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가주,남가주 지역서, 살인 12건, 성폭행 45건
▶ 혼자사는 여성 골라 범행...남편앞에서 부인 강간
새크라멘토 카운티 셰리프국 요원들이 25일 조셉 제임스 디앤젤로를 자택에서 체포한 후 집을 떠나고 있다.[AP]
1970년대와 80년대 캘리포니아 주 일대에서 40건이 넘는 성폭행 사건을 저지르며 10명 이상을 살해한 혐의로 추적을 받아오던 이른바 ‘골든스테이트 킬러’가 42년 만에 체포됐다.
새크라멘토 경찰은 최소한 두 건의 살인 혐의로 새크라멘토 인근 시트러스 하이츠에 거주하던 조셉 제임스 디앤젤로(72)를 체포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전직 경찰 출신인 디앤젤로는 경찰은 물론 연방수사국(FBI)까지 동원된 수사망을 요리조리 빠져나갔으며 마스크를 쓴 킬러로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디앤젤로는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용의선상에 전혀 오르지 않았던 인물이다. 40여년간 미궁에 빠졌던 이 사건이 해결된 데는 DNA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경찰은 디앤젤로의 DNA가 1980년 벤추라 카운티에서 일어난 라이먼과 샬린 스미스 커플 살해사건에서 검출된 것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전직 경찰 출신으로 확인된 그는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의 시트러스 하이츠에 거주해 왔으며, 이날 자신의 집 밖에서 검거됐다.
새크라멘토 카운티 검찰의 앤 머리 슈버트(오른쪽) 검사장이 25일 기자회견에서 새크라멘토 카운티 셰리프국의 스캇 존 셰리프가 지켜보는 가운데 사건을 설명하고 있다.[AP]
그가 살던 곳은 그가 범죄를 저지른 장소에서 자동차로 겨우 30분 떨어진 거리여서 피해자는 물론 주민들을 경악케 했다.
새크라멘토 카운티 앤 마리 슈버트 검사는 기자회견에서 "(그의 검거는) 건초더미에서 바늘을 찾는 것과 같았는데, 바로 여기 새크라멘토에서 찾았다"며 "40년 넘도록 수많은 피해자들이 갈구해온 정의를 이제야 찾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디앤젤로는 주로 혼자 사는 여성이나 아이들과 있는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골랐다.
그러다가 갈수록 대담해지며 남편이 있는 데서 아내를 강간한 뒤 부부를 모두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피해자의 연령은 적게는 13세부터 많게는 41세에 이른다.
첫 범죄는 1976년 여름에 일어났다. 새크라멘토 카운티의 한 가정집에 남성이 침입, 젊은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경찰은 단순 강간 사건으로 취급했다.
하지만 경찰은 같은 남성이 몇주 뒤 다시 성폭행을 저지른 것을 확인했다. 범행이 반복되며 1년 뒤에는 새크라멘토 일대에서 성폭행당한 여성이 수십명에 달했다. 이 중에 가장 어린 13세 소녀는 가족들이 집에 있는 상황에서 성폭행당했다.
25일 체포된 조셉 제임스 디앤젤레로.[AP]
범죄도 성폭행에서 살인으로 발전했다.
살인자는 1976년과 77년 새크라멘토 동쪽 교외의 베드룸 커뮤니티를 공포에 사로잡히게 했다. 복면을 쓰고 총기로 무장한 범인은 독신 여성이나 부부만 사는 주택을 골라 잠자는 시간에 침입했다. 남자를 결박하고 그의 등 뒤에 접시를 쌓아 놓은 후 여자를 강간하면서 남자가 몸을 움직여 접시가 쓰러지면 둘 다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했다. 그를 일명 새크라멘토 ‘동부지역 강간자(East Area Rapist)’로 부르는 이유다.
그의 희생자들은 13세부터 41세까지의 연령층이었고 처음 강간의 범행지역은 군 기지 부근이었다. 몇 건의 강간과 수십 차례의 주택 절도가 이어지면서 범행은 1978년까지 계속 증가했는데 개를 데리고 아내 케이티와 동네를 산책하던 공군하사 브라이언 맥고리 하사가 총격 살해되기도 했다.
그 즈음에 살인자는 산호세, 콩코드, 산라몬, 월넛크릭, 댄빌 등에서 수차례의 강간 범행을 저지른 후 남가주로 향한 것으로 수사관들은 추정했다.
