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교에 중점두는 시카고나눔교회 김영문 담임목사
시카고나눔교회 김영문 담임목사.
몰튼 그로브 타운내 ‘시카고나눔교회’는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사도행전 1장 8절)를 평생 표어로 삼고 오직 선교에 중점을 두고 세워진 교회다. 2011년 2월 17일 설립된 윌링 소재 시카고나눔교회에서 8년째 목회를 하고 있는 김영문 목사를 만나봤다.
■깡통교회에서 진정한 선교를 배우다
나는 가난이 되물림되던 집안에서 태어났고 가족중에 장애인이 있었기 때문에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사회복지에 관심을 갖게 됐다. 하나님께서는 내가 현장에서 목회를 할 수 있도록 신학을 공부하게 하셨고 하나님의 은혜로 목사가 됐다. 한국 기독 장로교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부목사로서의 첫 부임지는 전주 안디옥교회였다. 옛날에 미군부대가 창고로 쓰던 장소를 개조하고 양철을 사용해 만들어 ‘깡통교회’로 불리우는 곳이다. 외관은 못났지만 4천명 이상의 성도들이 모여 교회 재정의 60% 이상을 지역, 해외, 특수 선교 등에 쓰며 선교로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교회다. 당시 나는 지역 선교, 노숙자, 장애인,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교도소 수감자, 소년원, 군부대 등 지역 커뮤니티에 들어가 여러가지 변화를 지켜보며 프로그램을 조직하는 특수 선교 사역을 맡았다.
특수 선교사역을 하면서 선교와 봉사는 교회에서 돈을 전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도움이 될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직접 가서 몸으로 봉사하고 지속적으로 협력할 수 있게 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당시 나는 성도들과 함께 ‘장애인예배’를 만들었다. 청각, 시각, 자폐 등 장애를 가진 자들 150여명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당시 전북권 기독교 장애인 단체가 36개였다. 이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연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연합을 조직해 매년 4월 셋째주일인 장애인 주일에 1천여명이 우리 교회에 모여 연합예배를 드렸다. 또한 전주 교도소 교도관에게 위탁을 받아 수감자들을 개도하는 사역도 했다. 상담도 하고 신앙교육을 시켜서 그들에게 필요한 서적과 교육을 제공했다. 오후 예배가 끝나면 전 교인들과 함께 전주 시내 하천 대청소를 했다. 각자 가져온 시뻘건 고무장갑을 끼고 장화를 신고 양손에 비닐봉지와 집게를 든 교인들이 하천과 주변 도로를 깨끗이 청소했다. 이밖에도 목욕 봉사, 소년소녀가장 1대1 부모역할 봉사, 반찬서비스, 마사지 서비스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해왔다. 교회와 성도들의 역할은 예배당에 앉아서 가만히 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니다. 늘 지역사회에 어떻게 공헌할 수 있는지도 고민해야한다.
■시카고에 정착해 선교적인 교회를 세우다
13년간 ‘깡통교회’에서 선교훈련과 특수 전문사역자로 섬기다가 평안교회 송금섭 목사님의 초청으로 도미했다. 8년간 사랑이 많으신 송 목사님의 도움으로 이민목회를 경험하고 많이 배웠다. 이후에 ‘선교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주님의 명령이고 의무 그 이상이다. 교회의 규모에 관계없이 사명적 공동체가 되어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2011년 시카고나눔교회를 개척하게 됐다. 첫 회의때 “나눔교회는 선교적인 교회가 될 것이다. 교회 재정의 50%를 선교에 쓰겠다”고 말하자 모두가 놀라는 눈치였다. 렌트비를 감당하고 목회자 사례도 제대로 주기 어려워보이고, 이제 막 시작하는 작은 교회에서 선교에 재정의 반절을 쓰겠다니 모두가 놀랐을 만도 하다. 그러나 성도들의 90%가 좋다고 했다. 그렇게 재정의 50%를 쏟아붓는 시카고나눔교회의 선교가 시작됐다. 처음엔 케냐, 짐바브웨, 불가리아, 요르단, 필리핀, 일본 등 6곳을 정해 시작하던 것이 이제는 전세계 16개국, 17명의 선교사를 도울 정도로 넓고 다양해졌다.
시카고나눔교회는 자체 건물이 없다. 천주교 부속 건물을 렌트해서 쓰고 있다. 누군가는 기독교 예배당을 빌려쓰거나 아니면 성전을 새로 마련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나눔교회에 방문했다가 천주교 건물을 보고 그냥 되돌아가는 사람도 더러 있었다. 하지만 그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본질은 섬기는 것이다. 선교에 방해가 된다면 화려하고 큰 성전을 건축하는게 무슨 소용이겠는가. 본질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선교를 계속 이어나갈 것이다. 생각을 바꾸면 감사가 나온다.
시카고나눔교회 성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나눔교회>
■나눔교회가 섬기는 법
‘나눔의 방’이라고 불리는 시카고나눔교회 사무실의 벽에는 큰 세계지도가 펼쳐져 있다. 선교지 하나를 도울 때마다 알록달록한 포스트잇에 국가, 지역, 선교사 이름 및 단체를 꼼꼼히 적어놓는다. 현재까지 짐바브웨, 케냐, 필리핀, 알바니아, 세네갈, 말리, 마르세이유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나라들과 기도의 집, 밀알선교회, 기독교방송국, 선교협의회 등 시카고지역의 다양한 단체도 꾸준히 도왔다. 지금까지 도운 곳 보다 앞으로 도와야 할 곳이 훨씬 많다고 생각한다. 작지만 강한 교회가 바로 우리 나눔교회다.
