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국들이 공통으로 보이고 있는 병통이 있다. ‘대국 자폐증(great state autism)‘이다. 다른 나라들, 혹은 주변나라들의 감정이나 입장에 무감각하다. 그런 증세다.” 정치학자 에드워드 러트왁이 일찍이 한 말이다. 과거 공업화 직후 독일이 그랬다. 냉전 직후 미국도 한동안 그런 증세를 보였다. 러트왁에 따르면 ‘대국 자폐증’ 병증세가 유독 심한 나라는 중국이라고 한다.
무엇이 그 증세를 악화시키고 있나. 중국공산당은 국내적으로 정치적 정통성을 상실해가고 있다. 베이징은 당(?)의 안보에만 온 신경을 쏟고 있다. 이것이 중국의 ‘대국 자폐증’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는 진단이다. 세계는 ’정점을 지난 중국(Peaked China)‘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내셔널 인터레스트의 해리 카지애니스의 주장이다.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중국은 명실 공히 세계 1위가 된다. 시진핑의 중국몽(中國夢)선언이다. 그 꿈은 그저 한낱 꿈으로 그칠 것이라는 진단과 함께 ’정점을 지난 중국(Peaked China)‘은 동아시아안보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이다.
통계수치들이 보여주는 중국경제는 화려하다. 이는 그러나 과장된 수치의 나열 일뿐 중국경제는 성장을 멈추었다. 다른 말이 아니다. 싼 노동력에 의존한 공산품 수출주도형의 중국식 경제모델은 이미 한계에 봉착했다는 거다. 설상가상으로 중국경제는 심각한 부채문제를 안고 있다. 2008년 리먼 브라더스 도산사태가 발생하자 베이징은 빚잔치를 통해 인프라에 과다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경제성장을 이끌었다. 그 결과 중국은 GDP의 260%에 이르는 부채를 떠안게 됐다.
거기에다가 인구 고령화의 문제가 덮쳤다. 중국의 합계출산율은 1.2로 최저수준을 맴돌고 있다. 뒤따라 온 것은 인구절벽 상황. 중국의 60세 이상 노년 인구는 오는 2030년께에는 3억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무엇을 말하나. ‘수퍼 파워 중국’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소한 5~6개 이상의 항모전단을 꾸려 5대양에서 군사대국 중국의 위용을 과시한다. 이는 불가능한 이야기가 됐다는 것이다. 노동인구 1.14명이 1명의 노년인구(65세 이상)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머지않아 닥치게 되면서 연금으로만 GDP의 8%를 지출하는 처지에 몰리게 되기 때문이다.
세계적 파워로서 중국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그러니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인가. ‘아마도…’가 그가 내린 전망이다. 그러나 동아시아, 서태평양지역으로 좁힐 때 ’정점을 지난 중국(Peaked China)‘은 오히려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공산당 이데올로기는 이미 약발이 떨어진지 오래다. 중국공산당 집권의 유일한 레지티머시(legitimacy-정당성)는 경제 성장이었다. 그 경제가 그런데 성장을 멈추었다. 통치의 정당성은 물론이고 공산당 최우선 원칙도 무너질 위기의 순간을 맞게 된 것이다.
어떻게 공산체제를 유지할 것인가. 중국이 맞이한 문제들을 외부의 책임으로 돌리는 거다. 그 외부는 미국이고, 일본이고, 광의의 서방세력이다. 여기서 동원되는 이데올로기는 강성의, 배타적인 중화민족주의다.
그렇지 않아도 홍콩, 티베트, 신장성 등지에서 분리주의 움직임이 여간 심상치 않은 게 아니다. 경제적 불안정과 함께 잠복상태에 있던 정치, 사회적 문제들도 분출될 위기로 향해 가고 있다.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는 분노, 이 분노를 외부로 돌릴 필요가 있다. 어떻게. 구체적으로 말하면 남중국해, 타이완, 동중국해에서, 그리고 북한의 장래운명에 대해 중국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선포하는 것이다. 완력외교를 통해 이 지역에서 강대한 중국을 과시하는 것이다. 그 길만이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을 담보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강성대국의 부활을 꿈꾸는 시진핑의 중국몽은 이런 면에서 볼 때 날로 심화되고 있는 중국의 ‘대국 자폐증세’의 다른 표현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주변 국가들의 입장이니 감정이니 하는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작용은 반작용을 부른다. 날로 심화되고 있는 중국의 ‘대국 자폐증세’는 주변국에 반발 심리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뭐랄까. 일종의 ‘항중(抗中)연합전선’이 결성되고 있다고 할까.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순방을 계기로 아시아-태평양이란 말 대신 인도-태평양(Indo-Pacific)이란 말이 등장한 것도 바로 이 같은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다.
중증의 자폐증세에 걸린 중국이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른다. 그 대비책으로 미국, 일본, 호주, 그리고 인도를 잇는 인도태평양지역의 민주국가들의 안보협력 전략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가장 지근거리에 있는 중국의 주변국 중 하나다. 그 대한민국은 그런데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인도-태평양지역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같은 민주주의 체제다. 때문에 인도-태평양안보 전략구상에 참여할 것을 제의 받았다. 그 제의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방향을 틀었다. 문재인 정부는 사드를 추가배치 않고, 미국의 미사일방어(MD)에 참여하지 않고, 한미일 삼각동맹을 맺지 않는다는 주권포기 3불(不) 항서(降書)를 쓰고 베이징 품에 안긴 것이다.
벌써부터 그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앞두고 베이징은 3불도 모자라 한국에 배치된 사드시스템에 제한을 가하라는 주문을 서슴지 않는다. 그 모양새가 그렇다. 계속 수모만 당하고 있는 것이 스스로 매를 벌고 있는 것 같다. 미국으로부터는 의심만 사고 있고.
중국몽(中國夢)의 실현은 한국으로서는 악몽(惡夢)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앞에만 서면 방향성을 상실하는 대한민국. 도대체 언제에나 그 미몽(迷夢)에서 깨어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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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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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총 4건의 의견이 있습니다.
문재인 일당들이 중국에 곧 조공을 받치려고 준비중이라는데 이 역적들을 어떻게 하리요?
문재인만 탓할것없다. 그를 찍은 자들이 활보하는한 희망은 없다.
한국에서 문재인 일당을 끌어내리는 길 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그걸 아는 문재인이 국민에게 온갖 아양을 떨고 있다. 그뒤에는 문정인과 주사파가 나라를 송두리채 흔들고 있다.
great article, very informat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