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죽었다” 독일어로 ‘Gott ist tot’ 영어로는 ‘God is dead’라는 말인데 1882년에 독일의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한 말이다. 그는 그의 저서 ‘즐거운 지식’이라는 책 125장에 “신은 죽었다. 신은 죽어 있다. 그리고 우리가 그를 죽였다. 살인자 중의 살인자인 우리는, 어떻게 안식을 얻을 것인가?”라는 작가의 아픔이 담겨있는 내용이다.
최근에 “한국의 기독교는 죽었다”라는 칼럼을 읽은 적이 있다. 기독교의 본질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기독교의 본질은 복음을 위하여 순교하는 것이다. 예수님도 순교했다가 부활했지만 예수님 이전에 세례 요한도 순교를 당했고, 예수님의 선택을 받은 열 두 제자도 스스로 죽은 가롯 유다 외에는 모두 순교를 당했는데 마지막에 유배되어 죽은 제자 요한도 역시 순교적인 삶을 살았다.
10여년전 탈북이 한창이던 때 찬양 사역자인 이광희 선교사의 간증에서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 선교사가 도왔던 탈북자 중에 한 사람이 중국에서 거짓 교인들에게 속아 공안국에 잡혀 북송되었는데 그후 또 다른 탈북자를 통하여 북송되었던 그 여인과 딸이 공개처형 되는 가운데 신앙을 지키고 순교를 했다는 것을 들은 것이다. 공개처형은 화형을 시키는 것이었는데 그 때 기독교를 배신하면 살려주겠다는 소리에도 그 모녀는 함께 순교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딸이 불에 타면서 고통스러워 할 때 엄마의 한마디는 “우리는 잠시 후에 천국에서 만날 것이다” 였다는 것이다. 이것이 기독교이다. “기독교는 쇼멘 쉽 하는 것이 아니라 순교하는 것이다” 라고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다.
언젠가 한 방송에서 한 한국인 목사가 북한에서 무기 노동선고를 받았다가 풀려났다는 뉴스를 들은 적이 있다. 기뻐해야 하는 일인데 가슴이 아프고 고통스러웠다. ‘예수님은 살아 계시는데 기독교는 죽었다’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이 목사는 이미 신앙적으로 많이 바뀌어 있는 듯 보였다. 북한에 억류되기 전에도 모임에서 그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는데 내용이 좀 신앙과 괴리가 있는 것 같았다. 지난 2015년 재판장에 나와 북한 정권에 대한 자기의 죄목을 말할 때 이미 주님과는 멀어진 듯 보였고, 기독교의 본질을 잊은 것은 아닌 가 느껴졌다.
그는 추운 겨울에 동상에 걸려 가면서 1M 구덩이를 팠다는 말은 지금도 고통 속에 신앙을 지키며 순교를 각오하고 북한에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좀 부합되지 않는 말이고, 이것은 기독교의 허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나님을 잘 섬기는 것처럼 말은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과연 그가 하나님의 종으로 합당한 언행을 한 것인지 의구심이 앞선다. 존경하는 사람 중에 영락교회를 담임하신 한경직 목사님이 있다. 그는 청렴하고 결백한 목회자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도 있는 분이다.
그는 돌아가실 때 사유재산이 없는 조그만 방에서 돌아가셨다고 한다. 그는 평생 신사참배를 했던 아픔을 갖고 순교하는 마음으로 일생을 사셨다. 그에 반하여 LA 영락교회 김계용 목사님은 북한에 계실 사모님을 생각하며 재혼을 하지 않고 목회를 하셨고, 때가 되어 북한에 사모님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곳 북한 땅에서 돌아가셨다.
그분이야 말로 직접 뵌 적도 없고 그분의 설교를 직접 들어 본적은 없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분명히 북한에서 요구하는 어떤 행위 즉 신앙을 배도하는 일에 대하여 신앙을 지키며 순교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이 기독교의 전통이고 역사이며 본질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독교는 순교하는 마음과 실천이 있어야 한다. 순교를 두려워하는 대형 교회와 그 목회는 성령의 운동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원리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원리는 성령의 방법이 될 수 없다. 교회는 성령의 주권으로 운영해야 하는데 성령의 주권으로는 대형교회가 될 수 없다. 북한에 735일을 억류되었다가 풀려난 케네스 배처럼 한 인간이 어려움을 당하다가 풀려난 것은 인간적으로는 기쁜 일이고 축복할 일이다.
그러나 기독교 정신은 아니다. 지금 기독교는 순교를 두려워하고 복음을 위하여 고통과 고난을 외면하며, 교회는 인간적 쾌락을 위한 지극히 사회적 모임이 되고 있다. 예수님은 살아 있지만 일부 기독교는 이미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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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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