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lstice Canyon(Malibu)
태평양 전망이 있는 등산구간.
Tropical Terrace 자리에 있는 작은 폭포.
Solstice Canyon 전경.
이 곳 LA에서 살아가며 등산을 통해 알게 된 사실 하나는, 이 남가주지역이 인류의 우주탐사에 큰 몫을 해왔다는 것이다. 예컨대, 학창 때 배웠던 우주팽창설은 Pasadena 뒤쪽의 Mt. Wilson에 있는 천문대에서 이루어낸 성과라고 한다.
오늘 소개하려는 Malibu에 있는 Solstice Canyon도 인류의 우주탐사와 관련이 있으니, 우주선에 싣게 되는 우주장비들을 실험하는 전 세계의 3곳 시험장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아무튼 이곳 Solstice Canyon은 산과 바다, 개울과 폭포와 수목, 인간의 꿈과 예술 등 많은 요소를 갖춘 곳으로 누구나 좋아할 수 있을 아름다운 곳이다.
더구나 LA 한인타운에서 불과 29마일이면 닿는 멀지 않은 곳이며, 산행거리도 왕복 3마일 내외이고, 순등반고도가 700’ 정도인 쉬운 코스라서, 남녀노소 누구라도 부담없이 서너시간에 걸친 하이킹을 즐길 수 있다. 오고 가는 길에 태평양의 푸른 물결과 이를 즐기려 모여드는 다양한 사람들을 차창 밖으로 구경할 수도 있어, 더욱 매력이 있는 곳이라 하겠다.
가는 길
Fwy10의 West로 끝까지 가서 Pacific Coast Hwy를 타고 17마일을 북상하면 오른쪽으로 Corral Canyon Road가 나온다. 이를 따라 0.2마일을 들어가면 Solstice Canyon의 입구가 나온다. 입구 안쪽 오른편에 주차장이 있다. 빈자리가 없으면 0.2마일쯤을 더 들어가면 미니 노천극장이 딸린 정갈한 더 큰 주차장이 있다. 주차허용시간은 아침 8시부터 일몰까지이고 무료이다.
이곳에도 빈자리가 없으면 입구밖으로 돌아나가 Corral Canyon Road변에서 적당한 곳을 찾아 주차한다.
등산코스
일렁이는 푸른 바다가 바로 지척인 해발고도 50’ 내외의 낮은 곳에서, 왼쪽의 포장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아주 완만하게 올라가는 Solstice Canyon Trail을 따라 등산을 시작한다.
Live Oak, Sycamore, Alder, California Bay 등의 나무들이 우거진 Creek을 오른쪽에 끼고, Sage Brush가 길섶에 웃자라 있는 채, 다소간 퇴락해 보이는 포장도로를 따라 0.7마일을 가면, 오른쪽 개울 건너 낮은 언덕에 지붕 없이 벽만 있는 작은 건물이 보인다.
1901년에 Sweeney라는 이가 지은 캐빈을, Henry Keller라는 사냥을 좋아하던 사람이 사서 Hunting Lodge로 쓰다가, 화재로 소실된 후 다시 돌로 지었다고 한다. 아마도 Malibu에 현존하는 건물로서는 최초의 석조건물일 것이라는데, 2007년의 화재로 전소되어 지금은 벽난로와 벽만 덜렁 서 있다.
이 건물을 가까이서 보기위해 억지로 위험하게 이 개울을 건널 필요가 없다. 도로를 따라 조금만 더 가면 넓고 튼튼한 다리가 있어 이를 건너 그 건물에 쉽고 안전하게 다가갈 수 있다. 불타서 형해만 남은 Hunting Lodge보다는, 불과 100여년만에 다 사라져버린 그 많았을 동물들의 성쇠가 마음에 어두운 여운을 남긴다. 건물이야 언젠가는 복구되어 이곳 Solstice Canyon의 기념관 등으로 쓰일 지도 모르겠다.
다시 도로를 따라 올라간다. 1.2마일 지점에 이르면 왼쪽 편에 계곡의 위쪽으로 우회하여 올라가는 Sostomo Trail의 안내판이 있는데, 우리는 그냥 직진이다.
