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다운타운의 명물인 올드 시카고 메인 포스트 오피스. 지난 1997년 이후 비어있던 이 건물이 사무실 빌딩으로 재개발되고 있다.

올드 시카고 메인 포스트 오피스의 우아한 로비. 부동산개발업체인 601W사가 재개발을 끝내면 로비는 사무실 직원들이 드나드는 메인 홀이 될 것이다.
시카고 다운타운의 올드 시카고 메인 포스트 오피스 건물은 오랜 세월 우체국으로 쓰이며 위용을 자랑했다. 하지만 지난 1997년 우정국이 이사한 후 이 거대한 빌딩은 20년이나 비어 있었다. 우체국 직원들이 매일 많게는 3,500만 통의 편지를 분류하고, 인근 주민들이 석조로 된 바닥에 널찍하고 우아한 로비에 와서 편지를 부치며 북적북적하던 시대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가 되었다.
아르 테코 형식의 이 웅장한 건물을 새롭게 꾸며보려는 아이디어들은 그동안 여러 번 제기되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이제 부동산 회사 601W 사가 이를 되살리려는 시도에 나섰다. 건축비로 대출받은 5억 달러를 손에 쥔 601W는 과거 캐털로그와 우표로 알려졌던 이 장소를 280만 평방피트의 거대한 사무실 건물로 바꿀 계획이다. 건물 이름은 간단하다. 포스트 오피스이다.
뉴욕, 휴스턴을 포함한 미 전국에서는 우체국 건물들을 재개발하는 프로젝트들이 진행 중이다. 옛날에 세워진 이들 우체국 건물은 위치가 도심인데다 넓은 창고 구역들로 되어 있어서 새로운 용도로 새롭게 변형하기 좋은 빌딩들이다.
시카고의 부동산 회사인 R2사는 지난 2015년 한 투자사로부터 밀워키 다운타운의 우편물 분류 센터를 매입했다. 110만 평방피트 면적 중 한 부분을 우체국이 여전히 사용하고 있지만 R2는 이를 오피스 빌딩으로 재개발할 계획이다.
시카고에서는 601W가 지난 2016년 5월 영국 투자사로부터 옛 우체국 건물을 매입했다. 이후 건물 내 창문들을 교체하고, 잡동사니들을 치우며 내부에 새로운 빌딩 시스템이 자리 잡도록 준비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재개발 계획에 따르면 과거 우편물 분류 구역들은 색다른 사무실 공간들로 바뀔 것이다. 천장 높이가 19피트에 달하는 광대한 공간의 이점을 최대한 살린다는 아이디어이다.
시카고의 부동산 중개회사 텔로스 그룹의 브라이언 와이팅 회장은 “간단히 말해서, 보다 개방되고 협업적이며 커뮤니티 느낌이 나는 공간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에게 어필하는 빌딩을 지으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부대시설로는 ‘게츠비 스타일’의 라운지, 넓은 체육관, 대학 도서관을 본 딴 조용한 업무 공간 등이 포함된다. 과거에 로비로 쓰이던 공간은 사무실 직원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주 현관으로 사용될 것이다.
건물의 규모는 방대하다. 길이가 시내 3개 블록을 합친 것 만하다. 이런 특징을 활용해 작은 빌딩들은 감히 시도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빌딩 안에 완전히 동네 하나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아니면 빌딩 안에 여러 동네를 만들어서 일종의 작업 커뮤니티를 제공하는 것입니다”라고 와이팅 회장은 덧붙인다.
뉴욕의 부동산개발회사인 릴레이티드와 보네이도 등 2개 회사는 맨해턴의 제임스 A. 팔리 빌딩에서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다. 1913년 세워진 이 빌딩은 한 면이 코린트 양식의 원주들로 되어있다. 이 건물은 2003년 사망한 대니얼 모이니헌 연방 상원의원의 이름을 딴 기차역으로 전환될 것이다.
