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드 자카리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CNN‘GPS’ 호스트 예일대 졸, 하버드대 정치학 박사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미국 밖의 세계를 대부분 외면했다.
이란과의 합의, 관타나모 등에 관한 약간의 거친 언급이 있었고, 북한정권의 사악함을 (정확하게) 묘사했지만 자신의 대외정책에 관해서는 거의 입을 다물었다.
이로 인해 위험한 현실은 가려졌다. 우발적으로, 혹은 고의로 트럼프 행정부는 지구상의 세 지역에 공격적인 표지, 다시 말해 세 개의 임계선(red lines)을 그어놓았으나 이들이 침범 당했을 때에 관한 진중한 대응전략은 전혀 없는 상태다.
첫 번째 임계선이 그어진 곳은 북한이다. 트럼프와 그의 측근들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고 강조한다.
그들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기를 한사코 거부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대북 억제력이 이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대통령은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결코 개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은 평양이 수개월 내에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북한이 임계선을 넘을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되었던 노련한 북한 전문가 빅터 차는 트럼프 행정부에게 현실적으로 제한적 군사옵션 따위는 없으며 북한 정권의 “코피”를 터뜨리는 정도의 소규모 선제공격조차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정직한 분석으로 말미암아 그는 주한 미 대사 후보직에서 낙마했다.
빅터 차는 단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접근법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를 제기했을 뿐이다. 트럼프의 북핵문제 접근법은 상대방과의 타협을 배제하고 최대한을 요구하는 과격한 방식이지만 어떻게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다.
북한의 새로운 핵능력에 대한 반응으로 트럼프는 정말 “화염과 분노”를 쏟아 부어 “북한을 멸망시킬 것”인가?
트럼프는 이란에 대해서도 유사한 접근법을 선보인 바 있다. 그는 미국 의회와 유럽의 우방국들이 이란과의 핵합의 내용을 고치지 않는다면 합의자체를 파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유럽 우방국들은 합의 내용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견해를 분명히 했다.
트럼프는 더 강력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일방적으로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하겠다고 공표했는데 이제 3개월 후면 그가 선언한 탈퇴시한인 “D-데이”를 맞게 된다.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협정을 폐기할 경우 이란은 몇 가지 옵션을 갖고 있다.
그들 역시 협정에서 탈퇴한 후 핵 프로그램을 보강하는 방안을 택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이 중동지역에서 또 다른 북한과 맞서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란은 핵 협정을 그대로 준수하며 미국을 우회해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과 거래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행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옵션은 중동지역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 혼란스런 선거정국에 들어선 이라크를 흔들어 놓음으로써 미국이 대가를 치르게 만드는 방법이다.
미국이 아무런 후속 전략도 없이 거친 언행으로 임계선을 설치해 둔 세 번째 지역은 파키스탄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파키스탄을 테러리스트들의 은신처로 규정짓고, 이를 근거로 군사원조를 중단했다.
파키스탄 군부가 실제로 테러리스트들과 아프간에서 활동하는 무장세력들을 지원해왔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충동적 결정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아프간 무장집단들은 현지 주둔 미군에게까지 공격을 가한 후 국경을 넘어 파키스탄의 안전지대로 피신하곤 했다.
지난 2011년 당시 미 합참의장이었던 마이크 멀렌은 테러그룹들 가운데 하나는 “파키스탄 정보부의 충성스런 하부조직으로 활동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옳은 것과 현명한 것은 다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파키스탄이 두 가지 방법으로 미국에 대응할 것으로 예측했다 : 첫째는 군사지원 면에서 손쉽게 미국을 대체할 수 있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다.
두 번째는 파키스탄 군부가 그들의 역량을 과시, 아프간의 폭력사태를 격화시키고 카불의 친미 정권을 흔들어 혼란 속으로 밀어 넣음으로써 17년째 전투를 치르고 있는 미군을 현지에 그대로 묶어두는 방안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현실로 나타났다. 중국은 미국의 발표 직후 곧바로 파키스탄에 대한 지지를 천명했다. 또한 지난 2주 동안 아프가니스탄은 잇따라 발생한 가공스런 테러 공격에 시달렸다.
노벨상 수상자인 전략 전문가 토마스 셀링은 국제문제에 있어 가장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 두 가지 태도에 관해 언급한 바 있다: 상대가 실패할 때 협박하고 성공할 때 약속하는 것이 그것이다.
셀링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두 가지 접근법 모두 자제해야 한다는 뜻이다.
트럼프도 한때 셀링의 말을 이해한 듯이 보였다. 지난 2013년 그의 전임자가 시리아에게 으름장을 날리자 트럼프는 트윗을 통해 “임계선 발언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헌데 그런 그가 세계의 임계선을 설정했고, 이들 모두가 침범을 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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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드 자카리아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CNN‘GPS’ 호스트 예일대 졸, 하버드대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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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4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생긴게 밥맛
이친구 트럼프 무조건 깍아 내리려고 혈안이 됐네
뚜렷한 현실주의 감각으로 꼭봐야 되는 논평만 내어놓는사람 한국분들 중에서도 생기겠죠 이런 사람..
이사람은 트럼프 대통령 반대자이며 CNN에서 일하며 민주당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