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나를 존중한다.”
미술치료 시간에 수많은 이들이 자신을 진정 사랑하고 존중하고 있는지 진중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진다. 많은 이들이 복잡한 인간중심사회 속에서 진짜 내가 아닌 타인에게 비쳐지는 나로 살아가고 있다. 잃어버린 나 또는 잊혀진 나를 되살려주는 시간이 미술치료의 과정 속에서 이뤄진다. 많은 이들이 몸과 마음이 따로 분리되어 있고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을 거라고 판단을 하지만 실상 몸과 마음은 하나로 깊은 연관성을 지닌다. 몸이 아프면 마음도 상하고 마음이 힘들면 몸 또한 힘들게 된다.
현대 질병으로 마음의 병이 빠르게 급증하고 있다. 그 중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스트레스(Stress)라는 것인데 스트레스는 만병의 질환으로 알려져 있고 스트레스를 컨트롤함에 있어 자존감이 큰 영향을 미친다. 건강한 자기애라고 불리우는 자존감(self-esteem)은 사람마다 현저한 차이를 나타내는 정서적 영역의 하나다. 자존감의 형성과 발달은 출생 이후부터 시작되는데 외적인 부분을 타인과 비교하여 이해하는 객관적 자아(Me)와 나 스스로 느끼는 감정과 태도 그리고 생각 등 같은 자기 내적인 부분인 주관적 자아(I)로 크게 나눠진다. 한국사회의 경우, 집단을 중심으로 다수가 모여 살아가기 때문에 한국인이라면 대체로 주관적 자아(I)보다는 객관적 자아(Me)가 크게 확장된 삶을 살아간다.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산다 해도 이미 한국에서 길들여진 자아를 지닌 한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자존감의 인간관계는 보통 자신과 비슷한 자존감을 가진 사람과 함께 할 때에 가장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높은 사람과 가까워지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끼리 끌리게 되는데 유유상종 (類類相從) 즉, 끼리끼리 어울리게 된다. 높은 자존감은 자기 자신을 의미 있는 존재로 인식하면서 자연스레 자신감도 함께 지니고 낮은 자존감은 자신을 하찮은 존재로 인식하여 대인관계에서 자주 문제가 발생되고 타인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다. 자기 자신을 타인과 비교해서 우월하거나 열등하다고 느끼지 않으면서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순전히 받아들이는 자존감이 건강한 사람이 지니는 삶의 지표라 할 수 있다.
미술치료(Art Therapy)는 기존의 심리치료를 언어와 함께 미술을 통한 다양한 감각 속에서 창조적 활동을 하는 것으로 일상 삶에 대한 태도와 행동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어 내면의 고통 및 병을 치유하고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보통 심신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여 그림이나 조소, 디자인 기법 등 여러 미술활동을 통하여 심리를 진단하고 치료하고 있으며 일상의 갈등을 조절하고 자기를 표현하여 자아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도모한다.
미국의 ‘Bulletin of Art Therapy’라는 미술치료회보를 처음으로 발행한 미술치료사 울만(Ulman)은 예술이 심리치료에서 단순히 매개체의 역할 뿐 아니라 작업의 과정을 통해서도 치료가 될 수 있다고 하여 예술은 이미 그 활동 자체로서 치유성을 지님을 보여준다. 또한 미술 활동을 통해 심리적으로 억압되고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안전하게 표출하며 인간관계 속에 있던 문제들을 집단 치료와 같이 진행되는 집단 미술작업 속에서 소속감을 느끼고,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기회도 지닌다. 그로인해 사회적 고립, 외로움, 친밀감과 집단응집력으로부터 심리적 지지를 받을 수 있으며 남들과 구별되는 자기 근원적 삶을 찾아 나갈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자존감 향상에 미술치료가 도움이 된다는 여러 임상 실험연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학교부적응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에 미술치료가 유의미한 변화를 주었으며 학생들의 사회적 자아존중감에 긍정적으로 효과가 있었다. 그 외에 요즘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해 고통 받는 섭식장애 환우에게 실행된 미술치료가 자존감의 향상으로 문제해결에 큰 도움을 주었다.
미술치료는 대상의 숨겨진 욕구 및 감정을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안전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더욱이 자존감이 낮을수록 언어로서 자신을 진실되게 표출하는 것에 어려움을 갖는다. 그래서 직접적이지 않은 간접적인 시각작업인 미술활동이 부담스럽지 않게 자연스레 나를 나타내는 데 큰 몫을 한다.
yun847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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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윤선 미술 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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