곧바로 제법 큰 건물의 폐허가 나온다. 이 건물을 1952년에 짓고 이곳에서 은퇴 후의 삶을 살았던 Fred & Florence Roberts 부부에 의해 Tropical Terrace라고 명명되어졌던 훌륭한 저택이 있던 곳이다. 그러나 건축 후 겨우 30년이 지난 1982년에 발생한 화재로 이젠 바닥과 벽의 일부가 겨우 남아있을 뿐이다. 무릇 사람의 일들이 다 그런 것일 게다.
원래 Fred Roberts는 Santa Monica 일대에서 19개의 리커와 마켓을 운영하던 사업가로 1949년에 은퇴한 후, 유명 건축가 Paul Williams에게 의뢰하여, 1952년에 이곳에 집을 지어 살기 시작했는데, 폭포와 시냇물, 바위와 나무들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 건축으로, 유명잡지에 소개되는 등 각광을 받았던 주택이었다고 하며, 1988년에야 소유권이 바뀌어 이렇게 모든 사람들에게 개방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Paul Williams는 UCLA의 몇 개 건물을 설계했고, 영화 ‘Pretty Woman’ 에 나오는 Beverly Wilshire Hotel과 지금은 사라진 Ambassador Hotel 등을 리모델하는 등 그 당시에 인기가 높았던 흑인건축가였다는데, 우리들 등산인들로서는, High Sierras의 Big Pine에 있는 자연친화적인 석조별장 ‘The Lon Chaney Cabin’ 을 1929년에 설계한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 이 폐허가 더욱 애잔하게 느껴진다.
이 저택은 Solstice Creek의 바로 옆에 지었는데, 뒤쪽으로 제법 큰 낙수성을 내는 폭포가 있고, 그 바로 아래로는 기암괴석들 사이로 서너평은 족히 되는 운치있는 물웅덩이가 있어, 그 시원한 물에 풍덩 발을 담그고픈 충동을 참기 어렵다.
Roberts 가족들이나 친지들이 이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듯한 자취들이 여기저기 남아있다. 발자국을 따라 폭포의 뒤쪽으로 올라가보면 또 하나의 작은 폭포가 있음을 보게 된다.
Tropical Terrace라는 이름에 걸맞는 인위적인 조림이었을 듯한 몇그루의 정원식물들이 있는 입구로 다시 돌아나오면, 동쪽에 Rising Sun Trail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있어, 동쪽의 산줄기 위로 올라가도록 안내한다. 주차장까지 1.6마일임도 알려준다.
대략 10분 정도 지그재그 경사로를 올라가면, 남쪽으로는 태평양의 청명한 푸른 물이, 서쪽으로는 Solstice Canyon의 푸르름이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아름답다. 새삼스럽게 이곳이 말리부 해안을 연하고 있음이 실감된다.
완만한 내리막길이 바다쪽으로 구불구불 이어져 나간다.
주차장에 다 와 갈 무렵 TRW Loop Trail을 가리키는 안내판이 있다. 미국의 초기 우주개척기에 중요한 역할을 해내던 Thomson-Ramo-Woolridge 기술연구소가 1961년에 이곳에 설립되어, 여기에서 Pioneer 12호를 비롯한 우주탐사선들에 실릴 장비들을 실험하였다고 한다.
이윽고, ‘Education Center’ 라는 이름의 작은 건물이 있는, 주차장에 닿는다.
둥근 돌을 가지런히 쌓아올린 아름다운 벽으로 둘러싸인 이곳엔 30여대 규모의 주차공간과, 지붕이 있는 아담한 벤치시설이 있는데, 한켠에는 천연 통나무를 이용한 50석 내외의 미니 야외극장( Amphitheater )도 있어, 자연과 어우러진 소박한 교양시설로서의 깔끔한 아취를 자아낸다.
클럽 동호인들이나 친구들 간에 왔으면 나름대로 어떤 설명회나 현안에 대한 토론 또는 각자의 장기자랑 등으로 이들 시설을 잠시 선용한다면, 그것 만으로도 멋진 ‘Malibu 의 추억’이 되어 질 듯하다. 정진옥 310-259-6022
http://blog.daum.net/yosanyos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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