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회를 통해 두 개의 문화를 하나로 엮다’
오클랜드 밀스 칼리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베이지역 한인작가들의 그룹전 ‘사이에 머물다(In-Between Places: Korean American Artists in the Bay Area)’가 호평 속에 주류 사회 미술계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9월 13일 시작, 12월 1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배정란, 케이 강, 백연희, 유영준, 니콜라스 오, 최소형, 손민지, 이미란 등 8명이 참여, 미국에서 살아가는 한인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의 갈등, 미국에 살지만 정서적인 고향은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사이’의 존재들로서의 고민과 공통점, 이민 예술이 주는 색다른 의미를 조명, 전시회를 찾는 관객들로부터 큰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는 유영준, 이미란, 배정란, 케이 강 등 4명의 작가들과 ‘사이에 머물다’의 책임 큐레이터이자 한국 현대미술 전문가인 최인선, 자문 큐레이터이자SF 아시안아트뮤지엄의 한국미술 담당인 김현정씨가 11월 15일 밀스 칼리지 미술관에 모여 본보와 대담을 가졌다.
한인 및 더 많은 미술 애호가들의 관람을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전시회가 다시한번 주목받길 바란다는 큐레이터 및 한인 예술가들은 이번 전시회를 한인뿐 아니라 인종을 초월한, 온 지역사회인의 공감을 자아낸 전시회였다고 자평하고 작가들의 영혼이 느껴져 오는 고상하고 아름다운 전시회였다는 칭찬에 큰 고무감을 느꼈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다음은 대담자들과의 일문일답.
-이번 전시회의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우선 장소가 적합했고 모든 점에서 만족스러운 전시회였다. 학교 박물관을 전시관으로 사용한 것이 주효했다. 많은 학생들과 관람객들이 찾아와 주었고 특히 여류 작가들이 많이 참가한 이번 전시회의 색채와 페미니즘 운동의 중심지였던 밀스 칼리지와의 연대감도 맞아 떨어진 전시회였다.
-이민 예술가와 문화적 갈등이라는 주제가 진부하지는 않았나?
▶최인선 큐레이터 - 주제를 가지고 한인 예술가들이 이렇게 큰 그룹전을 가진 것은 베이지역 사상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 첫 그룹전으로서 ‘사이에 머물다’라는 주제는 필연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전시회에 대한 반응도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유영준 – 주제에 대한 고민이 오히려 새로운 영감을 떠오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전시회 때문에 새로운 작품세계에 눈을 뜨게 되어 감사하고 있다.
▶이미란 – 작가들과 큐레이터들이 주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경로는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배정란 – 내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주제가 쉽게 읽혀졌다. 첫 한인 그룹전치고는 알맞는 주제였다고 생각한다.
- 전시회가 남긴 인상이나 코멘트가 있다면?
▶케이 강 – 이같은 전시회가 오클랜드 한 곳에서 끝난다는 것이 아쉬운 일이다 뉴욕 같은 큰 도시를 돌며 순회 전시회를 가지면 좋겠다.
▶유영준 - 나의 작품에서 한쪽 날개잃은 천사를 표현한 것은 날 지도 못하고 땅에서 살기 힘든 작가들의 고통을 토로한 것이다. 작품과 현실, 삶과 이상을 오가며 살아가는 살아가는 작가들은 고뇌스럽지만 예술은 인생의 풍요로움을 선사는 유일한 작업이기도 하다. 작가들에게는 너무도 목마른, 이런 전시회를 위해 수고한 큐레이터들에게 큰 감사의 말을 드리고 싶다.
▶이미란 – 한인 뿐 아니라 중국, 일본 등 다른 아시아계들이 참가하는 그룹전 또한 의미있는 일이다. 그런 전시회를 통해 주류사회 속에 한인들의 이미지를 새롭게 부각시키는 일도 의미 있는 일이다. 한, 중, 일이 묶어서 한인들이 도매금으로 취급당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
▶배정란 – 한인 작가들은 실력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많은 관객들로부터 SF MOMA(현대미술관)의 작품들보다도 훌륭하다고 찬사를 받은 바 있다. 더 많은 전시회 공간과 전시회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뜻있는 분들의 참여와 후원을 바란다.
- 큐레이터로서 느낀 점은?
▶김현정 – 요사이 마침 아시안 아트 박물관에서 한복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색다름을 통한 어떤 공감이라고나 할까, 이번 전시회를 통해 두 개의 다른 문화를 하나로 엮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이 무엇보다도 의미 있었다. 뜻밖에도 외국인들이 작품들을 통해 뭉클한 감동을 느끼는 것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다. 전시회를 여는 과정은 힘들었지만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이런 전시회를 계속 할 수 있는 자신감도 얻었다.
▶최인선 – 이번 전시회는 오로지 이번 전시회를 위한 작품들로서만 구성됐다. 그룹으로서 함께 고민하면서 그 공유점을 표현한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때마침 트럼프 대통령 때문에 반 이민정서가 만연한 시기를 맞이하여 ‘사이’는 시의 적절한 전시회였다는 생각이다. 이런 전시회가 계속 시리즈로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전시시간: 12월 10일까지(화-일, 오전 11시- 오후 4시)
▶장소: 밀스대학교 미술관(5000 MacArthur Blvd., Blvd. Oakland)
▶문의: (510)430-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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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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