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나이에 글로벌 와인 메이커로 발돋움 “나파밸리 인맥은 나의 손안에”
▶ 와이너리 없이 세운 와인 제조 판매 회사... 톱 클래스 와인 품평 받은 자부심도 대단
박성진 해치 셀러스 대표(왼쪽)가 유명 프랑스 와인메이커인 프랜콜스 빌라드와 와이너리에서 포도 수확 도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세계적 와인산지로 유명한 나파밸리. 이 곳의 대표적 일식당으로 꼽히는 모리모토 스시바에는 화이트 와인을 음미하며 스시 및 음식을 즐기는 손님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수많은 화이트 와인들 뒤로하고 손님들로부터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울 정도의 가치를 인정받는 ‘드림스타’ 셰비뇽 블랑.
이 와인은 30대의 한인 와인 메이커인 박성진 해치 셀러스(Haechi Cellars) 대표의 작품이다.
와인 업계는 연륜을 존중할 정도로 와인메이커의 배경을 유심히 살펴본다.
이런 와인 업계의 관습에 올해 35세의 박성진 대표가 만들었다고 하니 업계의 의심어린 눈초리는 당연한 것이었다. 그가 첫 와인을 접한 때는 그의 나이 21살 생일날이었다.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 워싱톤 DC로 이민 온 박 대표는 생일날 접한 첫 와인이 1990년산 샤토 몽로즈(Chateau Montrose). 1병에 500불이 넘는 고급 와인이기에 그의 입맛을 사로잡았겠지만 이 입맛이 그를 와인 사업으로 뛰어들게 만든 촉진제 역할을 하게 된다.
“대학 시절 비즈니스와 미술사를 공부했어요. 이후 이탈리아로 유학을 가게 되었는데, 그 곳에서 생활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좋은 와인들을 접하게 되었고 점차 와인이 가진 매력에 빠져들면서 와인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와인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그의 와인 탐구 노력은 대단했다.
와인마다 각기 다른 독특한 맛과 향기, 와인 생산지의 특성, 와인에 대한 역사와 이야기 등을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하는 한편 각종 테스팅에 참여하며 수많은 와인을 접하게 된다.
해치 셀러스(Haechi Cellars) 박성진 대표의 작품인‘드림스타’ 셰비뇽 블랑
2011년에 동부에서 와인의 메카인 나파로 이주를 하게 되면서 지역 곳곳에 산재해 있는 와이너리를 찾았고 세계 곳곳에서 열리는 와인 컨벤션도 그가 찾는 주요 행사 중의 하나였다.
와인에 대한 열정과 사랑으로 시작하였지만 외부인에게 인색한 와인 인터스트리에서의 그의 고초는 남달랐다.
4년전 그가 시작한 와인 사업은 포도 농장을 소유할 만한 재력이 없기에 포도를 구입해 직접 와인을 만들고 파는 구조였다.
나파밸리의 수많은 농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가장 좋은 품질의 포도 구입에서부터 또한 구입한 포도로 그간 시행착오를 거치며 터득한 와인 제조법으로 최고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고 판매하기까지 그의 발품 팔기는 계속되었다. 포드 소형차인 피에스타로 매년 14만 마일을 운전할 정도로 소노마, 나파밸리 지역의 와이너리를 찾아다니며 좋은 포도 구입에다 와인을 만들기까지의 다양한 조언을 듣는 것은 물론 와인의 맛까지 비교하며 얻는 노하우는 그의 좋은 와인 만들기 비책이 되어갔다.
이렇게 쌓게 된 그의 와인 인맥은 약관 35세의 나이답지 않게 연륜과 관록이 담아져 있었다. 와인 사업도 네트워킹만큼 좋은 비즈니스 툴이 없었던 것.
또한 대학 졸업 후 가진 직장도 트래블 매거진에서의 세일즈 마케팅이라 열정과 근성에다가 넉살좋은 친근함까지 갖춘 그에게 나파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해치 셀러스를 설립해 그가 만든 와인은 ‘드림스타’ 셰비뇽 블랑과 ‘문페이스’ 멜롯 2종류이지만 모두 세계적인 와인 품평가인 제임스 서클링씨로부터 90점이 넘는 점수를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기에 이른다.
“주변에서 저를 ‘맵퀘스트’라고 불러요, ‘나파의 지도’가 제 닉네임이죠.”
텃세가 센 와인 업계를 뚫기 위한 그의 부지런함을 쉽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좋은 포도주 원액을 찾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죠. 수많은 시도 끝에 와인을 만들었지만, 와인 소비자들의 마음까지 잡기에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드림스타’는 웹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판매는 물론 매일같이 제가 직접 차에 실고 곳곳에 다니며 홍보 및 판매를 하고 있죠. ”
와인에 어울리는 한식을 직접 만들어 외국인들에게 소개하는 것도 그의 주요 활동중의 하나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해치 셀러스’가 생산하는 와인이 호평을 받을 수 있기까지 박성진 대표는 외국인들에게 김치볶음밥, 삼겹살 등 와인과 어울리는 한식을 직접 요리해 제공하기도 하는데 와인과 함께 한식을 맛본 외국인들의 반응도 매우 좋은 편이라고 한다.
와인을 만들어 판매하며 자연스럽게 한식을 알리는 일이 박성진 씨에겐 즐거움이자 큰 보람이 된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합니다. 특히 와인은 그 자체뿐만 아니라 와인과 함께 한 친구나 연인, 가족 등 소중한 사람들과의 아름다운 시간도 함께 기억시키는 묘한 힘이 있습니다. 저 역시 그 힘에 이끌려 제 열정이 담긴 좋은 와인을 많은 사람들이 마시고 즐기며 행복해 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업을 운영하겠습니다.”
조만간 한인들도 즐겨 찾는 품종인 카버네 쇼비뇽을 출시할 것이라는 박성진 대표.
현재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쉼 없이 도전하고 연구를 거듭해 더욱 발전하는 와인 기업을 만들어가는 것이 꿈이라며 당찬 의욕을 불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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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기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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