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S로마, 3-0 충격승…1차전 1-4 열세 뒤집고 원정골로 4강 진출
▶ 유럽 챔스리그 8강전 맨시티는 리버풀에 1-2, 합계 1-5로 탈락
막강의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3골차를 뒤집은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쓴 로마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AP]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가 동점골을 뽑아낸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AP]
이번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선두를 질주하는 바르셀로나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맨체스터시티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에서 나란히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바르셀로나는 10일 이탈리아 로마의 올림픽 스테디엄에서 펼쳐진 대회 8강 원정 2차전에서 홈팀 AS로마(이탈리아)에 0-3으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홈 1차전에서 거둔 4-1 대승의 어드밴티지를 지키지 못하고 탈락하는 비운을 맛봤다. 두 경기 스코어 합계는 4-4가 됐지만 타이브레이커인 원정골에서 로마가 1-0으로 앞서 바르셀로나를 침몰시켰다.
한편 같은 시간 잉글랜드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테디엄에서 펼쳐진 또 다른 8강전에선 리버풀이 홈팀 맨시티에 2-1 역전승을 거두고 두 경기 합계 5-1로 여유있게 4강에 올랐다. 지난 4일 리버풀 원정으로 치러진 1차전에서 0-3으로 패했던 맨시티는 이날 AS로마처럼 홈에서 대 역전드라마에 도전했으나 경기 시작 2분 만에 선제골을 뽑아내고도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후반에 2골을 내주고 허무하게 주저앉았다.
■AS로마 3-0 바르셀로나 (합계 4-4, 원정골 1-0)
1차전에서 4-1로 승리한 바르셀로나의 4강 진출은 경기 전까지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로마의 유세비오 디 프란체스코 감독은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바르셀로나를 꺾고 4강에 오르려면 우리는 기적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 로마가 바르셀로나를 한 골 차로 꺾기도 벅찬 데 3골 차로 이겨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그 것은 당연한 말로 여겨졌다.
하지만 ‘로마의 기적’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됐다. 3골차 리드를 안고 경기에 나선 바르셀로나는 안이한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지 특유의 예리하고 정교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고 후반 로마의 추격이 거세지자 당황해 흔들리는 모습이 역력했다. 결국 리오넬 메시와 루이스 수아레스 등 세계 최고의 공격수들을 갖고도 한 골도 뽑지 못한 바르셀로나는 이로써 3년 연속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반면 로마는 역사에 남을 기적 같은 역전 드라마를 쓰며 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유로피언컵 시절이던 1983-84시즌 이후 무려 34년 만에 유럽 최고의 무대 4강에 진출했다.
로마는 경기 시작 6분 만에 에딘 제코가 다니엘레 데 로시의 절묘한 칩 패스를 받아 바르셀로나 골문을 열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이후에도 일방적인 공세를 이어가고도 추가골을 뽑지 못해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친 로마는 후반 들어서도 계속 바르셀로나 골문을 두들긴 끝에 결국 후반 13분 제코가 제라르 피케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내자 이를 데 로시가 성공시키며 2-0으로 달아났다. 합계 스코어는 3-4, 이제 한 골만 추가하면 바르셀로나를 추월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기적의 골은 후반 37분에 터져 나왔다.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코스타스 마놀라스가 날아오는 코너킥을 앞쪽에서 잘라 들어가며 날카롭게 방향을 틀어 골문 왼쪽으로 빨려 들어간 절묘한 헤딩골을 뽑아내 마침내 경기를 뒤집었다. 바르셀로나는 경기 막판 로마 수비진이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올 것으로 생각, 우물쭈물하는 사이 행운의 골 찬스를 잡았으나 골키퍼가 나와 텅 빈 골문을 노린 우스만 뎀벨레의 장거리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어가면서 뼈저린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리버풀 2-1 맨시티 (합계 5-1)
로마와 마찬가지로 맨시티도 홈에서 3골차 열세 뒤집기라는 불가능한 도전에 나섰으나 로마와 달리 맨시티는 기적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9월 이 곳에서 리버풀을 5-0으로 대파한 바 있어 이번에도 한 가닥 기대를 품었으나 초반 기세를 살리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1차전에서 1골 1도움 활약으로 3점차 승리를 이끈 모하메드 살라가 2차전에서도 다시 한 번 리버풀의 해결사 역할을 했다. 리버풀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맨시티의 가브리엘 제수스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이후에도 계속해서 실점 위기를 넘기며 간신히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쳤다. 하지만 계속된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초조해진 맨시티 선수들이 흔들리는 틈을 타 리버풀은 후반 11분 사디오 마네가 골키퍼와 맞선 상황에서 흐른 볼을 살라가 잡아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흔들며 1-1을 만들어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리버풀의 원정골이 터지면서 맨시티는 4강에 오르려면 최소한 4골차로 이겨야 하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됐고 완전히 사기가 꺾인 상태에서 후반 22분 리버풀의 로베르토 피르미뉴에게 역전골마저 내주고 무릎을 꿇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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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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