스웨덴 건축회사인 스칸스카가 앰트랙과 롱아일랜드 철도역을 건축 중이고, 보네이도와 릴레이티드는 건물 2층에서 5층에 이르는 58만8,000평방피트를 개조하고 1층과 중앙 홀 층 상가 임대 일을 맡는다. 우체국은 3층에서 계속 업무를 볼 예정이다.
건물 위층의 우편물 분류 구역들을 이용한 사무실들이 팔리 건물의 특징이 될 것이라고 릴레이티드의 수석 부사장인 앤드류 로젠은 말한다. 뉴욕에서는 별로 볼 수 없는 공간이 들어선다는 것이다. 특히 테크놀로지 기업과 미디어사들이 필요로 하는 공간이 들어설 계획이다.
“완전히 2개 블록을 차지하는 면적입니다. 한 층의 면적이 최고 20만 평방피트인데다 완전히 확 뚫려있고 채광이 아주 좋습니다. 아주 독특한 공간이 될 것입니다.”
게다가 이 지역은 교통의 요충지라고 로젠은 말한다.
휴스턴의 개발업체인 로벳 커머셜은 다운타운 인근의 바바라 조단 우체국을 상업용 허브로 만들 계획이다. 1962년 건축된 이 건물을 로벳은 지난 2015년 우정국으로부터 사들였다.
이 건물은 휴스턴 황금기의 유적 같은 것이라고 로벳의 개발 디렉터인 커비 리우는 말한다.
“오래 보존하고 싶은 유산입니다. 과거의 오리엔테이션을 미래로 가져가려는 것이지요.”
부지 내 2층짜리 창고를 로벳은 상점들이 들어설 공간으로 개발하려 한다. 1층은 예술가와 음식 조달업자들이 주로 입주하도록 만들고 2층은 창의성을 강조하는 회사들을 위한 사무실 공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5층짜리 사무실 공간에는 호텔이 들어선다.
개발업자들은 옛 우체국 건물들을 새로운 용도로 재개발하는 안을 오래 전부터 구상해왔다. 그렇게 완성된 것이 세인트루이스 다운타운의 1884년 빌딩과 워싱턴의 올드 포스트 오피스이다. 올드 포스트 오피스는 지난 2013년 트럼프 부동산 회사가 정부 당국으로부터 임차해 호텔로 개조했다.
지난 2017년 연례보고서에 의하면 연방 우정국 소유 부동산은 지난 9월 기준 8,448개이다. 2011년에 비해 2% 가량 줄어든 것이다. 우정국은 이들 부동산의 대부분을 임대하고 있다.
지난 7개 회계연도 동안 우정국은 매년 평균 32개 부동산을 팔았다. 옛 우체국 건물을 파는 데 대해서는 논란이 없지 않다. 우체국 건물은 공공기관으로 남아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봉사 공간으로 쓰여야 한다며 매매 반대 운동을 벌이는 커뮤니티들도 있다. 또한 우정국은 역사적 의미가 있는 건물들을 팔아서 비판을 받기도 했다.
한편 우정국은 우편물량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나타난 새로운 비즈니스와 재정적 조건들에 적응하기 위해 소유 부동산에 대한 통합과 매각을 추진한다고 우정국 대변인인 킴벌리 프럼은 말한다.
“어떤 우체국들은 공간이 남아돕니다. 현재의 재정 조건으로 볼 때, 이런 부동산들은 매각하는 것이 건전한 사업 결정입니다.”
매각에 앞서 우정국은 항상 지역 커뮤니티의 의견을 고려한다고 그는 말한다. 아울러 역사적 건물의 경우는 매각하기 전 사적지 보존 관련법 규정에 따라야 한다.
우체국 건물들이 모두 재개발 되는 것은 아니다. 완전히 해체되고 새로 건물을 짓는 경우도 있다. 오리건, 포틀랜드 다운타운 인근의 1962년 우체국 건물은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는 도심지역에서 적당한 가격의 주거공간들로 개발하기 위해 완전히 철거되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