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물결이 밀려들고 있다 - 해변을 떠나라”
공화당 연방하원의원 찰리 덴트가 지난주 은퇴를 선언하며 동료 의원들에게 경고한 민주당의 ‘푸른 물결’은 이미 11월 중간선거의 대표적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민주당의 ‘압승’을 예상하는 것은 CNN이나 뉴욕타임스 등 진보 미디어만이 아니다. 정확한 선거예측으로 인정받아온 비당파적 선거분석사이트 ‘쿡 폴리티칼 리포트’도 현재 공화의석인 7개 연방하원 선거구를 지난주 ‘민주 우세’ 지역으로 바꾸었다. 분석가 찰리 쿡은 공화당의 하원 다수당 안전 방어도, 민주당의 역전 탈환도 장담할 수는 없지만 공화당 주도권이 위험에 처한 것은 사실이며 “민주당의 탈환 확률은 60~65%”라고 신중한 예측을 제시했다.
민주당의 ‘푸른 물결’ 낙관의 근거는 충분하다.
중간선거 자체가 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여서 집권당에 불리한 것은 이미 지난 수 십 년 양당 정권에서 증명된 사실인데다 트럼프처럼 공격하기 쉬운 ‘타겟’은 근래에 없었다. 충동적인 언행과 대통령답지 않은 부적절한 처신, 섹스에서 택스까지 각종 구설수, 그리고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까지…
하원 다수당이 바뀌려면 민주당이 현 공화의석 중 23개석을 빼앗아 와야 한다. 공화 현직의원의 선거구 중 56개 지역이 ‘접전’ 상태로 분류되고 있으니 해볼 만한 싸움이다. 전례가 없는 것도 아니어서 1994년 이후 중간선거 중 약 절반에서 24석 이상이 바뀌었다. 2006년 중간선거에선 32석을 추가한 민주당 승리로 하원 주도권이 바뀌었고 2010년엔 티파티 태풍이 전국을 휩쓸면서 공화당이 64석을 늘리는 압승을 거두었다.
여론조사와 트럼프 취임 이후의 보궐선거 결과도 민주당 물결을 뒷받침한다.
여론조사에서 집계된 전국적 지지도는 민주당이 공화당을 계속 앞서 왔다. 금년 초 10% 포인트까지 벌렸던 민주당 우위 격차는 지난 몇 달 사이 줄어들어 4월25일 현재 각종 여론조사 평균 지지도가 45.6% 대 39.1%로 민주당이 6.5 포인트 높다. 11포인트 격차가 유지되면 주도권 탈환이 확실할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분석한다.
또 다른 예측지표는 보궐선거 결과다. 2016년 대선이후 실시된 연방의회 보궐선거는 총 9회로 민주당 의석 하나를 제외하곤 모두 공화당 의석이었다. 그리고 민주당은 대부분 ‘보수의 텃밭’인 이들 선거구에서 상당히 선전했다.
푸른 물결의 실재를 과시한 것은 작년 12월 앨라배마 상원선거와 금년 3월 펜실베이니아 하원선거에서 공화후보를 꺾고 역전승을 거두었을 때였다. 공화당은 승리한 지역들에서도 자축할 처지가 못 되었다. 대선 때의 트럼프와 전임 의원들이 20 포인트 이상 차이로 압승을 거둔 공화당 절대 우세 지역이었는데 이번엔 3~6 포인트 차이로 신승에 머문 것이다.
24일 실시된 애리조나 연방하원 보궐선거도 그중 하나다. 주의원 10년 경력의 공화후보가 승리를 거두었지만 52.6% 득표에 그쳤다. 응급실 닥터인 정치초보 민주당 후보의 47.4%보다 5.2 포인트 앞섰을 뿐이다. 트럼프가 21 포인트 차이로 압승했던 백인다수의 ‘공화 우세’ 지역에서 신승에 그쳤다면 나머지 취약한 접전지역에선 어떻게 될 것인가.
승리를 거두고도 곳곳의 적신호를 실감하는 공화당의 고민이 말해주듯이 2018년의 민주당 승세는 분명해 보인다. 대부분 예측의 핵심도 ‘어느 정도일까’에 맞춰져 있다. 역사적인 푸른 물결이 덮칠 것인가. 20석 미만 추가에 그쳐 하원 주도권 탈환에도 실패할 것인가.
‘신승’도 승리다. 의석은 줄어도 공화당이 다수당 방어에 성공할 것이라는 예측도 없는 것은 아니다. 기정사실화 되어버린 ‘민주당 물결’의 함정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뜻이다.
과잉 평가된 ‘물결’에 긴장해 분발하는 공화표밭과 달리 안심하며 느슨해진 민주표밭의 투표율이 저조해질 수도 있고, 게리맨더링 지역구의 공화당 편향이 생각보다 강력할 수도 있으며, 코크형제 등 공화당 큰손들의 막대한 자금이 선거판을 흔들 수도 있다.
공화당 표밭을 잠식하려면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민주 후보들처럼 실용적 중도를 강조해야 하는데 선명한 진보의 보이스가 점차 강해지는 요즘의 민주당에선 간단한 일이 아니다. 민주당 내분이 치명적 함정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을 버리고 트럼프를 택했던 유권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메시지다. 트럼프 개인의 약점을 공격하는 ‘반 트럼프 저항’만으로는 부족하다. 활발한 주식시장과 낮은 실업률, 늘어나는 소득으로 체감되는 경제호황만큼 강력한 선거의 메시지는 드물다. 불안한 중에서도 희망을 버리지 않는 공화당이 믿는 것도 ‘경제’다.
중간선거까지는 아직 6개월여가 남았다. 정치에선 영원처럼 긴 시간이다. 어떤 변수도 튀어나올 수 있고, 어느 쪽으로도 정치바람은 바뀔 수 있다. 뮬러 특검이 대통령 측근을 줄줄이 기소하는 수사결과로 공화당에 폭탄을 던질 수도 있고,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일부 취약지역의 공화당 재선을 도울 수도 있다.
2018년 11월7일, 민주당이 또 한 번의 기회를 놓쳐버린 끔찍한 아침을 맞지 않으려면 ‘푸른 물결’의 함정을 경계해야 한다. 진보와 중도의 집안싸움은 접어두고, 트럼프와 공화당이 싫어서 만이 아니라 민주당이 좋아서 뽑을 이유를, 실망했던 유권자들에게 확실하게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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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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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4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트럼프가 나가야 공화당이 산다.
요즘의 민주당 정치인들 .....
당에는 노선이있어서 그런것 책좀보슈
나라 를 위해 일 해야 맞는데 당이 먼저니 이건 중학생 수준...ㅊ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