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정보조 고려 안하면 ‘명문대 포기’ 생길 수도
▶ 학교 이름만 보지 말고, 나와 ‘궁합’ 먼저 따져야
명문대 입학만이 성공이나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고르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사진은 컬럼비아대 전경.
대학을 방문하지 않고 입학할 대학을 선택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한다. UCLA에서 캠퍼스 투어가 진행되고 있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입시철이다. 조기지원부터 시작해 정시지원을 위한 준비에 12학년 학생들은 정말 눈코뜰새 없이 바쁠 시즌이다. 미국에 수 천 여개의 대학이 있다고는 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고르는 것은 의외로 쉽지 않다. 누구나 다 사회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명문대학을 가기 원하고 장래가 유망한 전공을 택하기 원하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선택하는 것은 수험생들에게는 당면한 지상과제이고 학부모들도 덩달아 입시철만 되면 바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무리 급해도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이 4년을 보내게 될 대학에 대한 선택은 전공까지 고려해 신중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본인의 의견과 부모의 조언, 또한 교육전문가의 컨설팅까지 곁들인다면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올바른 대학 선택에 대한 정답은 사실상 없다. 본인이 택한 대학에 들어가서 성공적으로 학업을 마치고 대학원에 진학한다든가 혹은 취업한다든가 그때가 돼서야 본인의 선택이 옳았는 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대학이 되었든 최선을 다해서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입시철의 올바른 대학 선택 노하우를 집중 점검한다.
■선택에 신중을 기한다
UC지원이 11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사립대학에 대한 지원도 12월이면 마감해야 하는 시즌이 시작되면서 학부모와 수험생들에게는 진학할 대학 리스트를 정하는 것이 가장 시급할 때이다. 인생에서 대학의 선택, 직장의 선택, 배우자의 선택 등은 상당히 중요하면서도 번복하기도 힘든 선택이다. 그 가운데 특히 대학의 선택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맞게 되는 인생의 중요한 길목이라고 할 수 있다. 나중에 여러 개 대학에 합격하고 나서도 실제 다닐 대학을 놓고 고민을 하겠지만 입학원서를 지원할 대학을 가지고 고민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다. 입학할 수 있는 확률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아무 대학이나 리스트에 넣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공통지원서 등으로 지원하면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상당히 많아진 것도 사실이지만 이를 떠나서 자신이 입학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명문대에 입학하기 위해서 본인의 실력도 실력이지만 학교에서 원하는 유형의 학생이 있다는 사실도 알 필요가 있다. 학생과 학교의 취향이 일치할 때 합격이 될 수도 있고 다를 경우 불합격이 될 수도 있다.
■몇 개의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대부분의 입시 전문가들은 10개 전후가 적당하다고 말한다. UC는 한 대학으로 치고 원하는 캠퍼스만 확인하면 된다. 만약 지원할 대학을 정하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어떻게 해서든지 최소 8개는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학생들은 12개를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지원 대학 수가 12개를 넘어서면 각 대학의 장단점을 면밀히 파악하기가 힘들어 지고 에세이 등 준비하는 데에 무리가 따른다.
1. 경쟁률을 고려한다
최종 리스트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합격 가능성이다. 자신의 수준에 비해 훨씬 높지만 도전하고 싶은 학교와 자신의 실력에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학교와 확실히 합격할 대학이 몇 개는 들어가야 한다.
▲Reach School
진학하고 싶지만 실제로 합격할 가능성은 아주 낮은 대학이다. 나뿐만 아니라 대부분 지원자의 합격 가능성이 낮다고 보면 된다. 예를 들어 아이비리그 대학의 경쟁률은 너무 치열해서 합격 가능성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성적이 꼭 높고 과외활동이 우수하다고만 해서 합격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이런 대학들도 3개 정도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끔은 꼭 되리라고 여겨지는 학생들이 떨어지는 반면 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학생들이 합격하는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되고 안되고는 뚜껑을 열어 봐야지 안다는 이야기이다.
▲Match School
학생마다 궁합이 맞는 학교가 있다. 즉 학교 분위기가 학생의 면학 분위기와 맞는다든가 아니면 학생이 원하는 전공과목이 잘 개설되어 있으면서도 성적도 적당해서 그 학교에 들어가면 잘 맞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을 일컫는다. 합격할 확률이 비교적 높다고 할 수 있지만 이런 학교에 입학이 보장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런 대학도 3개 정도를 지원하는 것이 좋다.
