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순히 옷만으론 이목 끌수 없다”, 블랙야크 ‘나우 매거진’ 잡지 발간
▶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얘기 담아, 나이키 ‘바이크 타운’ 디자인 맡고
‘나우매거진(왼쪽부터)’ 잡지 표지와 나이키가 포틀랜드 바이크 타운을 위해 디자인한 자전거, 그리고 나우매거진에 실린 애나 마거릿의 집. 패션업계의 지속 가능 마케팅이 상품을 넘어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 하고 있다. <사진제공=블랙야크>
‘지속가능’ 마케팅 나선 패션업계
#“포틀랜드는 아이들이 자라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춘 도시다. 광활한 자연이 펼쳐지고, 집집마다 닭과 채소를 기르는 농장이 있어 매일 건강한 식탁을 마주할 수 있다. 아이들은 피부색이 다른 다양한 문화권의 이웃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법을 체득한다. 화려한 타투가 돋보이는 드레스 차림의 애나 마거릿은 두 아이들을 강제적으로 가르치지 않아도 이곳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깊은 영감과 깨달음을 가져다줄 거라고 믿는다…”
#“7년째 포틀랜드에 살고 있는 애덤 카츠먼은 언제든 천혜의 자연과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포틀랜드 환경을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열여덟 살에 우연히 접한 자전거는 그의 삶을 한순간에 변화시켰고 일상 속에서 늘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그와 함께한다. 일주일 중 4일은 레스토랑 매니저로, 3일은 전문 사이클리스트이자 포토그래퍼로 살고 있는 그는 진정한 ‘워크 라이프 밸런스(work life balance)’를 실천하는 포틀랜드형 사이클리스트다.”
최근 발간된 ‘나우 매거진’에서 발췌한 부분들이다. 해당 잡지는 다름 아닌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인 ‘블랙 야크’가 만들었다.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나온 나우 매거진은 포틀랜드에서 탄생한 지 올해로 10주년이 되는 브랜드 ‘나우’가 지향하는 지속 가능한 삶을 주제를 테마로 하고 있다. 매 호마다 도시를 선정해 그곳에서 저마다의 지속 가능한 삶을 추구하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싣는다. 여타 패션 브랜드들이 발간하는 잡지와 같이 ‘옷’이 주제가 아니다. 어떻게 살아가는 지가 주제인 것이다.
블랙야크의 ‘나우 매거진’ 잡지 발간은 최근 패션계가 골몰하고 있는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고민을 보여준다. 단순히 내가 먹고 사는 문제를 넘어서서 다른 사람, 다른 생물 그리고 지구를 위해서 고민을 하고 그 고민을 소비에 반영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모순적인 점은 새로운 디자인의 옷을 빠르게 내놓고, 이를 빨리빨리 소비하게 만드는 ‘SPA 브랜드’의 유행과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속가능 이슈에 눈 뜨는 소비자들
소비자들의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면서 패션계는 이를 대변하는 지속 가능한 패션만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어필 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단순히 제품 만으로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단순히 쓰레기를 재활용해 제품을 내놓는 것을 넘어서서 소비자들이 직접 해당 라이프 스타일을 향유하도록 하는 작업을 끊임없이 진행 중이다. 포화 된 패션 시장에서 특정 브랜드와 ‘지속 가능한 삶’이라는 하나의 가치로 묶인 소비자는 그 브랜드의 충성 고객이 된다. ‘지속 가능한’ 마케팅 전략인 셈이다.
나우 매거진은 이런 고민에서 시작했다. 남윤주 블랙야크 마케팅팀 부장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라이프 스타일을 공유하고 발전해 갈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 줄 잡지를 만들고 싶다”며 “해당 잡지를 나이, 성별, 인종에 대한 편견이 있거나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말했다.
블랙야크 뿐 아니라 기업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미 지속 가능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우선 나이키는 본사가 위치한 포틀랜드에서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가장 나이키다운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북미 전역에서 자전거 공유 시스템을 운영하는 기업 ‘모티베이트’, 그리고 포틀랜드시와 합작해 바이크 타운을 조성한 것이다.
◇새롭게 변신하는 지속가능 마케팅
나이키는 해당 바이크 타운의 전반적인 디자인을 맡았다. 포틀랜드에 가면 나이키의 신발 상자 색으로 모두에게 익숙한 오렌지색 자전거 1,000여 대가 도시를 활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당 자전거는 저렴한 가격에 이용한 뒤 반납하는 시스템이다. 자전거 이용량이 미국 전체 평균의 10배에 이를 정도로 자전거 이용 인구가 많아 ‘자전거의 천국’이라 불리는 포틀랜드는 1인당 자동차 보유율이 매년 줄어들고 있으며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약 11억 달러에 달한다. 아디다스는 해양환경보호단체 팔리포더오션과 협업해 몰디브 해안 근처의 플라스틱 오염 폐기물을 재활용해 만든 팔리 오션 플라스틱으로 스니커즈를 제작했다. 해당 협업은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해양 폐기물은 러닝화, 축구 유니폼 등으로 다양하게 변신해 매번 출시 때마다 품귀 현상을 빚어오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아디다스는 지난 19일 세계 해양 포럼을 맞아 부산 해운대 바다에서 해양환경 보호를 외치는 러닝 이벤트를 진행했다. 제품을 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한 캠페인에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게 한 것이다.
꼭 ‘지속 가능함’이 주제가 아니더라도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는 것은 이미 패션업계 뿐 아니라 유통가의 마케팅 전략이 되었다. 홈 퍼니싱이 그 중 하나다. 현대백화점은 미국 홈 퍼니싱 브랜드인 윌리엄 소노마 사의 브랜드들을 오프라인 매장에 속속 입점시키고 있다. 신세계도 스타필드 고양에 수납용품 전문점인 ‘라이프 컨테이너’를 열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단순히 먹고 입는 것을 넘어서서 이제는 ‘어떻게 사는지’에 더 쏠리고 있다”며 “기업은 이제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을 넘어서서 소비자들에게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하고 이와 맞는 소비자들이 많아야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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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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