 힘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미국은 결코 신뢰할 수 없는 상대이고, 사우디는 철천지원수”라 믿는 이란 내 강경분자들도 상존한다. 강경집단은 자기의존(self-reliance)과 경제적 자급자족, 그리고 시아파 이념 전파를 자체 전략으로 내세운다.
도널드 트럼프는 그들의 전략이 옳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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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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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2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이란은 자기나라를 우세한 나라로 만들기위해 자기들의 개임에 다른나라들을 불어들인다. 미국은 그런 개임을 싢어한다.
이사람의 프로그램 CNN GPS, 많은 문제들을 정확하게 집고 넘어가는걸 보며 똑똑하고 치우치질 않았구나 하며 가능하면 빼지않고 자주 보는편이다. 그런데 프럼프 그리고 미국의 강경파의 숨은 정책이 이북의 정권교체 라 했는데 난 그것도 포함 되지만 그보단 북한의 핵 과 화학무기...등 대량살상무기를 미국을 철천지 원수처럼대하는 나라나 단체에 공급 혹은 팔아 그들이 미국을 공격할까 겁을낸다고 생각한다. 난 모든 이들이 악은 악을 낳고 선은 사람들을 천사로 만든다는걸 믿었으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