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통성에 가심비까지 무장… 프리미엄 위스키 재도약
▶ 디아지오코리아 ‘W 시그니처 12’, 출시 한달만에 출고량 10만병 돌파
‘가심비’가 올해 소비 트렌드의 핵심 키워드로 떠올랐다. 가격 대비 성능을 일컫는‘가성비’와 달리 가심비는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중요시하는 소비 경향을 뜻한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주류 업계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홈술, 혼술 문화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일상생활로 자리 잡고 가벼운 술자리 문화가 정착되면서 소비자들이 더욱 새롭고 흥미로운 술을 찾아 이곳에서 저곳으로 더욱 빠르게 옮겨 가고 있기 때문이다. 습관처럼 마셔왔던 술을 관성적으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니즈에 따라 직접 술을 고르는 문화가 싹트고 있는 셈이다. 저도주 위스키가 뜨거운 반응을 일으킨 것도 이러한 현상의 연장선이다. 특히 올해는 저도주 위스키 시장에서도 소비자들이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프리미엄 저도주 위스키의 선호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단 한 잔을 마시더라도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마음이 반영된 결과다.
◇저도주, 다 같은 저도주가 아니다?
저도주 위스키 출고량은 2014년 19만 6,864상자에서 지난해 69만 7,286상자로 급증했다. 처음으로 일반 위스키 판매량(63만 3,014상자)을 뛰어넘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장이 커지면서 제품도 다양하게 분화하는 추세다. 저도주 시장 형성기에는 무연산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다시피 했다면 최근 들어서는 연산, 위스키 원액의 원산지와 병입 국가 등을 세세하게 밝혀 차별화를 꾀한 프리미엄 저도주 제품들이 출시되는 추세다.
지난해 10월 디아지오코리아가 숙성 연도를 명기해 저도주 ‘W 시그니처 12’를 출시했고, 페르노리카코리아도 17년산 퓨어 몰트 스카치 위스키인 ‘더 스무스 바이 임페리얼’을 지난 12월 선보였다. 글로벌 위스키 시장의 맹주인 두 업체가 야심차게 내놓은 두 제품은 모두 ‘정통성’과 ‘프리미엄 품질’을 내세웠다. 더 스무스 바이 임페리얼은 스카치 위스키 메카인 스페이사이드 지역 내 글렌키스 증류소의 17년 몰트 위스키 원액을 사용해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한 부드러움을 완성시켰다.
W 시그니처 12는 3명의 세계적인 마스터 블렌더 더글라스 머레이(Douglas Murray), 크레이그 월레스(Craig Wallace), 캐롤린 마틴(Caroline Martin)이 함께 블렌딩한 제품이다. 엄선된 12년산 이상의 스코틀랜드산 위스키 원액을 사용했다. 특히 디아지오코리아는 제품 출시를 위해 180여 명의 이노베이션 팀을 투입해 영국 본사와 함께 수년 여에 걸쳐 제품 연구 개발에 힘을 쏟았다.
또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한국 소비자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수렴한 것도 특징이다. 한국 소비자 조사와 한국의 위스키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기존의 스카치 위스키 제품과 차별화를 이뤄냈지만 풍미나 품위는 간직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출시 한 달 만에 10만 병… 항공 운송까지 동원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지난 11월 30일까지 출시 한 달 만에 W 시그니처 12의 누계 출고량은 약 10만 4,000병을 기록했다. 10만 병은 통상 출시 초기 3개월 치 물량에 해당하는 것으로 한 달 만에 10만 병 판매는 업계에서도 매우 이례적이다. 지난 2015년 디아지오가 처음 내놓은 35도 저도주 W 아이스의 경우 유사한 판매 속도를 기록했는데, 당시에도 출시 한 달 만에 10만 병이 팔려 항공 운송을 동원하기도 했다.
실제로 저도주 시장에서 디아지오의 시장 점유율은 2015년 20%에서 2016년 25%, 2017년 상반기 기준 28%로 계속 성장 중이다. W 아이스 제품이 2017년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48.6% 성장을 보이고 있고, 여기에 W 시그니처 12까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2018년 점유율은 더욱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길수 디아지오코리아 대표는 “위스키도 와인과 마찬가지로 원산지나 배경, 연산에서 풍미와 스토리를 즐길 수 있다”며 “특히 연산이라는 세월이 빚어내는 위스키의 가치는 자신이 선택한 술의 가치에 관심이 많은 최근 소비자들에게 중요한 선택 조건 ”이라고 강조했다.
◇가심비 바람 타고 재기 노리는 위스키
한편 그동안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던 위스키 업계는 가심비 트렌드를 타고 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접대술’이나 ‘아재술’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고급스러우면서도 트렌디한 술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저도주에서부터 소용량 제품을 판매하는가 하면 톡톡 튀는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지난해 소용량 제품을 출시해 1인 가구와 혼술족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던 조니워커는 웹드라마에 제품을 노출 시키는 등 기존 위스키들과는 다른 파격적인 마케팅을 시도했다. 여성 모델을 주로 기용해 온 기존 위스키 업계의 관행을 깨고 디아지오코리아의 시그니처 시리즈는 현빈을,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더 스무스 바이 임페리얼’은 윤계상을 모델로 내세워 화제 몰이를 하기도 했다.
정선민 디아지오코리아 상무는 “과거에 주로 비즈니스 목적으로 위스키를 선택했다면 요즘은 소중한 사람들과 가치 있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선택한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연산, 출처 등을 중요하게 여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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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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