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포될때 ‘오븐에 음식 꺼내고 가겠다’ 태연
▶ 가끔 투덜대던 노인***이웃·인척도 “상상못해”
조셉 디앤젤로의 범행지역.[AP]
1976년부터 1986년까지 캘리포니아 전역을 공포에 떨게 한 일명 ‘골든스테이트 킬러’로 알려진 연쇄살인·강간범 조셉 제임스 디앤젤로가 새크라멘토 지역에서 무려 42년 만에 체포된 가운데, 그의 극악한 범죄행각과 범행동기, 과거사 등이 밝혀지면서 캘리포니아주 주민들이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다.
디앤젤로는 1976년 여름 새크라멘토 카운티의 한 가정집에 침입해 젊은 여성을 성폭행한 것을 시작으로 70년대 후반까지 북가주 지역을 돌며 무단침입 및 강간을 일삼아 오다,
1978년 란초 코도바에서 산책하던 공군하사 브라이언 맥고리 부부를 총으로 쏴 죽인 것을 시작으로 그다음 해부터 본격적으로 연쇄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했다. 그 뒤 디앤젤로는 1986년 어바인에서 18세 여성을 강간, 살해한 것을 마지막으로 이달 체포되기 전까지 종적을 감췄다. 디앤젤로에게 당한 피해자 여성 연령층은 13세부터 41세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앤젤로, 그는 누구인가?
디앤젤로는 뉴욕주 배스 출신으로 1964년에 폴섬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새크라멘토 주립대학에서 형사행정학(criminal justice)를 전공한 후, 1973년에는 중가주 튤레어 카운티 엑세터시에서 경찰관으로 근무했다.
이후 1976년에 새크라멘토 인근 플레이서 카운티 아우번시 경찰국으로 이전해 경찰직에 계속 종사했지만, 3년 후인 1979년 약국에서 망치 등을 훔친 혐의로 해고됐다. 첫 범행이 1976년에 발생한 것을 미뤄볼 때, 디앤젤로는 이미 아우번 경찰국에서 근무 중 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하며 연쇄살인·강간범으로 거듭난 것으로 보인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27일 범행 이후 40여 년간 트럭 수리공이자 평범한 이웃 노인으로 숨어 살아온 드앤젤로의 이중적인 삶을 파헤쳤다.
그는 새크라멘토 경찰에 의해 주거지인 시트러스 하이츠에서 체포될 당시에도 부엌 오븐 속에 굽고 있는 음식이 있으니 꺼내고 오겠다며 태연한 모습을 보였다. 12명을 살해하고 46명을 강간했으며, 100여 건의 강도행각을 벌인 희대 흉악범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는 마당에서 오래된 낚싯배와 자전거 등을 수리하면서 트럭 열쇠를 찾지 못하면 간혹 혼자 욕설을 지껄이며 화를 내는 평범한 늙은이였다고 이웃은 기억했다.
드앤젤로의 삶에 대해 별로 알려진 게 없지만, 그는 작년 퇴직할 때까지 최근 27년간은 세이브 마트 슈퍼마켓의 배송센터 트럭 수리공으로 일했다.
놀랍게도 그는 범행이 시작되기 직전인 1973년 변호사였던 아내 섀런 M.허들과 결혼했고 세 딸을 낳았다. 그는 1970년 칼스테이트 새크라멘토 대학에서 범죄학으로 학위를 받을 때 아내 허들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딸 중 한 명은 응급실 의사가 됐으며, 한 명은 캘리포니아대학(UC) 계열을 졸업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그는 아내 허들과는 이혼했으며 이후 딸 미샤, 그리고 손자와 살아왔다.
드앤젤로의 처남은 지역언론에 "그가 범인인 줄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드앤젤로가 이혼 후 아내와는 왕래가 없었고 가끔 문자를 보낸 적은 있다고 했다.
FBI가 공개했던 디앤젤로가 범행당시 사용했던 스키 마스크들.[AP]
■그의 범행 동기는 무엇인가?
디앤젤로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현재까지 전문가 및 관계자들이 대체로 동의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디앤젤로는 성적 가학증을 겸비한 사이코패스 기질이 있으며, 해고를 당한 충격으로 폭력성이 증폭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디앤젤로는 해고 이전 주로 강간 범행을 저지른 것에 비해, 해고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연쇄 살인을 시작했다.
연쇄살인범 심리 연구 전문인 제임스 리비스 심리학자는 “해고와 같은 충격으로 범죄자가 가지고 있는 성적 가학증이 살인 충동으로 발현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살인 충동이 연쇄살인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보통 이미 이 같은 성향이 내재돼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 증언에 따르면 디앤젤로는 강간 범행 중 피해자 여성에게 “보니, 당신을 증오해”라는 말을 반복했다. 보니 진 콜웰이라는 여성은 디앤젤로가 24세 때 약혼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콘트라코스타 카운티 폴 홀스 전 수사관은 “범행 중 옛 애인의 이름을 반복적으로 외쳤던 것으로 볼 때, 디앤젤로의 범행동기는 약혼자에 대한 증오인 것으로 추측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40여 년의 미제, 어떻게 해결됐나?
당국은 범행 현장에서 채취한 디앤젤로의 유전자 정보로 수사망을 좁혀 왔지만, 애초에 강력 범죄 전과가 없는 디앤젤로는 용의 선상에서 제외됐었다.
디앤젤로가 용의자로 지목된 계기는 현장에서 검출된 용의자의 유전자와 인터넷 족보 웹사이트 등에 올라온 디앤젤로의 유전자 정보가 일치했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도됐다.
의뢰인의 유전자 정보로 의뢰인의 출신 및 혈족, 조상 등을 찾아내는 웹사이트에 디앤젤로의 유전자 정보가 올라와 있었고, 이것이 용의자의 유전자와 일치한 것을 토대로 경찰은 증거 부족으로 막다른 수사를 재개했다. 결과 새크라멘토에서 노년을 보내고 있던 디앤젤로의 행방을 추적해, 체포에 이르게 된 것이다.
체포 당시 디앤젤로는 시트러스 하이츠 인근에서 자신의 딸 1명과 손녀 1명과 살고 있었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디앤젤로는 평소 큰소리로 욕설을 자주 해 이웃들이 ‘이상한 사람(freak)’ 혹은 ‘미친 조(Crazy Joe)’로 불러왔다. 하지만 이웃 주민인 샌디 발데즈는 자신의 손녀와 디앤젤로의 손녀가 친하게 지내 디앤젤로의 자택에도 자주 놀러갔을 뿐만 아니라, 디앤젤로 또한 식사 접대를 하는 등 평범한 이웃 노인처럼 행동했다고 전했다. 발데즈는 “그는 그저 평범한 할아버지로 보였고, 내 손녀가 집을 놀러 갈 때마다 문을 열고 친히 반겨줬다”고 밝혔다.
디앤젤로는 자신의 딸이 태어난 1981년부터 5년 동안 범행을 잠시 중단했으며, 1986년 오렌지 카운티에서의 범행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리비스 심리학자는 “(그가 갑자기 범행을 멈춘 이유는) 나이가 들며 성욕이 줄어든 것일 수도 있지만, 아직 보고되지 않은 범죄 또한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임에녹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