그 다음해 골리타에서 발생한 쉐리 도밍고(35)와 그레고리 산체스(27) 살해사건의 용의자로 당국이 그를 지목한 것은 2011년 유전자 감식(DNA test)에 의해서였다.
산체스는 총격과 둔기에 맞아 살해되었고 도밍고는 심한 머리부상으로 숨졌다. 이들 살해의 정황은 이 살인자의 다른 범행과 유사점이 많았다. 두 사람은 부유한 지역에 살았고 침실에서 살해되었으며 도밍고의 손은 묶여 있었다.
1980년 벤추라에선 판사 임명을 며칠 앞 둔 변호사 라이먼 스미스가 아내 샬린과 함께 자택에서 벽난로용 통나무 장작으로 맞아 숨졌고, 그해 말엔 UC어바인의 의과대학생 키스 해링턴이 간호사인 아내와 함께 라구나 니겔 집에서 둔기에 맞아 살해당했다.
그리고 1988년 18세 소녀 야넬 크루즈가 어바인의 집에서 둔기에 맞아 죽었다. 수사당국이 이 살인자의 범행으로 추정하는 마지막 살인이었다.
연쇄범죄에 대한 개념의 희박하던 시절이었지만 수사당국은 사건 발생 장소의 인접성과 '키 182㎝ 이하, 금발, 백인 남성'이라는 범인 용모에 대한 피해자 진술, 범죄 전후에 하는 기이한 행동 묘사 등이 일치한다는 점에서 동일범의 소행일 것으로 추정했다.
피해자들은 복면에 장갑을 착용한 범인이 걸걸하면서 화가 난듯한 목소리로 속삭였다고 입을 모았다.
이런 사이코패스 적인 잔혹한 범죄 행각이 알려지면서 그는 '골든 스테이트 킬러', '오리지널 나이트 스토커' '동부지역 강간범'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공포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반복된 사건에 주민들의 일상도 바뀌었다. 문을 열어두고 살던 주민들이 문을 걸어 잠갔으며 총기 판매가 급증했다.
범인은 1986년 어바인에서 18세 여성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것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이때문에 사건이 '콜드 케이스'(미제사건)로 끝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FBI 가 만들었던 골든게이트 시리얼 킬러 수배전단.[AP]
그러나 2016년 FBI가 5만 달러의 현상금을 내걸고, 지난 2월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책 '아일 비 곤 인 더 다크'(I'll Be Gone in the Dark)가 출간되면서 재조사를 촉구하는 여론이 형성됐다.
수사관들은 일찌감치 범인이 전직 경찰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디앤젤로는 1973년부터 해고된 1979년까지 6년간 캘리포니아 주 2곳의 경찰서에서 근무했으며 1979년 절도 혐의가 들통나 해고된 뒤 본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디앤젤로가 사는 동네 주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웃들은 디앤젤로가 딸, 손녀와 함께 살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976년에서 1986년 사이에 북가주 일대는 물론 남가주 오렌지카운티와 샌타바바라 지역에서까지 총 12건의 살인과 45건의 성폭행, 그리고 120차례 이상의 절도 행각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디앤젤로는 복면을 하고 무장한 상태로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골라 침입한 뒤 강간과 살인 행각을 벌여왔다고 경찰은 말했다. 디앤젤로가 범행 장소로 물색한 가옥이 100여 채에 달하고 강간 피해자가 45명, 피살된 희생자가 12명에 달한다.
그는 피해자의 물품 가운데 기념품과 보석, 동전 등을 수집한 것을 알려졌다. 피해자는 13세부터 41세 사이 여성들이다.
디앤젤로는 1979년 절도 혐의가 들통나 재직하던 오번 경찰서에서 해고된 뒤 본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범행 시점부터 따지면 42년 만에 검거된 것이다.
강간과 살인 외에 강도만도 100여건 이상 저질렀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1976년부터 1986년까지 10년 동안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총 120여건의 주거침입,강도, 최소 12명 살인, 최소 45명 강간을 저지른 혐의를 받는다고 전했다.
한편 이 사건은 경찰의 강간 수사 방식도 바꿔놨다. 당시 새크라멘토 카운티 보안관실에서 일한 한 수사관은 "피해자가 나왔을 때 증거를 더 빨리 수집해 보존하도록 하는 등 성폭행 증거 채취 과정이 표준화됐다"고 말했다.
지난 3월 HLA는 그의 공포스런 살인 행적을 다룬 5부작 다큐멘터리 “마크스를 쓰지 않은 킬러(Unmasking a Killer)”를 방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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