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오늘 유벤투스와 운명의 한판승부
▶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오전 11시30분, TV-FS1)
토트넘의 모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가운데)이 7일 유벤투스전에 손흥민(왼쪽)과 에릭 라멜라 중 누구를 선발로 내보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P]
토트넘(잉글랜드)의 이번 시즌 성패를 좌우할 만한 중요한 일전이 오늘(7일) 펼쳐진다. 이날 오전 11시45분(LA시간, TV-FS1) 영국 런던 웸블리 스테디엄에서 킥오프되는 유벤투스(이탈리아)와의 2017-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바로 그 것이다.
지난달 13일에 펼쳐진 1차전 토리노(이탈리아) 원정경기에서 2-2로 비긴 토트넘은 이날 2차전 홈경기에서 이기거나, 0-0 또는 1-1로 비기면 구단 역사상 단 두 번째로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오르게 된다. 만약 2-2로 비긴다면 연장전으로 가고, 필요하다면 승부차기까지 치러야 한다. 하지만 3-3 이상의 스코어로 비기거나 패하면 탈락한다.
이날 일전을 앞두고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토트넘의 모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과 에릭 라멜라 가운데 누구를 스타팅 멤버로 내세울 것인가 하는 것이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달 13일 유벤투스 원정에서 그때까지 정규리그(EPL)와 챔피언스리그에서 14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던 손흥민을 벤치로 돌리고 라멜라를 선발로 내보냈었다. 당시 포체티노 감독이 내세운 이유는 라멜라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두 시즌동안 유벤투스의 세리아A 라이벌인 AS로마에서 뛰어 유벤투스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라멜라는 이 경기에서 후반 44분까지 거의 풀타임을 뛰었고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괜찮은 플레이를 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 때문에 이번 유벤투스와의 리턴매치에서도 라멜라가 선발로 나설 것을 점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난 3일 허더즈필드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라멜라 대신 손흥민이 선발로 나서자 현지 전문가들은 포체티노 감독이 이번 유벤투스전에 라멜라를 선발로 내보내기 위해 로테이션을 실시한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이 허더즈필드전에서 손흥민이 신들린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두 골을 모두 뽑아낸 뒤 후반 25분 일찌감치 라멜라와 교체되자 이번엔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을 유벤투스전에 대비해 아끼기 위해 일찍 그를 교체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날 손흥민의 활약이 워낙 출중했을 뿐 아니라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벌어진 로치데일과의 FA컵 16강전 재경기에서도 2골을 뽑아내는 등 최근 2경기에서 4골을 뽑아낸 상승세를 보고 포체티노 감독의 마음이 경기 도중에 변했다는 것이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6일 ‘풋볼런던’과의 인터뷰에서 누가 유벤투스전 선발로 나설지 밝히기를 거부했다. 다만 ‘손흥민이 선발로 나서려면 무엇을 더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가 선발로 나서기 위해 더 이상 입증할 것은 없다. 감독이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려주기만 하면 된다”면서 “손흥민은 환상적으로 하고 있고 그로 인해 매우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유벤투스전에 누가 선발로 나설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EPSN은 이날 ‘손흥민과 라멜라 가운데 누가 선발로 나서야 할까’라는 제목으로 두 명의 기자가 각각 손흥민과 라멜라가 선발로 나서야 하는 당위성을 주장하는 기사를 실기도 했다. 이 기사에서 벤 피어스 기자는 “손흥민은 올해 웸블리에서 시즌 15골 중 13골을 넣었다. 웸블리에서 손흥민만큼 위협적인 선수는 없다. 최근 해리 케인이 골 찬스를 자주 놓치는 상황에서 손흥민의 득점력은 매우 유용할 것”이라면서 “라멜라는 종종 중앙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경우 공격 4인방의 간격의 좁아져 측면 윙백이 공격에 가담할 때 유벤투스의 역습에 허를 찔릴 가능성이 크다. 반면 손흥민이 나선다면 벤 데이비스가 공격에 자주 나설 필요없이 수비에 집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댄 킬패트릭 기자는 “라멜라가 손흥민만큼 공격에서 뛰어나지는 못해도 유벤투스 같은 팀을 상대하는 데는 더 필요한 선수”라고 라멜라를 지지했다. 그는 “토트넘의 최우선 과제는 유벤투스의 득점을 막는 것인데 그러기엔 손흥민보다 라멜라가 더 적격”이라면서 “손흥민이 유럽 최고의 디펜스를 자랑하는 유벤투스를 상대로 단독 돌파를 할 기회를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라멜라 같은 스타일의 선수로 유벤투스를 피곤하게 한 뒤 막판에 손흥민을 입팩트 있게 교체투입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토트넘 팬들의 분위기는 손흥민이 선발로 나서야 한다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 영국 현지매체 HITC는 트위터에 등장한 팬들의 의견을 소개하며 “토트넘 팬들은 라멜라보다 손흥민이 유벤투스전에 선발로 나서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이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감독이 나를 (선발로) 선택하지 않더라도 받아들여야 한다. 축구는 팀 스포츠다. 난 벤치에 있거나 경기에 나서거나 항상 뛸 준비를 갖춰야 하고 팀메이트들을 도울 준비를 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최고의 팀 플레이어라고 찬사를 보내고 있다.
또 다른 현지매체 풋볼 인사이더의 평론가이자 전 리버풀 스타 스탠 콜리모어는 “우리는 이제야 손흥민이 팀에 미치는 임팩트를 깨닫고 있는 것 같다”면서 “나라면 (유벤투스전에) 손흥민을 내보내겠다. 그는 지금 상승세로 많은 골을 넣고 있고 무엇보다도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경기에 임한다”고 말했다. 과연 포체티노의 선택은 누구일까. 이 경기는 7일 오전 11시30분(LA시간)부터 케이블채널 FS1으로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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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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