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치데일과 FA컵 16강전 재경기서 2골-1도움 맹활약
▶ 페널티킥 무효로 해트트릭 놓쳐… 팀의 6-1 대승 견인
손흥민이 전반 23분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리고 있다. [AP]
손흥민(토트넘)이 이번 시즌 첫 멀티 골을 터뜨리며 최근 9경기 무득점 행진을 끝냈다.
28일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테디엄에서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펼쳐진 잉글랜드 프로축구 FA컵 토트넘과 로치데일(3부리그)의 16강전 재경기에서 손흥민은 67분을 뛰며 전반 23분 선제골을 터뜨린 것을 포함, 2골을 뽑아내고 1골을 어시스트하는 활약으로 토트넘의 6-1 대승을 이끌었다. 또 해리 케인 대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페르난도 요렌테는 후반 12분 간격을 두고 내리 3골을 뽑아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첫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이로써 8강에 오른 토트넘은 오는 17일 펼쳐지는 대회 8강전에서 스완지시티와 맞붙게 돼 손흥민과 기성용의 ‘코리안 더비’가 펼쳐지게 됐다. 스완지는 전날 역시 16강전 재경기에서 셰필드를 꺾고 1964년 이후 54년 만에 처음으로 FA컵 8강에 올랐다. 토트넘은 1991년 이후 27년 만에 처음이자 통산 9번째 FA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최근 주요경기에서 잇달아 벤치로 밀렸던 손흥민이 모처럼 선발로 나서 펄펄 날았지만 이 대회에서 사용되고 있는 비디오판독(VAR) 시스템 운용이 매끄럽지 못해 아쉬움이 컸던 경기였다. VAR 시스템 판정을 기다리느라 선수들이 필드에 멍하니 서 있는 일이 빈번히 일어나 전반에만 추가시간 5분이 더 소요됐고 관중석에선 계속 야유가 쏟아졌다. 손흥민은 후반 요렌테가 팀의 3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축하과정에서 VAR 시스템 혼란을 풍자하는 듯한 제스처를 보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토트넘의 모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이날 케인과 델리 알리, 크리스천 에릭센 등 공격 에이스 3인방을 모두 벤치에 앉히고 원톱 요렌테를 중심으로 손흥민과 에릭 라멜라, 루카스 모우라가 뒤를 받치는 라인업을 가동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초반부터 펄펄 날았다. 전반 6분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볼을 받은 손흥민은 순간적으로 수비수를 제치고 오른쪽으로 치고 들어가다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이를 로치데일 골키퍼가 간신히 막아냈으나 그 볼을 문전에서 에릭 라멜라가 가볍게 밀어 넣어 선제골을 뽑았다.
누가 보기에도 완벽한 골이었지만 한동안 기다린 끝에 나온 VAR 판정은 ‘득점 무효’였다. 손흥민의 슈팅을 골키퍼가 간신히 막아낸 뒤 그 볼을 다투는 과정에서 요렌테의 반칙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이어 20분에는 모우라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태클에 걸려 넘어졌는데 완전한 파울처럼 보였음에도 VAR는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잇달아 기회를 놓친 토트넘은 23분 마침내 리드를 잡았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라멜라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중앙으로 꺾어 들어오며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깔끔하게 로치데일 골네트를 흔들었다. 지난 1월13일 에버튼전 이후 46일만에 터진 시즌 12호골이었고 이번 시즌 FA컵에선 첫 골이었다.
이어 26분엔 VAR 판정에서 원래 토트넘의 프리킥이 선언됐던 상황이 페널티킥으로 바뀌는 일이 발생했다. 수비수의 홀딩 반칙이 페널티박스 밖에서 시작됐지만 계속 홀딩이 이어진 상황에서 선수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넘어진 탓이었다. 여기서 손흥민이 키커로 나서 페널티킥을 성공시켰으나 이번엔 볼을 차는 과정에서 잠시 스톱했다가 골키퍼가 넘어진 것을 보고 킥을 한 탓에 득점 무효는 물론 손흥민은 경고까지 받았다.
완전한 골을 놓친 아쉬움 때문인지 토트넘 수비는 잠시 집중력을 잃었고 로치데일은 전반 30분 한 번의 역습에서 스티븐 험프리스의 깔끔한 피니시로 1-1을 만들었다. 이어 전반 45분에는 앤드루 캐논의 강력한 슈팅이 토트넘 왼쪽 골대를 강타해 역전골을 놓치기도 했다.
3부리그 하위팀인 로치데일에 두 경기 째 고전을 면치 못하던 토트넘은 1-1로 전반을 마친 뒤 후반 시작하자마자 소나기골을 터뜨려 일거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후반 2분도 채 되기 전 요렌테가 모우라의 스루패스를 받아 골키퍼 키를 넘기는 피니시로 2-1 리드를 잡은 토트넘은 이어 후반 8분 손흥민의 스루패스를 받은 모우라가 오른쪽에서 밀어준 크로스를 요렌테가 마무리해 3-1로 달아났다. 이어 14분에는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요렌테가 헤딩으로 꽂아넣어 12분 사이에 해트트릭을 완성하면서 4-1로 달아났다.
손흥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기어이 멀티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19분 라멜라의 완벽한 스루패스를 받아 골문 바로 앞에서 오른발 탭인으로 5-1을 만들었다. 시즌 13호골로 손흥민의 멀티골은 지난해 5월 레스터시티 원정경기에서 2골을 뽑은 이후 약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손흥민은 잠시 후 델리 알리와 교체돼 경기에서 물러났고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카일 워커-피터스가 한 골을 보태 6-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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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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