▲Safety School
학생의 아카데믹 스펙으로 확실하게 합격할 수 있는 대학을 말한다. 즉 합격이 사실상 보장되었다고 여기는 학교도 2개를 지원하는 것이 좋다. Match school에 불합격되었을 때 이 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대학 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수험생들은 자신의 결정과 판단도 중요하지만 부모와 카운슬러 등의 조언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또한 UC계열 대학만 지원하고 학비 등의 이유로 아예 사립대학은 지원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사립과 공립 가운데 안전한 학교를 골고루 선택해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최종 리스트를 작성할 때 자신에게 솔직할 필요가 있다. 객관적으로 아이비리그 등의 대학에 지원하기에는 부족으로 느껴질 수 있는 데도 본인의 욕심과 주위의 권유 때문에 지원하게 될 수 있다. 물론 도전을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합격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대학에 지원하는 것은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는 일이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2. 지원을 생각하는 대학 리스트를 검토한다
지금쯤 마음이 가는 대학 몇 개는 방문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대학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취득했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 더 명확한 아이디어를 얻었음을 뜻한다. 캠퍼스 방문을 통해 방문 전에 좋아했던 대학이 싫어졌을 수도 있고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초기 리스트를 들여다보며 내가 진정 지원하고 싶은 대학이 어디인지 가려낸다. 내가 관심을 잃은 대학들을 과감하게 삭제하도록 한다. 교육계의 평가와는 달리 자신이 가고 싶어하는 대학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3. 카운슬러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카운슬러는 학생의 학업 기록과 그 학교 졸업생들이 미국 내 여러 대학에 합격하거나 불합격한 기록을 모두 갖고 있다. 누구보다 수험생에게 필요한 입시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고등학교 카운슬러이다. 그렇다고 해서 카운슬러를 맹신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즉 카운슬러가 학생이 지원할 대학을 골라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카운슬러의 말을 귀담아 듣겠지만 지원할 대학 리스트는 본인이 직접 작성하도록 한다.
그러나 고등학교 카운슬러들은 수많은 학생들을 이미 상대해 봤기 때문에 이 정도 성적이면 어느 학교가 된다는 통계를 가지고 있다.
카운슬러에게 물어보면 좋은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이 대학에 합격한 우리 학교 졸업생들의 프로필은?
▲본인이 관심 있는 대학에 지원한 우리 학교 졸업생들의 합격률은 어떻게 되는가?
▲내가 지원할 대학에 합격한 신입생들 프로필과 내 프로필을 비교하면?
4. 재정형편도 무시할 수 없다
예전에는 대학만 붙으면 재정형편 때문에 원하는 대학을 못가는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지만 이젠 드림스쿨에 합격하고도 입학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어느 대학에 지원해야 할지 고민할 때쯤 재정보조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명문대학에 합격하고도 재정보조가 제대로 되지 않아 눈물을 머금고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가정의 재정상황을 꼼꼼히 따져보고 얼마 정도를 대학관련 비용으로 지출할 수 있는지, 얼마 정도의 재정보조가 필요한지 자체 분석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재정보조 신청절차를 만만하게 보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을 다니는데 드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도 일단 재정보조는 꼭 신청하도록 한다. 관계기관이 재정보조 제공여부를 심사하는 과정에서 부모와 학생의 수입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대학을 다니는데 드는 총비용-가정 분담금=필요한 재정보조 액수’가 되는 것이다.
연방 무료 학비보조 신청서(FAFSA)는 대학 학자금 조달을 위해 작성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양식이다. www.fafsa.ed.gov를 통해 온라인으로 작성할 수 있다.
5. 스스로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
“지금 리스트에 올라 있는 대학 가운데 어디에 가더라도 행복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가?” 만약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자신이 서지 않는다면 지원할 대학 리스트를 작성하는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4년 동안 다닐 대학에 대해서 확신이 없을 경우 아무리 대학에 합격한다고 해도 불만족스러운 결과를 초래할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누가 찾아주는 것이 아니며 명문대학을 나왔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하라는 법도 없다. 자신이 정말로 인생의 황금기를 즐기면서 다닐 수 있는 대학이 어느 곳에 있는 지 마음속 깊이 손을 얹고 생각해본다.
■부모들을 위한 조언
과도한 기대도 실망도 말고 자녀와 끊임없이 대화할 필요가 있다.
자녀가 작성한 지원 대학 최종 리스트를 보고 크게 실망하는 부모들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나온 명문대학이 단 한개도 눈에 띄지 않거나 한 번도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대학도 포함되어 있을 개연성이 높다. 반대로 자녀가 수준에 비해 너무 높은 대학을 고집할 경우도 마찬가지로 적정한 조언이 필요하다. 자녀의 기를 꺾으라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부모와 자녀는 대학 선택을 앞두고 끊임없이 대화를 통해서 현실에 맞으면서도 본인의 이상을 추구할 수 있는 학교와 전공을 선택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학 리스트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나중에 입학할 대학을 결정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부모는 그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현명한 조언을 해 줄 필요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학교를 자녀가 입학해서 다니는 것이지 부모가 입학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부모는 이러 저러한 옵션에 대해서 들려주고 최종적인 결정을 자녀가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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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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