나눔교회 주보 맨 위에는 “나는 가정(자녀) 선교사! 나는 직장(사회) 선교사! 나는 보내는 선교사! 나는 문화 선교사! 나는 협력(기도와 물질)하는 선교사!”라고 쓰여있다. 자신이 어떤 공동체에 속해있던 하나님의 말씀과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라는 것을 늘 기억하기 바라는 마음에서다. 또한 나눔교회의 도움을 받는 선교사들의 편지를 주보에 실으며 성도들 모두가 선교사 마인드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선교사로부터 현지 이야기를 전해듣는 시간도 갖는다.
나눔교회는 선교사역은 크게 세가지로 나눈다. 첫째, 문서 선교다. 개인적인 이유로 교회와 신앙에 대해 아픔을 겪고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매달 마지막 주마다 지역 한인마트에 나눔교회가 직접 출간하는 신앙집 ‘나눔의 울타리’를 5년째 배포하고 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볼까’ 하는 의문도 있었지만, 이젠 없어지면 전화가 올 정도로 호응이 좋다. 둘째, 고아선교다. 나눔교회는 죠이나눔선교회를 설립해 국제고아선교단체와 협업해 전세계에 있는 고아들에게 매년 ‘바이블 타임’ 책을 보내며 말씀으로 그들을 양육하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또한 나눔교회 주일학교, 청년부, 어른들까지 모두 이 책을 함께 읽으며 큐티를 한다. 매달 마지막 주일은 고아 나눔 주일로 지키고 있으며 케냐의 고아들을 돕는다. 둘째 주마다 열리는 성찬식에서는 뜻이 있는 성도들이 고아헌금을 내기도 한다. 셋째는 나눔선교다. 보통 교회에서 식사준비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돈을 보조해주지만, 우리 교회는 쌀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각 가정이 음식을 가져와서 나누고 있다. 1년을 이렇게 한다면 선교지 3군데를 더 도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월 마지막 주일은 각 가정마다 반찬을 가져와서 마치 초대교회처럼 음식을 나눠먹는다.
■선교가 왜 필요하냐구요?
아직도 세상에는 “나라도 어렵고, 심지어 내 자신도 어려운데 선교가 왜 필요합니까?”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선교에 대한 개념을 바로 잡고 오해하지 말아야 한다. 보통 선교라 하면, 타문화권에 대한 물질적 나눔을 선교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진정한 선교란, 지역, 민족, 나라를 초월해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 교회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 중심으로 바뀌면 선교하는 일이 아까운 것이 아니라 보람이요, 기쁨이 된다. 나눔도 훈련이다. 오병이어의 기적도 생각해보면 적은 것이지만 주님의 이름으로 나눔으로써 상상치 못한 기적이 일어났다. 예수님은 자신의 모든 삶을 인간을 위해 다 나눈 무소유자였다.
예수님은 처음부터 큰 조직을 꾸리시지 않았다. 고통받는 소외계층을 직접 찾아가 고치시고 천국의 복음을 전했다. 특정 계층을 위해 이 땅에 오신 것이 아니라 인류 전체를 위해 오신 것이었다. 우리에게도 반드시 큰 교회를 세워서 선교하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다. 이처럼 우리도 예수님의 정신과 사랑을 가지고 선교해야한다. 예수님의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선교사와 협력하는 일도 중요하다. 선교사들은 선교지에서 예수님의 정신을 가지고 현지인들에게 나눔을 실천한다. 그들은 현지인들을 위해 배움의 터전인 학교를 세우고 굶어 죽어가는 자들을 먹이고, 질병으로 고통받는 자들을 위로하며 궁극적으로 천국복음을 전하고 있다. 돈 없어서 선교를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부족해서 관심을 갖지 않는 경우가 많다. 복음은 그리스도의 사랑이 반드시 함께 해야 한다. 교회의 본질은 선교다.
시카고나눔교회 건물 전경.<사진=나눔교회>
■시카고에도 선교의 바람이 불기를
나눔교회가 설립된지 8년이 지났다. 처음에는 깡통교회에서 배운 나눔사역을 시카고에서 실천하려고 해도 기초가 없어 어렵고 힘들었다. 내가 경험한 시카고는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변화가 쉽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영적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곳이 바로 이 곳이다. 세계한인선교대회가 시카고에서 시작됐고, 미전역에 선교의 불을 지폈던 곳으로써 영적 의미가 있는 곳이지만, 교회들마다 아픔과 상처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고, 상처들 때문에 교회를 등지고 신앙을 포기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이민사회 속의 한인 디아스포라는 개인 모두가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 온 것이다. 주변인으로 살아가지 말고 하나님 나라를 위한 선교의 주역으로 함께 살아가야 한다. 2018년 나눔교회의 표어는 ‘진리를 경험하라’(에베소서 4:24)다. 행동은 예수님의 말씀을 깊이 이해할 때 가능하다. 나눔교회는 앞으로도 예수님의 말씀을 토대로 그의 의도를 헤아리며 긍휼사역을 해나갈 것이다. 시카고에도 선교의 바람이 힘차게 불어 복음이 전해져 땅 끝까지 전파되길 기도한다.
▲주소: 8523 Georgiana Ave., Morton Grove, IL 60053
▲웹사이트: www.facebook.com/chicagonanoomchurch/
▲문의: 773-440-0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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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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