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회 2점 뽑아 5-4 재역전승… 레드삭스에 3승1패
▶ 양팀 1차전 선발 벌랜더-세일 구원투수로 맞대결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들이 레드삭스를 꺾고 ALCS에 진출한 뒤 환호하고 있다. [AP]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짜릿한 재역전승 드라마를 쓰며 보스턴 레드삭스를 제치고 구단 역사상 첫 ALCS(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했다.
애스트로스는 9일 보스턴 펜웨이팍에서 벌어진 AL 디비전시리즈 4차전 원정경기에서 2-3으로 끌려가던 8회초 알렉스 브레그만의 동점 솔로포와 자시 레딕의 역전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고 9회초 카를로스 벨트란의 적시 2루타로 ‘보험득점’을 올려 9회말 한 점을 만회한 레드삭스를 5-4로 따돌렸다. 이로써 애스트로스는 3승1패로 디비전 시리즈를 따내고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ALCS에 선착했다. 애스트로스가 리그 결승에 오른 것은 지난 2005년 내셔널리그 소속으로 NLCS에 진출한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고 2013년 AL로 리그를 옮긴 뒤엔 처음으로 ALCS에 나가게 됐다.
이날 패하면 시즌이 끝나는 레드삭스는 물론 한 게임의 여유가 있던 애스트로스도 팀의 보유한 모든 전력을 아낌없이 쏟아 부은 운명의 한판승부였다. 레드삭스는 지난해 AL 사이영상 수상자인 릭 포셀로를 선발로 내보냈지만 포셀로가 1, 2회에 1점씩을 내주고 끌려가자 바로 4회부터 팀 에이스이자 1차전 선발투수였던 크리스 세일을 나흘 만에 구원투수로 등판시키는 등 배수진을 치고 나선 팀답게 총력전으로 나섰다. 세일은 원래 5차전 선발투수로 예정돼 있었으나 이날 패하면 5차전도 치를 수 없는 입장이었던 레드삭스로선 그를 아낄 이유가 없었다. 그리고 세일은 전날 구원 등판해 4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해낸 데이빗 프라이스처럼 역시 눈부신 피칭으로 팀을 최종 5차전으로 이끄는 듯 했으나 결국은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애스트로스는 1회초 공격에서 레드삭스 선발 포셀로를 상대로 선취점을 뽑았으나 초반에 기선을 잡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선두 조지 스프링어가 중월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볼넷과 폭투로 무사 1, 3루 찬스를 잡은 애스트로스는 호세 알투베가 2루 병살타를 때려 선취점과 투아웃을 맞바꿨다. 이어 볼넷과 몸 맞는 볼로 다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브레그만이 삼진으로 물러서 1득점에 만족해야 했다.
레드삭스는 1회말 반격에서 잰더 보가츠의 솔로홈런으로 바로 1-1 동점을 만들었지만 애스트로스는 바로 2회초에 다시 리드를 되찾았다. 선두 율리 게리엘이 우월 3루타로 포문을 연 뒤 다음 두 명이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스프링어가 좌전 적시타를 때려 2-1로 앞서갔다. 하지만 계속해서 안타와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 찬스를 놓쳐 애스트로스 팬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레드삭스는 3회까지 매회 주자를 내보내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인 포셀로를 4회 시작과 함께 세일로 바꾸고 총력전 모드로 나섰다. 1차전에서 패전투수가 된 뒤 나흘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세일은 1차전 패배의 명예 회복을 벼른 듯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위력적인 패스트볼을 앞세워 7회까지 다음 4이닝 동안 삼진 4개를 뽑아내며 2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해 레드삭스에게 반격의 기회를 제공했다.
레드삭스가 먼저 승부수를 던지자 애스트로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5회 1사까지 7안타를 맞았으나 1실점으로 순항하던 선발 찰리 모튼이 5회 1사 후 볼넷으로 주자를 내보내자 A.J. 힌치 감독은 바로 1차전 선발이자 5차전 선발투수로 예정됐던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를 구원 등판시키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벌랜더는 첫 타자인 앤드루 베닌텐디에게 좌월 투런홈런을 맞고 2-3 역전을 허용했고 힌치 감독의 승부수는 패착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진짜 패착은 레드삭스 쪽에서 나왔다. 사흘 쉬고 구원투수로 나선 세일이 7회까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는데 8회까지 맡기려 했던 것이 욕심이었다. 결국 세일은 8회초 선두 브레그만에게 펜웨이팍의 레프트펜스인 ‘그린 몬스터’를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맞고 3-3 동점을 허용한 데 이어 에반 개티스에 좌전안타를 맞고 교체됐고 애스트로스는 계속된 공격에서 레드삭스 클로저 크렉 킴브럴을 공략, 자시 레딕의 좌전 적시타로 4-3으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리드를 잡은 애스트로스는 바로 클로저 켄 자일스를 8회부터 마운드에 올려 굳히기에 들어갔고 9회초 카를로스 벨트란의 2루타로 또 한 점을 보태 9회말 라파엘 데이비스의 인사이드-더-팍 홈런으로 한 점을 따라간 레드삭스를 5-4로 뿌리치고 시리즈를 끝내는데 성공했다.
한편 시카고 컵스는 이날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벌어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3차전에서 8회말 터진 앤소니 리조의 행운의 텍사스히트로 결승점을 뽑아 워싱턴 내셔널스를 2-1로 따돌리고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컵스는 이날 7회말 1사까지 내셔널스 선발 맥스 셔저에게 노히터로 완벽하게 눌리며 0-1로 끌려갔으나 7회말 1사 후 벤 조브리스트가 좌중간 2루타로 노히터를 깨며 셔저를 강판시킨 뒤 알버트 알모라 주니어가 구원투수 새미 솔리스로부터 적시타를 뽑아내 1-1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컵스는 8회말 볼넷과 희생번트로 만든 2사 2루에서 리조가 좌익수와 중견수, 유격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텍사스히트를 때려 역전 결승점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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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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