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콜롬비아-14일 세르비아와 운명의 2연전
▶ 결과 좋지 않으면 사령탑 거취 흔들릴 수 있어
대표팀에 새로 합류한 토니 그란데 코치(왼쪽)와 하비에르 미냐노 코치(오른쪽)가 신태용 감독(가운데 왼쪽)과 함께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
벼랑 끝 위기에 몰린 한국축구 대표팀 신태용호가 기사회생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까.
출범 후 4차례 경기에서 무승(2무2패)에 그친 것은 물론 실망스런 경기력으로 팬들의 질타를 받아온 신태용호가 오는 10일과 14일 강호 콜롬비아와 세르비아를 상대로 운명의 2연전 평가전에 나선다. 10일 FIFA(국제축구연맹)랭킹 13위의 강호 콜롬비아와 먼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격돌한 뒤 14일에는 FIFA랭킹 38위 세르비아와 울산문수구장에서 맞붙는다. 두 팀 모두 남미와 유럽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월드컵 본선티켓을 따낸 강호들로 다음 달 실시되는 조 추첨 결과에 따라서는 내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가능성도 있는 상대들이다.
이번 2연전은 어쩌면 대표팀 사령탑 거취까지 흔들 수 있는 잠재적 파괴력을 지닌 중요한 일전이다. 무늬는 평가전이지만 신태용 감독에게 사령탑 자리를 걸고 나서는 운명의 2연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부터 지휘봉을 잡은 신 감독은 최종예선 마지막 두 경기에서 무득점 무승부를 기록, 힘겹게 러시아 월드컵 본선티켓을 따냈지만 극도로 부진한 경기력으로 인해 팬들을 실망시킨데 이어 지난달 유럽 원정으로 치른 A매치 2연전에서도 러시아(2-4)와 모로코(1-3)에 연패하면서 오히려 더욱 나빠진 경기력으로 팬들의 분노를 샀다. 지금까지 출범 후 첫 4경기에서 승리없이 2무2패에 3득점-7실점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사실 지난달 유럽 2연전엔 국내파 K리그 선수들이 빠지면서 포지션 불균형을 발생했지만 그동안 대표팀 전력의 주축은 해외파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변명하기 힘든 결과였다. 게다가 그동안 불거졌던 히딩크 복귀론으로 인해 신 감독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신 감독으로선 이번 콜롬비아-세르비아 2연전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 2연전에서 대표팀이 모두 이기진 못하더라도 향상된 경기력으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최근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사퇴와 맞물려 그동안 거세게 몰아쳤던 대표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잠잠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이번 2연전에서도 실망스런 모습을 벗어나지 못해 다소 수그러들었던 비판의 목소리가 되살아난다면 이번엔 신태용 감독이 버티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말 그대로 신 감독 입장에선 ‘이전과는 뭔가 다른 것을 보여줘야 할’ 운명의 2연전이다. 국내파와 해외파를 망라한 최정예 라인업을 소집한 신 감독은 “대표팀의 조직력과 분위기가 안 좋은 건 사실이다. 콜롬비아와 세르비아전에선 희망을 보일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며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소집 후 불과 3일 남짓한 기간의 훈련만으로 어떤 가시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지난달 유럽 2여전과 달리 이번은 두 번 모두 홈경기이며 특히 국내와 해외파를 망라한 정예 선수들을 불렀다는 점에서 한 가닥 희망은 가져볼 수 있다.
특히 이번 경기를 앞두고 대표팀은 스페인 대표팀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토니 그란데(70) 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50) 피지컬 코치를 영입했다. 그란데 코치는 스페인 대표팀 수석코치 출신으로 두 차례(2010년·2014년)나 월드컵을 치른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어 월드컵 무대를 치러본 적이 없는 신 감독의 약점을 채워줄 적임자로 손꼽힌다. 선수 시절을 레알 마드리드에서 주로 보낸 그란데 코치는 스페인 대표팀외에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수석코치를 지내며 파비오 카펠로,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 등 세계적인 명장과 함께 했다. 그란데 코치와 미냐노 피지컬 코치는 6일부터 시작된 대표팀 소집훈련에 합류해 콜롬비아전 준비를 거들고 있는데 신 감독은 7일 대표팀 훈련을 마친 뒤 “그란데 코치의 역할은 수석코치”라고 말했다.
그란데 코치는 신 감독에게 “한국 선수들이 너무 순하게 축구를 한다”고 조언했다. 성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자신감마저 추락해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볼 경쟁을 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움츠러들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신 감독은 이번 평가전 2연전의 첫 상대인 콜롬비아전부터 거친 몸싸움도 불사하는 ‘강한 축구’를 예고했다.
신 감독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4-2-3-1 전술과 3-5-2 전술을 섞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앙 수비라인이 견고하지 않은 만큼 공격 때에는 포백으로 바꿔 공격 숫자를 늘리고, 수비 때는 스리백을 기본으로 양쪽 윙백까지 수비에 가담하는 파이브백을 만들 가능성이 크다.
한편 LA시간으로 10일 새벽 3시(한국시간 10일 오후 8시)에 시작되는 한국과 콜롬비아전의 하이라이트는 손흥민과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골잡이 대결이다. 대표팀에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도 손흥민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도 인정받은 공격수다.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개인 통산 20골로 아시아 선수 역대 최다골 기록도 세웠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주로 왼쪽 날개로 뛰었던 손흥민은 이번 2연전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기용될 전망이다. 소속팀 토트넘에서 최근 최전방 투톱 요원으로 기용되면서 정규리그 2골을 뽑아낸 영향이 크다.
한편 콜롬비아의 가장 유명한 스타인 하메스(바이에른 뮌헨)는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6골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스타탄생을 알린 뒤 6,300만파운드의 거액 이적료에 AS모나코(프랑스)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다. 하지만 수퍼스타들이 즐비한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좀처럼 제자리를 잡지 못한 끝에 이번 시즌 뮌헨으로 임대 이적했지만 뮌헨에서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6경기 출전에서 2골을 뽑아내는데 그치며 명성에 비해 활약은 시원치 못한 편이다. 하메스와 손흥민은 이번이 모두 60번째 A매치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데 첫 59차례 A매치에서 손흥민은 18골, 하메스는 21골을 기록하고 있다.
<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